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함 받은 자들 속에는 부르심이 있기 전 태어날 때부터 선택(選擇)의 씨앗이 심겨져 있다는 주장은 그릇되다.
이로 보건대,
택함 받은 자들이 부르심을 좇아
그리스도의 양 떼로 모이는 것은
출생 바로 직후도 아니고,
모두 동시에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며,
단지 하나님이 자기의 은혜를
그들에게 나누어 주시고자 원하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최고의 목자이신 분에게로 모이기 전에는
그들 모두 앞에 예외 없이 가로놓인 광야에 흩어져 방황한다.
다만
그들이 하나님의 특별한 자비로 보호를 받아
죽음의 마지막 벼랑으로 돌진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어디에도 없다.
그들을 주목해서 보라.
그리하면 당신은 한 무리에 속하여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악취를 내는 아담의 후손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다만
그들은 극단적이고 절망적인 불경건에 이를 정도로
줄곧 끌려가지는 않는다.
이는
그들 자신의 어떤 천성적(天性的)인 선(善)함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이 그들의 구원(救援)을 권념(眷念)하시고
자기의 손을 그들에게 뻗치시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태어난 바로 그때로부터 선택의 씨앗이
그들의 마음에 심어졌기 때문이라는
몽상(夢想)을 일삼는 자들은
그 씨앗의 힘에 의해서
그들이 항상 경건과 하나님에 대한 경외에 마음을 쏟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경의 권위에 의해서 도움을 받지 못하며
경험 자체에 의해서 반박을 당한다.
그들은 택함 받은 자들은
심지어 조명(照明)을 받기 전에도
종교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인(外人)들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려고 몇몇 예들을 제시한다.
바울은 바리새인으로서 비난받을 것이 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빌 3:5-6),
고넬료는 구제와 기도로 하나님께 받아들여졌다는 것(행 10:2),
그리고 기타 유사한 것들이 열거된다.
바울에 관해서 그들이 말하는 바는 우리가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들은 고넬료에 관해서는 우리를 속이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그때 이미 조명(照明)이 되었으며 거듭났으므로
복음의 명확한 계시 외에는 그 무엇도 부족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몇몇 소수의 예들을 내세워 진리를 왜곡시키려는
그들의 저의는 무엇인가?
택(擇)함 받은 모든 자는 항상 경건의 영으로써 행할 준비(準備)를 하고 있는가?
이는
아리스티데스(Aristides), 소크라테스(Socrates), 크세노크라테스(Xenocrates) ,스키피오(scipio),
쿠리우스(Curius), 카밀루스(Camillus) 등의 순전함을 예시하면서,
우상숭배(偶像崇拜)의 맹목성에 빠져서 버림을 받은 지들도
거룩함과 순결함을 얻고자 열심을 다하였다고 추론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성경 여러 곳에서는
이러한 자들을 공공연하게 비난한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 중생(重生) 전(前)의 상태에 대해서 기술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씨앗을 한 톨도 보여주지 않는다.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는 이 가운데서 행하여서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적용. 엡 2:1-3).
또한
“그때에 너희는………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엡 2:12).
또한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엡 5:8).
그러나
그들은 아마 이런 말씀들을 택함 받은 사람들이 부르심을 받기 전에 사로잡혀 있었던,
참 하나님에 대한 무지와 관계시키려고 들 것이다.
이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러한 주장은 파렴치한 무고(誣告)에 그칠 뿐이다.
왜냐하면
바울은 택함 받은 자들이 더 이상 거짓말을 하거나(엡 4:25)
도둑질을 해서는(엡 4:28) 안 된다고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구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바울은 고린도 사람들에게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고전 6:9-10)라고
전한 후
바로 이어서,
이와 같은 자들은 그리스도를 알기 전에
이러한 악행들에 연루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그의 피로 씻음을 받고
성령에 의해서 자유롭게 되었다고 덧붙인다(고전 9:11).
마찬가지로
로마서의 다른 본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너희가 너희 지체를 부정과 불법에 내주어 불법에 이른 것같이
이제는 너희 지체를 의에게 종으로 내주어 거룩함에 이르라”(롬 6:19).
“너희가 그때에 무슨 열매를 얻었느냐
이제는 너희가 그 일을 부끄러워하나니”(롬 6:21).
- 칼빈의 예정론(기독교강요(3권 24장 10)-라틴어 최종판 직역, 생명의 말씀사, 문병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