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식사를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 가족(族)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족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식구'라는 말입니다. 식구를 한자로 표현하면 '밥식(食)'과 우리의 입을 상징하는 '입구(口)'를 사용합니다. '식구(食具)'라는 말의 뜻은 "한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 한 기관이나 단체에 딸려 생활을 함께하는 사람"으로 설명합니다. 그래서 '식구'는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가족'보다는 좀 더 확장된 의미입니다.
우리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 식탁에 함께 하는 모두가 가족 이상의 공동체적 의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함께 식사하므로 인해 어색했던 관계도 친밀한 관계로 진전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는 함께 밥을 먹으므로 너와 내가 하나의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가 될 수 있거나 되었다는 공동체성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매 주일 공동식사를 진행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공동식사의 의미를 단순히 오후 예배를 드리기 위한 보조 도구로 여기고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집에 다녀올 시간이 부족하기에 교회에서 그 식사를 대신 제공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공동식사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식구임을 느끼는 중요한 시간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식사 후에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지난 일주일 동안 내 삶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감사를 나누고 우리의 삶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영적으로 생활적으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과 삶의 이야기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게 되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느끼고 세워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공동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들도 단순한 봉사가 아닌 교회 공동체의 교제를 위한 너무도 중요한 사역에 동참하고 헌신하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헌신으로 말미암아 우리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자녀와 믿음의 공동체요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이고 한 은혜, 한 말씀을 먹고 성장하는 한 식구임을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 성도들은 바쁜 일이 있더라도 공동식사에 참여하는 것을 귀한 시간으로 여기시고, 준비와 정리의 과정에도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 2023. 01. 08 함 윤 규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