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공과 다르지 않음 ‘색불이공’
색불이공 공불이색 色不異空 空不異色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
《반야심경》
이 경구는 《반야심경》에서 공(空)의 원리를 설파한 구절이다. '색불이공 공불이색(色不異空 空不異色)'의 해석은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이것은 물질적 현상인 ‘색’과 존재의 본질인 ‘공’은 서로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의미이다.
'색'은 오온 가운데서 첫번째에 해당된다. 이는 곧 육신 또는 텅 빈 것에 대한 바른 견해가 우선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색'이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의 네 가지 요소와 몸 밖의 현상계 일체를 구성하고 있는 지·수·화·풍의 네 가지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우리의 몸이든 바깥 현상계이든 모두가 인연에 의하여 형상을 이루고 행위를 하며 업을 축척하다가 인연이 다하면 흩어져 공으로 돌아가게[제행무상] 된다. 그러므로 고정불변 하는 실체는 없는 것[제법무아]이다. 모든 것은 인연생이므로 인과 연이 다하면 공으로 되돌아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 구절에서 ‘색이 공과 다르지 않다’고 한 ‘색불이공’은 범부들에게 현실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으라’는 법문이 될 것이고, 뒷 구절에서 ‘공이 색과 다르지 않다’고 한 ‘공불이색’은 수행자들에게 ‘공(空)에 대한 집착을 떠나라’는 법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뜻은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다'라는 말이다. 색과 공의 관계는 물과 파도의 관계처럼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물이 공이라면 파도는 색에 비유될 수 있다.
‘색불이공’은 시간적 연기인 ‘제행무상’을, ‘색즉시공‘은 공간적 연기인 ’제법무아‘를 의미한다. 형상이 있는 모든 것[色]은 변하므로 제행무상이고, 고정된 실체가 없기에 제법무아이기에 모두 ’공(空)‘인 것이다. 색을 통하여 인식된 수·상·행·식도 ’공‘으로 본다. 말 그대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도리인 것이다.
색불이공 ~ 공즉시색, 이 열여섯자 경구는 공의 본질을 명확히 밝힌 이 대목이다. 현실에 있으면서 현실에 집착되지 않고, 현실에 집착되지 않으면서 현실을 중요하게 인식하라는 것이다. 단순한 현실 부정이나 집착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되 자유자재한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출처] 색은 공과 다르지 않음 ‘색불이공’|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