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생가 길 건너편에 커다란 솥 모양 벤치가 보이고, 그 옆으로 단편 〈솟(솥)〉의 마지막 장면이 실물 크기 동상으로 재현된다. 들병이와 바람이 나서 집안 재산목록 1호인 솥단지를 훔친 근식이와 솥을 찾으러 달려온 아내, 아기 업은 들병이와 그 남편까지 어우러진다. 이들은 김유정의 다른 작품 속 주인공처럼 선악도, 미추도 구분하기 힘든 팍팍한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낸다. 김유정은 도덕적 잣대나 미학적 기교 없이 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슬프고 웃기고 답답하고 때론 즐겁게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