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청양군 대치면 시전리는 60여호의 집들이 모여사는 전형적인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마을 어귀에는 수구맥이 참나무 둑방이 하천을 따라 이어지고 적당한 들판과 또 그에 걸맞는 적당한 산과 언덕이 마을을 풍요롭게하는 멋진 풍광을 가진 동네입니다. 이 곳에는 저희 할아버지께서 다니셨던 오랜 역사의 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이 시골마을의 작은 학교의 이름은 대치초등학교입니다. 아쉽게도 같은 이름의 청양 대치초등학교는 이제 추억과 건물로 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2004년 우리는 청양에서도 더 시골로 내려왔고, 우리 두 따느님은 작고 아름다운 대치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에 전학을 왔습니다.
당시 학교를 일방적으로 통폐합하려 했던 교육당국과 이를 반대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교육회생을 위한 대안을 가져오라던 교육청에 1년 동안 학부모들의 수십차례의 회의와 대치면 전체 3개 학교 학부모들의 동의를 얻어 만든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당시 서로 신뢰하지 못했던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었죠.
지역교육청의 거절을 바탕으로, 학부모들은 우리 스스로 우리 아이들을 키우자는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품앗이공부방입니다.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해 주택을 임대했고, 엄마 아빠들 중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재능으로 영어와 수학, 한문, 생태와 음악 등을 가르쳤습니다. 장소가 생기니, 아이들이 공부하는 저녁시간에 어른들도 수다만 떨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시작한 품앗이 학습동아리입니다.
일본어공부, 요리공부, 기타교실, 합창, 하천생태공부, 아이들과 쿠키를 만들어 팔아 제주도로 여행을 갔던 기억까지... 그러고 보니 벌써 10년이네요.
이제 아이들은 모두 대학생이거나 고등학교 학생이 되었고, 품앗이 공부방은 골목문화품앗이라는 이름으로 학습동아리들이 함께하는 둥지가 되었습니다.
2011년 경 우리는 둥지를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읍내의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2층)과 같은 건물의 1층인 협동조합의 동아리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성장했지만 학부모들의 학습동아리들은 새로 생긴 동아리들과 더불어 계속 모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매주 월요일은 기타교실, 화요일은 합창공부, 수요일은 섹소폰, 목요일은 클래식기타, 금요일은 영화보고마을공부(영보마공)등의 동아리들이 모여서 활동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