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이00(남, 64세, 마주보는70리 주민협의체 대표, 2021.11.13.)
- 관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뉴딜사업 성공할 수 있다 -
<사북 살리기이야기>
이00 씨는 올해 64세이며, 주민협의체 대표이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데 64년도에 이곳으로 이주해왔다. 그는 7남매 중 막내다. 7살 때 이곳으로 와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슬하에 3남매가 있는데 모두 그와 동문이다. 아버지는 경북 옥방에서 중석관산을 하셨는데 그가 고3 때 돌아가셨다. 젊을 때는 광산을 좀 다녔다.
“서울에서 결혼을 하고 87년도에 다시 이사를 왔어요. 할 것도 없고 동원탄좌 기획과에 들어갔죠.”
광산일을 그만두고 92년도에 이제 자영업을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 최초로 ‘룸싸롱’을 했다. “뭐 돈을 좀 많이 벌었죠.”
2003년도에 사북에 제일 큰 11층 호텔을 지었다가 2006년도에 부도가 나서 망했다. 예전에는 지장천이 건은 검은 물이 흘러갔지만 지금은 고기도 많이 살고 겨울에 수달도 올라온다.
현재 이 지역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강원랜드 하이원 파트너스 자회사에 취업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강원랜드 직원의 50%는 이 지역 4개 시・군에 배정을 하도록 하고 있다. 경쟁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보니 잡음도 많다. 카지노가 이 지역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화순과 문경도 폐광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에 기금을 가져간다.
“그게 모순이지.”
우리지역도 기금이 250억 정도 나오는데 고한・사북보다는 다른 지역에 더 많이 투자되는 것 같아 아쉽다.
<군립병원 운영방안이야기>
군립병원이 지어진지 오래되어 이전하자는 이야기가 있다. 이참에 현대시설을 갖춘 고층으로 지었으면 한다. 강원랜드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건강검진 받는 사람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새로 신축이 되면 한 층에다 건강검진센터를 넣자 이거예요.”
도박중독센터도 개인한테 주지 말고 여기에다 넣으면 된다. 도박중독센터에 나오는 예산이연 70억 원 정도 된다. 공간을 확보해서 운영하면 된다. 위층에다 의사들과 간호사들 기숙사는 물론 복지시설 다 갖춰주면 된다.
“그러면 좋은 의료진이 왜 안 오겠습니까?”
옛날 이곳은 개도 1만 원짜리 물고 다니던 동네였지만… 복지와는 멀었다. 70년대만 해도 복지라는 개념이 없었다.
“광부들에 대한 복지가 전혀 없었죠. 그냥 일만 했지 복지 자체를 몰랐던 거야.”
사북항쟁이 발단이 되고부터 복지개념이 등장했다.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목욕시설이 시초였다.
“80년대부터 이게 좋아지기 시작한 거야,”
복지는 좋아졌으나 폐광이 되면서 동네가 이제 막 쇠퇴하기 시작했다. 96년도에 대정부투쟁을 해서 얻어낸 것이 ‘스몰 카지노’ 사업이었고 그것이 본 카지노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야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전국적으로 2018년도부터 시작되었다. 우리지역은 3월에 주민협의체를 결성했다. 협의체에서 활동하는 사람 수는 20여 명 정도이다. 도시재생센터장으로 이용규 씨를 선임했다.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골목길을 개선할 목적으로 사업신청을 하였는데 2019년도에 선정되었다. 그 후 협동조합도 구성했다.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으로서 주식을 공모해서 운영된다. 올해 연말에 사랑채 1호점과 커뮤니티센터가 완공된다. 1층에는 땅을 제공한 새마을단체가 들어가고, 나머지 층은 환경미화원들 휴식 공간, 7리 경로당, 도시재생센터, 방과 후 아이들 교실, 젊은 주부들의 대화 공간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사랑채 2호점은 1층에 어르신 공구 대여점을, 그 옆에는 들기름·참기름 공장을 붙여서 어르신들이 2~30만 정도 최소한의 생활비라도 벌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나머지 층은 시니어 카페와 힐링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 중이다.
처음에는 임대수입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관이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2년이 지나야 할 수 있다. 주민들은 운영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6개월 정선군에서 운영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노하우가 쌓이면 인수하려고 한다.
사업이라는 것은 100%의 찬성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절반 이상의 찬성만 있으면 추진해야 한다.
“51%만 찬성하면 49%는 무시해요.”
반대하던 사람도 성공하면 다 합세하게 돼 있다. 뉴딜사업은 성공하려면 지역주민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주어야 한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성공한 예가 거의 없다.
그는 선진지견학도 많이 다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뉴딜사업을 한 데가 인천 만부마을이다. 관이 개입하지 않으면 자중지란이 심하다는 말도 귀띔해줬다. 결론적으로 주민협의체는 민원을 잠재우는 정도다.
그는 또 이곳 역시 카지노가 들어와서 잘 되는 집은 엄청나게 잘 되고 안 되는 집은 안 된다고 한다. 그것을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석탄산업합리화 이전만 해도 광산에 다닌다는 증명만 되면 외상거래가 가능했다. 그때는 경제도 잘 돌아갔다.
지금은 ‘민산’이 상생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가 전혀 없다고 한다. 카지노 임원들이 모두 다른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애향심 또한 없다.
“예전보다 삶의 질은 오히려 더 떨어졌어요.”
하청업체 이런 데 젊은 사람들이 좀 들어갔다는 것뿐이다. 적어도 본부장 정도는 지역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도시재생사업과 더불어 2023년까지 하천관리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물고기와 수달이 돌아온 지장천을 서울의 청계천과 같은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원주환경청에서 검토하고 있다. 지장천 제방이 너무 높아서 마을과 단절되어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 2023년도 정도면 낮출 건지 말 건지 계획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어르신들과 도박으로 심신이 피폐한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포켓공원’이 올 연말이면 준공된다고 했다. 그는 분명한 어조로
“광산에 있을 때가 좋았어요. 정도 많았고, 지하 막장에 들어가서 서로 의지하는 그런 마음들이 많았지요.”
그때만 해도 농사짓는 사람들은 옥수수밥을 먹을 때였는데 광산에 다니는 집은 모두 쌀밥을 먹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