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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당>
돼지고기찌개 국물 한 입, 고기 한 점에 그만 와우!, 한 술에 그래, 이맛이야, 하게 되는 맛집이다. 다른 반찬은 그만그만하다 주연인 돼지찌개가 제대로 한몫을 한다. 이전 김치찌개 맛은 다 이랬는데, 요즘은 이런 맛 찾기가 힘들다. 솜씨 탓이 아니라, 고기 맛 덕분이다. 좋은 고기를 만난 것 같다.
1. 식당얼개
상호 : 윤성식당
주소 : 평택시 안중읍 안중로 60번길 22-1(현화리 56-1)
전화 : 031) 682-4199
주요음식 : 사태찌개
2. 먹은 날 : 2020.10.20.점심
먹은 음식 : 사태찌개(1인 9,000원 /2인 이상 가능)
3. 맛보기
찌개에도 반찬이 어지간하게 나온다. 느타리버섯과 오뎅은 손이 자주 가는 반찬이다. 김치도 약간 신 맛이 도는데 찌개의 고기와 곁들이면 좋다.
그러나 압권은 주연인 찌개이다. 국물 한 입에 감동이 인다. 건더기 고기도 여전히 쫄깃거리며 단맛이 난다. 관건인 고기의 질이 훌륭한 것이다.
비계가 느끼하지 않고 물렁거리지도 않고 탱탱한 식감으로 씹는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고기를 데쳐서 주는 느낌, 혹은 수육같은, 아니 오히려 수육보다 탱탱한 느낌을 준다. 찌개를 먹는 것이 수육을 먹는 기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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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찌개, 분명 돼지고기찌개인데, 김치가 없고, 무와 두부만이다. 김치 대신 무가 들어 있는 것이다. 찌개의 시원한 맛이 바로 무에서 우러난 것이다. 통념을 깨는 부재이다. 돼지찌개는 김치와 끓여야 한다는, 간혹 호박을 넣기도 하지만, 무와의 조합은 드물다. 하지만 사태와 무의 궁합이 성공적으로 이 맛을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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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찌개가 시원하여 속이 풀리는 기분이 든다. 돼지찌개에서 느끼기 어려운 맛이다. 아마 국물의 시원한 맛을 위해 무를 쓰고, 김치를 뺀 것이 아닐까. 돼지고기가 잔뜩이어서 속이 시원하면서도 든든한 느낌이다.
분위기를 보니 동네맛집이다. 요란한 식당은 아니어도 동네 주민의 사랑을 받는 식당이다. 여기저기 앉아 있는 손님의 품새는 모두 동네 주민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동네 맛집 터줏대감의 모습이 식당 분위기에서도 찌개맛에서도 난다. 여유 있고, 깔끔하고 풍성한 그맛이 동네에서 자라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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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반찬은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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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타리버섯볶음가 오뎅볶음이 먹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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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치와 콩나물은 높은 점수 주기에는 좀 부족하다. 특히 콩나물은 신선감도 없고, 때를 맞춘 음식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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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좋다. 데우거나 덜어낸 밥이 아니다. 밥솥에서 막 나온 밥, 고슬고슬, 찌개 국물과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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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맛이 특별하다고 했더니, 사태 중에서도 비싼 사태만을 구입하고, 그것도 포크빌 고기만을 쓴단다. 포크빌은 포도를 먹인 돼지고기란 뜻을 담은 상품명으로 충남양돈농협에서 생산한 고기다. 우수축산물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년 8월에는 천안에 전용 축산물공판장을 준공하고 도축부터 가공,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공정을 갖추었다. 냉각터널을 갖춘 것을 자랑으로 삼는다. 생산자에게 높은 가격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을 받는 시스템이 구축된 셈이다.
맛과 품질과 생산자 소비자 혜택의 1석4조를 얻는 고기 생산이다. 이베리코 고기의 맛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국내산 중에서도 품질 좋은 고기로 우뚝 서기 바란다.
일단 찌개맛을 통한 검증에서도 합격이다. 좋은 고기 생산 판매 시스템으로 농협도 음식점도 승승장구하기 바란다. 아울러 다른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대상이 되기 바란다. 지역별 특성 있는 고기 생산과 판매의 모범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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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먹은 후 : 돼지찌개의 전문화
한국만큼 돼지고기를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요리하는 나라도 별로 많지 않은 거 같다. 그것도 날로 부위 명칭이 새로 대중에게 고개를 내밀며 부위별 맛, 혹은 부위별 요리를 내세운다.
돼지머리, 족발은 식사와 간식을 넘나드는 식재료로 삼척동자도 다 아는 부위 명칭이자 음식 명칭이다. 내장으로 만드는 순대는 아주 오래전부터 가짜 순대까지 등장하며, 간식의 대표주자가 되어 순대의 모양이나 맛을 이은 요리로 확장되었다.
안심, 등심,목심,갈비 삼겹살 등등은 보편적 부위로 구이, 찜, 탕수육 등 보편적인 돼지고기요리에서 사용되는 부위로 누구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부위다.
얼마전부터는 항정살, 가부리살, 갈매기살 등등 몇 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까지 구이용으로 많이 사용하며, 따로 그 자체의 맛을 즐기는 식문화로 전문화되었다. 껍데기는 오랫동안 그냥 버리는 부위였는데, 요즘은 콜라겐도 많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라고, 음식점 이름도 아예 껍데기를 쓰는 집이 있을 만큼 이제는 다시 소환해 즐기는 부위로 부활시켰다.
그러더니 이제 찌개도 부위별 명칭을 써서 사태찌개다. 돼지고기 사태는 찜과 수육, 장조림, 찌개용으로 많이 쓰는 다리살 아래 족발 위에 있는 부위다. 삼겹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기름기가 적고 쫄깃거리는 맛이 좋은 부위다. 찌개용으로 많이 쓰는 앞다리살보다 더 쫄깃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태찌개, 일단 명칭에서 돼지고기찌개보다 더 전문화된 느낌, 신뢰감을 주는 느낌이다. 특수한 부위만 써서 원하는 그 맛을 내겠다는 요리사의 자신감과 사명감이 드러난 것이다. 이제 찌개도 구이처럼 부위별 맛을 찾아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찌개 메뉴로 부위 명칭을 사용한 것은 그 자체로만도 일단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면서 고객에게는 찌개도 부위별 맛을 변별하면서 먹으라는 요구로도 보인다. 이렇게 대중의 입맛은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동네식당에서부터 말이다. 한식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이처럼 소리없이 대중이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식의 밝은 앞날을 여기서도 읽는다.
#평택맛집 #사태찌개 #윤성식당 #평택동네맛집 #안중맛집
첫댓글 어렸을 적 집에서 해먹던 돼지고기찌개로군요. 막걸리집에서 먹던 돼지고기두부찌개 같기도 합니다. 포도를 먹은 돼지라니 살아서 호사를 누리고 죽어선 사람 입맛의 호사를 누리게 해주는군요. 고기 질이 아주 좋아보여 입맛이 당깁니다. 돼지가 저의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 상할까요? 평택에 갈 일이 생기면 찾아갈 생각입니다.
화려한 집은 아니지만, 찾으시면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겁니다. 여러 나라 음식을 비교해보면 한국음식만큼 상하 계층의 차이가 없는 음식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격이나 재료에 따라 나뉘는 상하 차이가 크지 않아요. 재료도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 많고, 가격도 대체로 중산층이나 서민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는 생각입니다. 변수는 맛인데, 그것도 대중이 잘 짚어내어 맛있는 집을 육성해내거든요. 이 집도 소박한 집인데 찌개 맛이 일품입니다. 이런 집이 살아나면 음식의 평준화 때문에 결국 주류 음식이 되거든요. 또 이런 동네 맛집이 살아야 한류 한식이 경쟁력을 갖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집을 개발하는 것이 한국음식을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가서 드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