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산회 제 24차 정기산행 남해 응봉산~설흘산
남해군 남면 선구리~응봉산~설흘산~가천다랭이마을 총 8km구간
날씨: 비
화창한 봄이어야 하는날,,
하필이면 황사비가 새벽부터 내린다
비쯤이야 아랑 곳 않고 나선 우리 용감한 65인의 약산인은
두 대의 차로 나누어 타고 성서ic를 통과해선
88고속도로 첫 휴계소 현풍휴계소에서 언제나처럼 올갱잇국으로 아침식사를 한다음
내륙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미 세상은 빗속에 잠겨있다
새 집행부가 구성된 후 첫 산행이고 세 번째 시산제가 있는 날,,
약산회를 2년동안 키워오신 박상원산대장님께서 전회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떠난
빈자리를 김승문 산대장님과 최교석수석부산대장님 두분이서 조화롭게 채우셨다.
두 번의 모임 후 조율과 노력으로 이번 산행이 결정됐다.
새로 부임하신 김문천회장님께서 첫인사를 하신후 오늘 신참을 소개하신다.
최영수는 1호차를 탔나,,보미님 친구분이신 이석미선생을 소개한다.
특별히 오늘은 허만돈 김선업 남진수 금병미영대 범띠동기들이 참석해 눈길을 끈다.
이어 산대장님의 인사말씀과 산행개념도 설명을 듣는사이
칠서ic를 통과해서 문산휴게소에서 10분간 휴식한 후
이윽고 이한길 총무님의 해설을 곁든 베토벤의 6번 전원교향곡을 들으면서
남해 긴 해안선을 따라난 구불구불한 해안관광도로 1024번국도를 달린다.
노스탈쟈의 로망에 취해있을때
남해군 남면 선구리에 11시에 도착한다
마을입구 350년 수령의 14m 두그루의 느티나무아래서
시산제를 거행한다.
새로 계약한 1호차 기사분과 집행부의 노력으로 근사한 천막아래 젯상이 차려지고,
제주는 전임 박대준회장님이시다.
유세차~단군기원 4344년 3월 20일 우리 약산회원 65인은 응봉산 자락에 모여 신령님께 간소한
주과육포를 차려놓고 마음을 다하여 만사형통을 기원하나이다~
이어 총무님의 ‘재물을 바치시오~’ㅋㅋㅋ 맨트와 함께
신임회장님,산대장님,부회장단 ,부산대 장단,감사단,고문단, 약산회원,,차례대로
준비한 흰봉투를 바치고 약산회와 개인의 여망을 담아 정성을 다해 제를 지낸다.
12시 30분
A조는 응봉산을 향해 설흘산에서 가천다랭이마을로,
B조는 해안길을 따라 가천 다랭이 마을까지 진행한다.
바다에 발담그는 산자락에 앉은 선구리마을에서
시작된 이번 우중산행에 33명이
다랭이마을까지 올레길 7km코스에 30명으로 나눠진다.
이미 산 비탈에 야생화 움을 틔우고
조팝나무 흰 꽃망울이 봄산을 밝힌다
운무 자욱한 숲길 따라 녹녹한 흙길위로 안개꽃이 피어오르고
비젖어 매끄러운 칼날 바위를 오르내리는 우리 산님들
이미 조망으로선 오늘하루 잃어버린 시간이다.
안개와 구름속에서 암릉길을 비를 맞으며 조심스레 걷는길,,
벼랑길을 지나며 높이 솟은 암벽위에서 조망을 방해한 날씨가 아쉽다.
춘분을 적시는 봄비가 겨울의 긴침묵을 깨고
생강나무 노오란 꽃망울이 고운 물방울에 흠뻑 젖어있다
우린 그 꽃에서 희망을 본다.
봄의 초입에서 비 맞은 조바심은 멀리 벗어던지고
소박한 즐거움을 베낭 한 가득 담아 산을 오른다
단지 산은 오를 뿐인데도 행복하다.
정직한 고통과 정직한 고독을 즐기며
나무는 나무로서 땅은 땅으로서
그리고 우린 오로지 걸으면서
각자의 봄을 맞는다.
응봉산 아래 험한 직벽 암릉길
아마,, 이 아래 한려수도가 펼쳐져 있을터
어디메 멀리 노도가 보일터,,
상상속에 바다를 그리면서
선두에 나설 마음도 일찍 산을 내려갈 마음도 없다.
거쳐온 거리가 먼 것은 가야할 고통이 얼마 안 남은것
우린 곧 암릉위에서 만날것이다.
해발472m ,,응봉산,,산군들의 소망을 담아 쌓아올린 돌탑만 희뿌여케 드러난다.
여기서 봄볕이 좋았다면 설흘산자락과 멀리 금산까지 보일터고
또 아래 한려수도 아름다운 뱃길이 보일터인데,,
이윽고 능선을따라 설흘산까지 가는길
아래 가천마을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설흘산 봉수대를 찾아 오르는길
가끔씩 흩어지는 구름에 살짝 아랫마을이 드러난다.
먼 조망대신 오늘은 낮게 갈앉은 길을 보면서 움트기 시작한 야생화에 몸을 낮춘다.
길가에 제비꽃,퇴색한 낙엽더미속에 비맞은 얼레지 고개 숙인체 치맛자락 오무리고,
이름 모를 하얀꽃잎은 마치 초롱들고 봄마중을 나온듯하다.
허리를 낮추고 눈높이 낮추어 그들의 시선과 마주친다.
우뚝솟은 산을 屹이라한다.
앞서던 약산님들 봉수대위에서 한참을 머문다.
아아,,아쉬운 조망,,
거대한 봉수대 왕국 위에 자리 잡은
481m ,,설흘산 삼각표지석
옛 모습은 사라지고 새삼 쌓은 봉수대에서
마음의 횃불을 밝혀본다.
이윽고 하산길,,
찰흙진흙탕에 눈을 아래로 고정시키고 미끌리지 않도록 안간힘을 쓴다.
길가핀 야생화에 눈길을 빼앗기면서 내려온 짧은 하산길,,
16시 30분에 하산완료,,
구름이 걷히면서 찬란한 소문처럼 밝아오는 산아래 마을은 들꽃향기로 가득하다.
적당한 굽이로 돌아가는 다랭이 순하고 따스한 황토벌판위로
파란대궁이 마늘이 융단을 깐듯,,아래 바다와 어울어져 장관을 이룬다
남해 설흘산 산자락에 앉은 다랭이 마을로
봄이오는 일은 단 한사람을 향한 사랑처럼 정갈하다.
봄비는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적당한 굽이로 휘 돌아가는 다랭이 논위로 키운
파란 마늘잎 하늘빛을 닮아있다.
남해의 해안과 육지의 풍광이 가장 행복하게 만난 자리 가천 다랭이
산비탈 등고선처럼 천국의 계단 다랭이 따라 길도, 집도, 논도 구불거린다.
다랭이 마을을 감싸고 도는 따스한 바닷바람,, 염소우는 소리에 봄은 깨어난다
쌀 한톨이 귀한 시절에 이 척박한 땅에 지게를 지고 농사를 지었지만 이젠
더 이상 생산적이지 않는 노동에 매달리지 않는다.
농부의 정성이 담긴 남해 다랭이가 마늘밭으로 푸르름이 층층이 이어진
그 윗자락에 설흘산과 응봉산이 둘러쳐져 있고
도로에서 해변으로 향하는 언덕배기에 가천마을과 다랭이밭이 있다.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메아리치듯 넘실대는 자리에
암수바위와 밥무덤을 보기위해 깊숙이 안부까지 내려와 즐기곤,,
위로 100층이나 펼쳐진 다랭이밭의 장관을 본다.
아아,,봄은 평온이다,,
이곳에 잡혀 늘어지고 싶을때
먼저 삼천포횟집에 기다린다는 B조를 만나기위해 바쁜걸음으로 오른다.
이윽고 서서히 어둠이 깔리는 길을 구불구불 해안길을 따라 삼천표대교를 건너
그 아래 위치한 횟집으로 향한다.
아름다운 다리 아래 이미 B조는 식사를 마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늦장을 치고 싶을 즈음
어디선가 귀에익은 김고문님의 호각소리에 깨어 바쁘게 버스를 갈아탄다.
김고문님의 재치로 명명한 1호차는 bbong,2호차 classic
2호차에서 1호차로 차출 당한다.
ㅎㅎㅎ bbong차,,,제일 뒤쪽에 자리잡는다.
왕마담님 마이크를 가볍게 잡으시더니 여지없이 호각소리로 주위를 환기시키신다.
신예 만돈mc를 발굴하시고는 자신은 뒷자리에 느긋이 앉으신다.
선업의 오징어땅콩과 어울어진 님들의 환상속에서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모른다.그냥 잠시 도착해보니,고령휴게소에서 볼일을 잠시,,이윽고
잠시를 왔건만 아쉽게도 홈플러스에 도착이다.
그 와중에 전영술시약회장님의 시낭송이 있으셨다.
그 시를 다시금 한번더 뇌이면서 오늘 하루 분명하게 하루를 즐긴 약산님들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분명함과 희미함의 차이
홍순택
- 분명히 아는 것과 희미하게 아는것은 다릅니다.
분명히 아는 것은 내것 이지만 희미하게 아는 것은 남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단 한 가지라도 분명히 앎으로 그것을 내것으로 삼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분명히 사랑하는 것과 희미하게 사랑하는 것은 다릅니다.
분명히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희미하게 사랑하는 것은 추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단 한 사람이라도 분명히 사랑함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분명히 믿는 것과 희미하게 믿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분명히 믿으면 신뢰를 받지만 희미하게 믿으면 의심을 받기 때문입니다.
나는 분명히 믿음으로 신뢰받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분명히 떠나는 것과 희미하게 떠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분명히 떠나면 새로운 것을 얻게 되지만 희미하게 떠나면 과거에 얽매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떠나야할 것에서 분명히 떠남으로 새로운 좋은 것을 얻는 사람이 될것입니다.
- 분명히 바라는 것과 희미하게 바라는 것은 젼혀 다릅니다.
분명히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만 희미하게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분명한 소망을 품음으로 그것을 이루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분명히 말하는 것과 희미하게 말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분명히 하는 말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희미하게 하는 말은 나를 뒤로 물러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분명히 말함으로 그 말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분명한 좋은 생각과 희미한 좋은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분명한 좋은 생각은 나를 자유롭게 하지만 희미한 좋은 생각은 나를 얽매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분명한 좋은 생각을 품음으로 내 삶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글쓴 조작가는 원래 문과다.약대나온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33플러스30은 첨부터 65다 ㅎㅎ
다시 다랭이 마을 갔다온 기분으로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33+30= ? 전 굉장히 철학적으로 생각했습니다~ㅎㅎ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산행후기를... 읽을수 있음도...약산님들의 축복입니다...
감동과 깊이를 느낄수 있는 훌륭한 글...감사합니다...
두고 두고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영혼이 담긴글입니다....
앉아서 이렇게 받아 먹기만 해도 될라? 그케~ ㅎㅎㅎ
조작가님의 글을 기다리며,~~카페를 들락 날락,~~드디어 긴장편의 아름다운 감상문을 만난다,~~만 2년만에 B조로 가면서
A조의 산행은 조작가님의 산행기에 기대를 하면서,~~B조에 혜령님이 왔다면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 산들이었는데,~~
혜령님 약산님들 위해 올려주신 산행기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조작가님 고마워요,~~~
B조 일행은 칼바위의 미끄럼 위험 땜에 특A조 코스로 흡수되어 A조가 저 산속 속에서 산행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내내 산봉우리에 눈길을 주며 해안길 따라 다랭이 마을로 향했죠 마다 멋진 산행후기는 약산회 앨범과 함께 대구 약산회의 역사가 될 것이며 전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다시 가고픈 다랭이 마을 눈에 선 합니다
기대을 절대 저버리지 않는 약산회의 없어서는 안될 조작가님...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분명한 글을 읽으니 저의 마음도 더욱 분명해지는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참 대단한 감성을 지녔고 정신엄이 산행하면서도 언제 머리에 메모를 해설랑 저런 주옥 같은 글귀를 만들어내다니 마치 요술장이 같으네~~
언니 후기 쓸 때는 그 분()이 강림하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