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230418/박찬석
우리나라 자동차 중에 봉고가 있다. 기아자동차 미니 버스였다. 지금은 소형트럭 만 생산한다. 봉고 차는 기아 산업을 일으킨 차종이다. 대단한 인기 차종이었다. 오마르 봉고 대통령은 내 이름 받은 한국 자동차 다닌다고 자랑했다. 사실은 아니다. 봉고는 대통령이름을 받은 것이 아니고, 일본 마쯔다 봉고 자동차를 그대로 카피한 차종이다.
가봉 대통령 봉고는 박정희 대통령 초청으로 1975년 3박 4일 간 한국에 다녀갔다. 최고 국빈 대우를 했다. (KBS 역사스페셜 213회 “가봉의 봉고 대통령, 그는 왜 한국 최고 국빈이 되었나?”). 대단했다. 미국 대통령 예우와 같았다. 대통령이 지나가는 가도에는 수십만의 시민이 나와 태극기와 가봉기를 흔들었다. 높은 빌딩에서 반짝이 종이를 뿌렸다. 어떻게 보잘 것 없는 작은 나라 대통령을 초청하여 대대적인 잔치를 한 것일까?
외교적 목적이 있었다. 아프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대거 갖고 있던 영국과 프랑스는 1960년대 식민지를 해방시켰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37개국이 1960년대 독립하였다. 아프리카 신생 독립국은 모두 UN 회원국이다. 분단된 남북한 정권은 ‘한반도에 유일한 합법적 정권‘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하여 UN의 지지가 필요 한 때이다.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한 로비를 했다. 봉고 대통령 초청 환영행사는 그 일환이다. 1975년 가봉의 봉고 대통령을 북한과 남한이 동시에 초청을 했다. 봉고에 대한 극진한 환대에 보답하여 한국 손을 들어 주었고, 북한은 방문하지 않았다. 그가 한국 손을 들어준 것은 아프리카 서부 불어권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내는데 큰 도움이 됐다. 당시 한국의 경제는 북한보다 못할 때이다.
한국은 국력이 약해서 대사관을 설치할 형편이 못 되었다. 무리를 해서 아프리카에 신생국에 많은 한국 대사관을 개설했다. 대사관에는 여러 명의 외교관이 있어야 했지만, 한 국가에 한 사람만 있는 대사관도 있었다. 북한도 마찬가지였다. 후속조치로 한국은 가봉 수도 리브르빌(Libreville, 70만명)에 유신(維新) 백화점이 설립했다. 유신의 이름은 유신 헌법에서 따온 것이다. 한국기업과 가봉정부가 반반 투자한 초현대식 백화점이었다. 처음으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었다.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하여 입장권을 받고 대기해야 했다.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 평양 김일성 동상과 같은 거대한 봉고 대통령 동상을 세웠다. 남북한은 UN회원 지지를 받기 위하여 출혈 경쟁을 했다.
60대 이상 년 령은 봉고 대통령 환영행사를 기억 할 것이다. 봉고 대통령 가봉인지, 가봉 대통령 봉고인지 기자들도 혼돈하여 오보했다. 가봉은 작은 나라이다. 인구가 230만 명이다. 서아프리카에 있다. 가봉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한국인이 많다. 아마르 봉고 대통령은 1967년 집권을 하여 2009년 간, 43년을 독재 정치를 했다. 심장마비로 죽었다. 아들에게 권력을 넘겨주어 현재 이르고 있다. 한국과는 가깝다. 한국 대사관이 있다. 겸임국으로 적도기니와 상투메 프린시페가 있다.
세월이 흘렀다. 한국과 북한은 1991년 동시에 UN에 가입했다. 북한을 밀고 있던 소련이 붕괴되었다. 북한은 더 가난해졌고, 한국은 제대로 하는 민주국가이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었다. 1996년 OECD에 가입 한다. 한국은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프리카에 무리하게 개설했던 16개 대사관을 폐쇄하고 통폐합했다. 유신백화점은 정부의 지원이 끊어지고, 백화점은 폐쇄되고 노후 한 건물만 남아, 철거 대상이 되고 있다.
가봉 인접 국가들 R콩고, 북쪽으로 적도기니, 카메룬도 모두 프랑스 식민지였다. 프랑스가 식민지를 한지 150년이 넘었다. 1960년에 독립했다. 프랑스 문화를 따라가고 있다. 프랑스 식민지를 통하여 근대화가 되었다고 교육한다. 공식 언어는 불어이고, 행정구역과 정치제도도 프랑스식을 택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에서 가봉은 잘사는 나라이다. HDI는 모리셔스, 세이셀, 남아공 다음으로 높다. 4위이다. 1인당 소득은 1만7천불, 세이셀, 모리셔스, 적도기니, 보츠와나 다음으로 5위이다. 석유 때문이다. 수출의 80%, 국가 재정의 40%를 점유한다. 요즈음 국가 평가하는데 GDP대신 HDI 계수를 많이 쓴다. HDI는 평균수명, 교육, 개인소득을 도입한 지표이다. 한국은 HDI 0.925, 일본과 함께 세계 19위, 미국은 20위이다. 독재를 하지 않으면 가봉은 불평등이 살아지고 3만 불 소득국가가 될 것이라고 서양 언론은 평한다. 2011년 가봉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부정선거를 탓하여 봉고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인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현직 대통령, 봉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보답을 해 주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