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밤이었습니다.
작은책방 작가 북토크에 작가님의 귀한 원화를 걸어놓고 행사를 할 수 있다니...사실, 전시에 가보지 못해 책과 그림을 너무 좋아하면서도 원화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책방지기에게 이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고 귀했습니다.

오후 5:00. 1차 사인회에는 멀리서 오신 분들과 서로 인사하며 화기애애 간담회를 가졌어요.
괴산 말고 전국에서 오고 싶어하는 분들이 왔다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여 작가님께 좀 일찍 와주십사 부탁드렸고 본의아니게 행사를 2회 치르는 격이 되고 말았네요.

그래도 오신 분들 보니 다들 너무나 멀리서 오셔서, 그냥 인사하고 사인만 받아 가긴 아쉬울 듯하여 다같이 모여앉아 서로 소개하고 작가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괴산으로부터 180킬로 태안, 160킬로 서울, 140킬로 인천, 100킬로 천안. 80킬로 덕평, 70킬로 청주, 먼데서 온 순서대로 인사하고...
선물도 한아름 들고 오신 분들, 너무 고마웠어요.

그러고 먼 길 돌아가신 자리에는 괴산 식구들이 모였습니다. 오후 7:00. 본격 작가 만남은 블루 와인 한 잔씩 손에 들고 통영에서 배달 온 충무김밥과 꿀빵으로 일단 속을 채운 뒤 북토크를 진행했네요. 작가님 그림이 있다보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습니다.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예상했기에 음식을 너무 조금 준비했을까요..ㅠㅠ...충무김밥이 다 떨어져 늦게 오신 분들은 책방표 주먹밥과 과일로 또 허기를 채우고.....

'남해의봄날' 출판사 새내기 직원 두 명이 행사를 거들었는데...시종일관 이런 행사 처음 본다며 너무 즐거워했습니다. 거실에 모여앉아 마치 동네 반상회를 하는듯한 시골적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정말 따뜻하다고, 바로 이게 숲속의 힘이구나...감탄을 거듭하네요. 사실 좀 촌스러운 모습인데, ㅎㅎ,,,

이날은 특별히 블루 샴페인으로 다함께 행복을 기원하며 건배 !!

그림을 앞에 놓고 이야기하니 작가님의 그림 이야기가 훨씬 실감있게 다가왔고요.

1차 전국구 모임에 약 15명 정도, 2차 괴산모임에 30 여 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자리가 성황이었습니다.

작가님과 사진도 한 장씩 남기고 !!
가을철 한창 작업이 바쁠 시간에 밤 줍다 말고 달려온 음성 지구네밤농원...고마워요.

그림 협찬 현숙씨, 고마워요. 온갖 선물 싸오시고 비싼 책 많이많이 사주시고 따뜻한 맘으로 함께한 분들 참 좋은 밤이었습니다.
행복했어요!

하룻밤을 자고...작가님도, 다신 볼 수 없게 된 떠나보내는 그림 앞에서 사진 한 장,
우리도 사흘 동안의 대여를 마치고 주인에게 돌아가는 그림 앞에서 행복했던 기념사진 한 장.

신기한 건 괴산에 전시한 그림과 너무나 똑같은 가게가 바로 우리 동네에 있는 거예요. 북토크 때 이 이야기를 전해주신 분은, <삼우슈퍼> 그림을 보고 그 가게를 그린 건가 했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래서 작가님과 함께 그 가게를 찾았습니다.
책방과 너무나 가까운 괴산군 칠성면에...6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청인약방".

83세 된 어르신은 아직도 박카스며 소화제를 팔면서 문을 열고 계시네요.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삶의 터전...우리는 모두 감동했고 아마도 작가님의 다음 작품으로 등극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살짝. 이미경 작가님은 수 백년 된 약국 앞 느티나무에 단풍이 곱게 들면 다시 오시겠다 하고 가셨습니다.

60년 된 집이 이렇게 고스란히 남아있기도 쉽지않아서 이미 여러 곳에 소개가 되었었네요.
놀라운 건, 암튼 이 집이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죠...일행이 박카스 한 통을 샀는데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알프스디가 최고야".....
젊은 세대는 그게 뭔지 모르더군요. 알프스디를 알고 있던 우리들만 파안대소....

작가님은 꼼꼼이 공간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어르신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구멍가게 작픔이 이렇게 해서 탄생했겠구나, 생각했네요.

이미경 작가님 그림 목록에 괴산 청인약방이 추가되면...그 작품은 아마도 괴산에 있는 우리들이 소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아...작가님이 열심히 그림 그리실 동안 우리들은 그림값을 열심히 모아봐야겠습니다.
근데 모은다고 되려는지...세계적인 유명세를 얻게 된 화가님 그림값이 너무 올라서...ㅎㅎ...
1박2일 동안의 행복한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