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을 뜨자 들려오는 비 떨어지는 소리, 정갈하게 마음 단장을 하고, 새초롬하게 들려오는 새벽녁 비 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토요일 일요일 둘째 딸애 집에서 놀다 오느라 돌보지 못한 새우를 먼저 들여다 본다.
흰 다리 새우, 맞아 우리가 남동항에서 대하 축제라고 하는 대하가 아니고 "대하라고 하는 흰다리 새우"를 폐쇄식 수조에서 미생물에 의해 양식 할수 있나 가능성을 작년 부터 관찰 실험을 하고 있는 다리가 희다하여 불리우는 흰다리 새우
보통 흰 다리새우 서식 밀도는 1m * 1m 그러니까 1평방미터 기준으로 할 때 대략 100마리에서 150마리를 양식에 성공했다는 "서해수산연구소" 연구보고서를 보고 내 수조를 그 기준으로 할 때 300마리를 실험 관찰하고 있으니 아마 어쩌면 실패할지도 모르긴 해, 아무튼 그 새우 양식수조 아질산 농도 측정하고 사료를 주고 난 후도 비는 그칠 줄 모른다.
오늘도 출장을 가야 하는데.........
저번 주 화요일부터 농어촌공사에서 주관하는 배수장과 저수지에 지반 조사와 누수탐사조사를 하는데 책임기술자로 선임되어 내 생전 가보지도 않았던 밀양엘 갔다 왔다.
"출장", 공무상의 일로 근무지 아닌 곳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면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출장을 다녀왔다.
하긴 이달 27일까지 출장 계획이니 아직 한참 남았지만...........
첫 출발 날인 화요일 새벽 6시에 출발을 해야 하니 전날 저녁부터 약간의 설렘으로 잠을 살짝 설치고 아침은 가다 먹기로 한....
예전 젊은 날엔 출장이 무에 그리 귀찮고 복명서 결재받기도 귀찮았음에도 세월이 지나다 보니 새삼 그런 것에 설레기도 하는 그리고 다시 올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 누구에게나 한 때가 있었을 거고 그 한 때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어리다는 것일까 아님 완벽하게 그 시절을 살지 못함에 대한 회한일까?
뒤돌아 보면 그래도 평지풍파 없이 가정을 지키고 두 딸애 대학 졸업 과 취업, 큰애 결혼을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스스로에게 상을 내려도 괜찮을 것 같건만 그리하지 못함은 채워지지 않은 나에 대한 욕심인지.........
꽃밭에 예쁜 것들이 지천으로 손 흔들어도 유독 예뻐 눈에 밟히는 것이 있는 것처럼, 지난 시간들의 연속선상에서도 지금도 잊지 못함이 있다 한들 이제는 한켠 한켠 채곡 채곡 개어서 보관함에 쌓아 두는 것이 어쩌면 남은 시간을 살아야 하는 지혜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치기도 하고, 아니 아니 아직은 힘 팔팔 넘치는 때인데 무슨 그런 망령스런 생각을 하는 다잡은 마음을 갖추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건 새초롬하게 뒤돌아 보는 새벽 비 오는 앞산의 경치가 아닐까?
그런 저런 생각으로 시간을 혼자 쪼개다 보니 오늘 일정은 취소가 되고 오후 3시에 다시 일정을 잡자는 전화 소리에 한참을 헤매는 넋이 내 지금의 공간으로 되돌아온 것만 같은 씁쓸한 기분과, 그냥 밖은 줄기차게 비가 내리는데 돌아가서 품을 알이 없어 품을 수 없는 탁란의 설움에 뻐꾸기 우는 소리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