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에서 겨울 아침 온도 -20이란
특별하지도 않다.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풍성할때는
내게도 그 숫자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쨍쨍하다못해
찰그락 터져버릴 듯한
겨울다운 겨울이
반갑고 자극적이다.
그러나 육체가 고장나고
마음에 리듬이 없어지면
-20은
통증에 가까운,
뼈속을 파고들어 골병 들게하는,
견디고 싶지않은 궁핍으로 다가온다.
하여 난 우리나라에서 제일 따뜻한
서귀포로 간다.
묵을 곳도 모르고
얼마나 오래 머물지 모르겠으나
일단 신서귀포의
가장 편하고, 깨끗하고
삭막하기까지한 호텔을 향하여 출발!
목포까지의 운전은 꽤 고된 5시간.
그 피로란건
안락한 호텔의 뜨끈한 욕조에
몸을 담그면 눈녹듯 풀어지는
정도이고
4시간30분 퀸메리호 목포~제주 항해도
7층 까페에서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또
달콤한 디저트에 아메리카노 코스라면
게다가 줄줄이 이어지는
멋드러진 크고 작은 무인도와 유인도를
감상하는 창가 자리를 차지한다면
제주를 가기위한 고달픈 여정이 아닌
그자체로도 즐기고픈 배여행이다.
난 어쨋거나
서귀포에 왔고
별 고민 없이 호텔예약사이트에서
고른 4성급 호텔에 불쑥 찾아가서
10분만에 체크인까지 다 마치고
한달살이 짐을 풀었다.
인생을 좀 많이 다르게 살아보련다.
내일 떠나도 억울하지 않게.
구체적으로 뭐가 억울한지
뭐가 즉흥적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1일차는
30일간 지낼 곳으로
적당한 가격에
발코니가 있고
산이 보이는 전망 좋은
넓은 방으로 정한 것에 만족!
아~~~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