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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점점 깊어 가고 있다.
여기 저기 코스모스가 피고 있고
국화꽃 축제 이야기가 들려 온다.
황금빛 들녘의 나락 익는 소리와
노란 국화꽃이 서둘러 피는 소리도
함께 들려 온다.
그 국화꽃이 피면
황금빛 국화 한송이
그 꽃잎 하나 따다
님의 볼에 잎맞츰이나 하고 파라.
....
...
입맞춤은 허락하지
아니 할 테니...
오늘은 일찌감치 좀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주 오랫만에 여우의 초대가 왔다.
올 해 첫 가을 수확을
선물 하고 싶다고...
그리고
짧은 가을맞이 여행도 함께
하자고
그를 만나 우리는 간단히 식사를 하고
여행 길에 나섰다.
이 번 여행은 좋고 예쁜 카페와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나서자고.
그리고
이 번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대청호 주변이나 마음껏 한 번
돌아 보자고.
그리하여 우리가 처음 찾아 간 곳은
미리 약속해 둔 대로
대청호 카페 팡시온으로 향했다.
팡시온
sns에서는 꽤 유명한 카페로 소개 되어 있다.
카페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고양이떼 다.
요즘은 어디로 가나 가장 먼저 반기는
동물이기도 하다.^^
카페 안에 들어 서기 전
첫인상은 우선 참 좋다.
말고 잔잔한 대청호가 한 눈에 들어 오고
곳곳에 놓인 쉼 의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평화로운 한담을 나누는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를 바라 보는 기분 이다.
카페 안.
뭔가 썰렁 하다.
어지럽고 정돈 되어 있지 못한
헝클어진 모습인데 썰렁 하다.
커피 맛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주변에는 차와 음료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사를 하는 사람이 두 엇 팀 정도 보인다.
아무래도
차와 커피는 대부분 사람들이 테이크 아웃을 하여
야외에서 대청호 풍경을 바라 보며
마시는 것 같다.
카페 뒤쪽으로는
호수를 끼고 도는 작은 산책로가 있다.
이 길을 걷고
호수 너머 야트막한 언덕 같은 산세들을 바라다 보는 것 만으로도
팡시온은 제 몫을 다 한 것 같다.
커피 맛은 아예 제쳐 두고...
그러나 아무래도
팡시온의 커피 맛에 실망한 우리는
돌아 나가는 길에
들어 오며 보아 두었던
카페를 찾아 들어 갔다.
팡시온 들어 가는 입구에 있는
카페 롤라다.
애초의 목적지가
팡시온이 아니었다면 처음부터
들어 갔을 지도 모르는 카페다.
카페를 지나 치면서
분위기가 꽤 좋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롤라의 야외 풍경도 팡시온 못지 않다.
아니
호수의 풍경은 오히려
팡시온 보다 롤라가 더 낫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커피와 디저트의 맛도
팡시온보다 낫다.
이 또한 개인의 기호 차이 겠지만...
롤라에 얼마나 머물렀을까
날이 벌써 어둑해 진다.
오래 머물렀다기 보다.
가을 해가 그만큼 짧아진 탓이기도 하다.
카페를 나온 후에는
가능한 다음 행선지와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았다.
어느새 둘의 배도 출출해 지기 시작한
탓도 있고.
메뉴는 파스타와 돈가스다.
숙소도 음식도 가성비가 참 좋다.
왠지 이 번 여행은 그 출발이 좋을 것 같다.
p.S:
비록 세월이 이리저리 갉아 먹은
노쇄한 몸이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함께 해 주는
여우(女友)가 곁에 있어
비 온 후의 맑은 공기 같은 신선함이
내 안 가득 들어 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