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메일+ 제32호 : 추석이란 명절이 애틋하니...
문득 잠을 깼습니다. 적막강산입니다. 폰의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30분. 창밖의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보름달도 빛을 잃었습니다. 윙윙 양철지붕을 울리는 바람이 주위의 나뭇가지를 흔들며 을씨년스런 분위기입니다.
책상 앞에 앉아 기도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달력을 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추석이구나 - 새벽 5시, 한국 시간으로는 추석 명절의 오전 11시 입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추도예배나 차례를 끝내고 식사를 한 후 가족 단합 또는 성묘를 위한 모임을 가질 화기애애할 시간이었습니다.
두고 떠나온 모두가 그려집니다. 조용히 계시다 오랜만에 떠들썩한 아이들과 어울려 웃음꽃을 피우시지만, 멀리 떠나 온 맏이의 추석 상황을 나름 추정하며 마음을 달래고 계실 어머니가 생각나고, ....., ......, ......., .........,
육십 평생을 살며 명절날 이렇게 멀리 있는가? 여겨 본 적이 없었습니다. 군대 시절이나 사회생활을 하며 명절에 출타했어도 어디에서나 함께 하는 이웃들이 있었기에 집이 그리웠지만 외롭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여겨집니다.
군대 생활이나 출타해 명절을 보내야 할 그런 경험이 없는 아내는 더욱 외로움을 느끼리라 여깁니다. 지역에서 함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유일한 한국인의 KOICA 단원도 300km나 떨어진 곳으로 다른 단원을 만나러 갔고, 추석 정서를 공유할 사람이라곤 저희 부부 두 사람뿐인 그런 상황이니까요.
추석의 정서를 어떻게 나름으로 살릴까? 아내와 입맞춤으로 아침인사를 나눈 뒤 은혜롭게 극복하기로 합의하고 실천했습니다. 닭찜을 추석 특식으로 만들어 먹기, 훤한 보름달을 보며 교정을 산책하기 등. 여기저기 시도 끝에 찾아 낸 -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특정 장소에서의 ‘카톡’이 유일한 소통 방법이 되어 아들, 딸 등과 나눈 덕담과 ‘카스토리’ 사진 속에서 겨우 마음의 공감대를 확산시켰습니다. 그래서 애틋한 정서가 유별난 추석을 보냈습니다.
2012년 10월 01일(월)
16살의 Dream Designer 성 종 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