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이천만은 봐야 할 영화가
이백만명만 봤다고
끝나고는 기립박수를 쳤다는
창균의 열변에 이끌렸을까.
조금은 생뚱맞은
판교백화점앞의 자작나무를 힐끗하고
황급히 영화관을 들어서서
맞이한 첫 장면은
눈덮흰 자작나무 숲에서
독립투사들의 단지장면이다.
옛부터 우리네와 같이한 나무여서일까,
갸날퍼 보이지만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강인함때문일까,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 있는 나무여서일까,
아님 그냥 그 촬영장소에 있어서 였을까
하튼,
자작나무와 그렇게 영웅은 시작된다.
독립투쟁을 위해 만주로 향하려 짐 챙기며
아내의 가락지를 힐끗 탐내어 보는 장면,
가족사진 촬영하다 천연스레 마당을
휘젓는 딸을 애정스레 안고 오는 장면,
모든 것 다내어 남편을 구제하려는 장면,
구질구질 항소를 포기하라고 어머니가
편지쓰는 그리고 그 걸 읽는 장면 등등
사람냄새가 난다.
받는 것도 없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위험과 두려움을 고스란히 무릅스고
거사를 치뤄낸 영웅이지만
그와 그의 가족에게서
인간의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냈다.
대단함 보여준 안중근역의 정성화,
역시 대배우를 유감없이
나타낸 어머니역의 나문희,
그리 노래도 잘 할 줄은, 그렇게 연기내공이
깊을줄은 몰랐던 설희역의 김고은,
이름없이 쓰러져간 민초의 삶을 녹였으리라
생각되는 투사역윽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그리고
영화의 감초역을 톡톡히 해낸
마진주역의 박진주님까지
이런 영화를 만든 분들께
감사하며 두시간여를 감동하다.
첫댓글 박위원 글을 보니 설에 영웅보고...겨울에 시간내서 눈덮힌 자작나무숲을 만나고 싶은 맘이 드네..ㅋ
글쎄나 말이야
새하얀 눈길의
자작나무 숲이 아른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