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고집멸도(苦集滅道) 사제법문(四諦法門)인 아함부(阿含部)을 12년 동안 설하시고, 방등부(方等部)을 8년 설하셨다. 방등부는 “모든 사람의 마음은 똑 같다. 그러니까 똑같이 깨칠 수 있다. 나도 그 마음 가지고 깨쳤고, 너희들도 그 마음 가지고 미혹했고, 모든 사람이 그 마음을 깨칠 것이요, 또 장래에 수도(修道) 할 것이다.”을 설하셨다. 이렇게 똑같다하여 방등부라 한다.
금강경은 반야부(盤若部)에 속한 경전이다. 이 반야부는 어떤 경전인가. “네 한마음이다. 네 한마음이 밝아야 된다.”를 설한 경전이다. 이 반야부를 영지보물(令知寶物)이라고도 한다. ‘자기 몸속에 있는 보물을 알게 해 준다.’는 뜻이다. 그래서 ‘네 마음이 곧 부처다. 밝으면 부처다. 네 마음이 미혹(迷惑)하면 중생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반야부를 20년 동안 설하셨다. ※불교에서 한마음이란 모든 사물은 마음이 모여 이루어진 덩어리란 뜻임.
석가모니 부처님은 그 반야 경전 중에서 금강경(金鋼經)을 통하여 솔직하고 간단하게 부처님의 회포(懷抱)를 이야기 하셨다. 이 금강경은 세상에서 말하는 소위 종교(宗敎)라는 것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서양 사람들의 생각에는 최고의 신(神)과 우리 인간을 결부시키는 것을 종교라고 한다. 그러나 금강경(金鋼經)에서는 절대로 자기 한마음을 보게 한다. 자기 한 마음이 모든 것을 창조한 것이지 어떤 전지전능한 신이 있지 않다고 설한다. 전지전능한 신이 있다고 하면 자기를 약체화(弱體化)한다는 것이다. 자기를 힘없는 약한 존재로 만들어서 어떻게 밝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주인과 종의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누구든지 불법(佛法)이라고 하면 불법이 아니다.”라고 한다. 왜 그러냐? 불법이라는 관념(觀念) 하나를 네 마음에 넣어 두면 네 마음이 그 만큼 컴컴하다. 그러니까 불법이다. 오직 네 마음이 밝아야 한다.
또 심지어 어떤 때는 “너희가 생각 할 수 있는 모든 현상은 다 틀린 것이다. 그것은 네 마음을 가린 것이다. 오직 모든 것이 실상(實相)이 없는 줄 알 때에 네 마음이 밝아질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곧 밝은 이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세상 인류가 창조된 이후에 처음 듣는 말이고, 앞으로도 이런 말은 들을 수 없을 것이고, 현재에도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가 오면 하늘의 장난이라 그랬다. “네 마음의 소산이다.”라는 말을 한 이도 없었고, 또 이런 말은 들리지도 않았고 오늘날에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말을 믿지 않는다. 내 마음이 부자일 때 부자가 되고 내 마음에 근심 걱정이 가득하면 근심과 걱정할 일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금강경이 핵심 골자(骨子)이다.
출처 : 백성욱의 금강경 강화(동국대학교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