逐鹿者不顧兎(축록자불고토)
【자 해】 逐쫓을 축, 鹿사슴 록, 者사람 자, 不아닐 불, 顧돌아볼 고, 兎토끼 토.
【뜻】 '사슴을 쫓는 자는 토끼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말로, ① '큰 이득을 도모하는 자는 작은 이득을 돌아보지 않는다' ②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일에는 구애되지 않는다'
【출 전】 淮南子(회남자) 說林訓(설림훈)篇
【내 용】 전한(前漢) 7대 황제인 무제(武帝) 때
중앙 정권에 대항적인 입장을 취했던 왕족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 : ? ∼ B.C.122)은
문하(門下) 식객(食客)의 도움을 받아 많은 서책을 저술했는데,
그중 특히 도가(道家)사상을 중심으로 엮은 회남자(淮南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실려 있다.
사슴을 쫓는 사람은 토끼를 돌보지 않으며 [逐鹿者 不顧兎(축록자 불고토)] 천금을 결하려는 사람은 푼돈을 다투지 않는다. [決千金之貨者 不爭銖兩之價(결천금지화자 부쟁수냥지가)] *銖兩(수량) : 얼마 안 되는 중량. '근소함, 경미함'의 비유.
즉, 큰 것에 뜻이 있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 구애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어서 이런 말도 나온다.
짐승을 쫓는 사람은 눈이 태산을 보지 못한다. [逐獸者 目不見太山(축수자 목불견태산)] 왜냐하면 욕심이 밖에 있으면 밝은 것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嗜欲在外 則明所蔽矣(기욕재외 즉명소폐의)]
짐승을 잡으러 산에 들어간 사람은 짐승에만 생각이 있어서 산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있기 때문이다.
『史記』 淮陰侯列傳(회음후열전)에 보면 괴통의 말 가운데
"진나라가 그 사슴을 잃은지라 천하가 함께 쫓았다(… 秦失其鹿 天下共逐之 …)"라고 했는데,
여기서 말한 '사슴'은 곧 '天子의 자리'란 뜻이다.
참고로, 이 말을 빌어 《虛堂錄(허당록)》에서는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하고,
돈을 움켜쥔 자는 사람을 보지 못한다(逐鹿者不見山 攫金者不見人 축록자불견산 확금자불견인)"고 했는데,
그 말은 '이욕에 미혹된 자는 사람의 도리를 잊어버린다'는 비유의 의미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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