나에겐 비밀도 아니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겐 선뜻 말하기가 꺼려지는 두가지 상황이 있다.
하나는 50이 넘는 나이까지 솔로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투병중(혈액투석 4년차)이라는 사실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고 딱히 감추려는 의도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나불나불 자랑할 일은 아니기에 먼저 말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더불어 작년에 30년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 반백수라는 사실까지가 나의 현 상황이다. (주변상황이 이렇다보니 뭔가 행복해지는 일을 스스로 찾는편이다. 산책을 좋아하고, 음악듣는 것을 좋아하고, 요리하는것도 행복한 일이고, 여행에는 항상 로망이 있다.)
일과 일상과 투병생활을 바쁘고 촘촘하게 해내면서, 숨 쉴 구멍이 없다고 스스로 힘이들어질 때쯤 난 백수가 되었다.
처음에는 촘촘하게 짜여졌던 일상이 헐거워 졌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고 편안했다. 나에게 더 집중하며 나의 수명을 늘리는데 몸과 마음을 다 쓸 수 있어서 편안했다.
그런데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생명체인가? 쉼의 시간을 겪은지 한달여만에, 헐거워진 일상이 두려움으로 다가왔고 마음에 공허가 쌓여갔다.
산책길에 들었던 방탄의 '버터플라이' 가사 속 '겁나... 겁나...겁나~'하는 부분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경험을 하며 방탄의 음악에 빠져들었고, 그 안에서 위안을 얻었다.
20여년전 처음 빠졌던 덕질의 경험으로, 덕질의 행복과 고통?을 모두 알고 있던 나였지만 난 또다시 행복한 덕질로 빠져 들었다.
나의 산책길에 항상 행복한 동행이 되어주었던 방탄이들, 특히 정국이의 목소리는 나에게 기쁨 이상의 위안을 주었다. 방탄은 처음 데뷔할 때부터 알고 있는 그룹이였고, 방송에 나오는 모습 정도 챙겨보고(좋아했던 노래는 일명 '욜로송'인 '고민 보다 go!') 국위선양을 하는 그룹정도로 알고 있었다. 10년을 지켜본 그룹에 이렇게 뒤늦게 빠져들줄은 몰랐다.
10년동안 쌓아졌던 자료들을 찾아보고, 아미에 가입도 하고, 라이브 방송도 찾아보며 나의 덕질은 시작되었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