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오류와의 대접전
루터는 광신의 결과로 개혁 운동이 비난을 받는 것을 보았을 때, 오래 전에 그가 에르푸르트에서 당한 마음의 번민보다 배나 더 심하게 받게 되었다. 법왕당의 제후들은 그 반란이 루터의 교리가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하였고, 많은 사람들도 그들의 진술을 믿으려고 하였다. 비록 이와 같은 비난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었지마는 개혁자의 마음에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진리의 사업이 가장 비열한 광신주의와 동일하게 보일 만큼 가치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로 생각되었다. 다른 편으로, 그 운동의 지도자들은 루터가 그들의 교리를 반대하고, 하나님의 영감을 받았노라고 하는 그들의 주장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국가의 권위에 대하여 반역하는 자라고 선언한 까닭으로 그를 미워하였다. 거기에 대한 보복으로 그들은 루터를 비열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는 마치 제후들과 백성들 모두로부터 증오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로마교도들은 개혁 사업이 신속히 몰락될 것을 예기하고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루터가 교정시키기 위하여 가장 열렬히 노력해 왔던 오류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덮어씌웠다. 광신적인 무리들은 자기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거짓된 선전을 함으로써 많은 백성들의 동정을 사는 데 성공하였다. 잘못된 상황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순교자처럼 여겨지는 예가 흔히 있는 것처럼 그 사람들에게도 그 사실이 부합되었다. 그리하여 개혁 사업을 반대하는 일에 진력하고 있는 무리들이 마치 잔학과 억압의 희생자처럼 동정과 칭찬을 받았다. 이것은 사단의 일이었고, 하늘에서 처음에 나타났던 것과 동일한 모반의 정신에서 생겨난 일이었다.
사단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속이고자 애쓰고 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의로, 의를 죄로 부르도록 이끌고 있다. 그의 일은 얼마나 성공을 거두어 왔던가! 하나님의 충성된 종들은 진리를 옹호하기 위하여 담대히 서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비난과 질책을 받는가! 하나님께 충성함으로 응당 존경을 받고 지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고립되고, 의심과 불신을 받는 반면에, 사단의 대리자에 불과한 사람들은 칭찬과 영광을 얻고 순교자들처럼 추앙을 받기도 한다.
거짓된 성결, 곧 위장된 성화는 오늘날도 여전히 속이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루터 당시와 똑같은 정신을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냄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성경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법도를 순종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따르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진리와 순결이 비난을 받도록 하고자 사단이 고안해 낸 가장 성공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
루터는 각 방면에서 밀려오는 공격으로부터 용감하게 복음을 옹호하였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떠한 전투에서나 강력한 무기로 판명되었다. 그는 그 말씀을 가지고 법왕의 참람된 권력과 학자들의 이론적인 철학을 대항하여 싸웠고, 한편으로 종교개혁과 연합하려고 접근하는 광신주의에 대항하여 반석처럼 굳게 섰다.
그 모든 반대자들은 성경을 버리고 사람의 지혜를 종교적 진리와 지식의 근원으로 높였다. 합리주의(合理主義)는 이성을 우상화하고, 그것을 종교의 기준으로 삼는다. 로마교는 최상권을 가진 법왕이 사도들로부터 끊임없이 계통을 따라 각 시대를 통하여 변함없이 내려온 영감을 가지고 있노라고 주장함으로, 여러 가지 방종과 부패가 사도의 직권이라는 신성한 이름 아래 숨어 있을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준다. 뮌처와 그 동료들이 받았노라고 주장한 소위 영감은 그 근원이 망상적인 공상에 불과하였고, 그 영향으로 인간과 하나님의 모든 권위가 파괴되었다. 그러나 참된 그리스도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영감적인 진리의 위대한 보고(寶庫)요 모든 영감에 대한 시금석으로 받아들인다.
독일어 성경의 완성
루터는 바르트부르크에서 돌아오자 신약 성경의 번역을 완성하여, 독일 국민으로 하여금 자국어로 된 복음서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이 번역은 진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하여 큰 기쁨으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전설과 사람의 계명을 택한 사람들로부터 심한 배척을 받았다.
신부들은 일반 사람들이 이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그들과 토론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들의 무지가 폭로될까 두려워서 겁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인간적인 이론의 무기는 성령의 검을 대항하기에는 무력하였다. 로마는 성경의 보급을 방해하기 위하여 온 권력을 다 동원하였다. 그러나 칙령과 파문과 고문은 다 허지로 돌아갔다. 성경을 비난하고 금지하면 할수록 성경의 참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심은 더욱 증가되었다.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자기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연구하게 되었다. 그들은 성경을 가지고 다니면서 그것을 읽고 또 읽었으며, 마침내 성경의 대부분을 암송하고서야 만족하였다. 신약 성경이 크게 환영을 받는 것을 본 루터는 즉시 구약 성경의 번역에도 착수하여 번역되는 대로 그것을 몇 권으로 나누어 출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