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환/MC: 전쟁은 가장 힘없는 약자에게 더욱 가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민간인 사망자가 만 명이 넘었고 특히 어린이 사상자는 5백 명이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55일째, 하루가 다르게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질 않습니다.
서정문/PD: 우리나라 외교부가 현지 취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PD 수첩 역시 우크라이나 내부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쟁의 참상과 진실을 전하기 위해 지난 한 달 동안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PD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현지 촬영팀과 협력하였는데요. 러시아군을 상대로 힘겹게 저항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해설: 지난 3월 21일, 수도 키이우를 지키는 의용군을 만났습니다.
의용군: 여기는 우리가 책임지는 구역이에요. 우리가 다 보호하고 있는 구역이에요.
해설: 인구 3백만이 살던 대도시 키이우에 멀쩡한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를 접어들자 거리는 무너진 건물의 잔해로 뒤덮여 있습니다. 주택가 상업시설이 모여있던 포제스키 지구가 하루 아침에 쑥대 밭으로 변했습니다. 흉물스럽게 서 있는 건물은 대형 쇼핑센터였습니다.
의용군: 여기는 단지 평화로운 쇼핑센터였어요. 여기에 사람들이 살았어요. (포격 당시 폐쇄회로 영상, 22.03.20).
해설: 지난 3월 20일밤 10시 46분경 쇼핑센터 위로 러시아의 고정밀 미사일이 수직으로 떨어졌습니다.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건물 아래 약 20명이 매몰됐고 8명이 사망했습니다.
발렌티나/우크라이나 국민: 제 아이가 여기서 일했어요. 어제 직장에 출근했는데 어제 저녁에 이 일(폭격)이 일어났어요. (쇼핑센터 폭격 前),
해설: 러시아 국방부는 이곳이 우크라이나군의 무기창고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쇼핑센터 폭격 後),
미콜라/우크라이나 군종 사제: 현재 러시아가 쇼핑센터를 포격했어요. 쇼핑센터와 주변 건물이 심각하게 파괴됐죠. 아마 세계에서 궁금해하실텐데 러시아군이 말했던 전략(군사) 시설은 여기 없어요. (우크라이나 부차),
해설: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32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 인구 3만 7천여 명이 사는 이곳을 러시아군이 한 달 동안 점령했습니다. 마을에서 만난 14살 소년 유리 메친텐코는 지난 달에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유리/우크라이나 부차 주민: 3월 17일 시청에서 구호품을 나눠줬어요. 그날, 약과 음식을 줬어요. 저는 마당에서 아빠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빠가 왔고 우리 둘이서 자전거를 탔어요.
해설: 자전거를 타고 시청으로 가는 두 사람 앞을 러시아군이 가로 막았습니다.
유리: (구호품을 받으러) 가는데 러시아군이 우리를 검문했어요. 우리를 멈추게 하고 여기서 뭐 하냐고 물었어요. 두번 물었어요. 아빠는 음식과 구호품을 가지러 간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러시아 군인에게) 우리는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는 민간인이라고 한 마디 더 했어요. 그 군인은 바로 아빠 심장에 총을 쐈어요, 두번 쐈어요. 그 후 아빠가 쓰러지셨어요.
해설: 놀란 유리가 땅 바닥에 엎드리자 러시아군은 자신을 향해 총을 쐈다고 했습니다.
유리: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총알은 제 옷을 맞췄어요. 머리 쪽으로 총알이 날아왔는데 옷에 달린 모자만 맞았어요. (넘어져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아빠가 누워계셨고 아빠 주위에는 피가 흥건했어요.
해설: 유리가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총알이 또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유리/군인에게 아버지를 잃은 소년: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군인이 떠났어요). 저는 그 군인이 떠난 것을 확인하고 일 분 정도 더 기다렸어요. 일 분도 채 되지 않게 기다리다가 그가 안 보여서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 뒤로)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심각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날 일을 계속 생각하지 않도록 약을 먹었어요. 정말 힘들었어요. (러시아 점령군이 떠난 이후 부차의 모습, 22.04.03),
해설: 유리의 아버지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이 마을의 이름은 부차입니다. 지난 3월 30일 러시아군이 퇴각한 직후 발견된 민간인의 시신은 410여 구에 달합니다. 특히 손이 뒤로 묶인 채 머리 뒤쪽에 총을 맞은 시신도 여럿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묻혀있던 410여 구에 달하는 시체를 성당 앞에서 발견), 신체 일부가 훼손 되는 등 고문 흔적도 역역한 희생자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집단학살 전쟁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에 국제 사회도 분노했습니다.
CNN(22.04.05): 바이든 대통령은 부차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기다렸다가 지금 전쟁범죄 재판을 요구했습니다.
기자: 좋은 아침이에요, 제임스
제임스: 안녕하세요, 마이클. 여기는 부차입니다. 러시아는 이 영상들이 가짜라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살인은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일어났습니다. 이 마을이 범죄현장이 됐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이것은 전쟁범죄이며 세계가 이를 인정할 겁니다. 여러분은 이곳(부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봤습니다. 우리는 수천 명이 고문받고 살해된 것을 알고 있고 팔다리가 잘린 채 여성들은 성폭행 당하고 아이들은 살해당했습니다. 이것은 집단학살입니다.
권오곤/前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 총회 의장: 제네바 협약의 중대한 위반이라든가 기타 전쟁을 할때 지켜야 할 최소한의 관습법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위반한 죄가 전쟁범죄이고요. 포박한 상태에서 죽이고 묶었다는 그 자체가 반항 할 수 없는 민간인을 죽였다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거든요. 즉결처분으로 죽였다는 건 가장 대표적인 전쟁범죄고 그것이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면 인도에 반하는 죄라고 할 수 있겠죠. (바실리 네빈쟈 주UN 러시아 대사 기자회견, 22.04.04),
해설: 러시아 정부는 전쟁범죄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주UN 러시아 대사: 러시아군이 부차 지역을 통제하고 있을 때 단 한 명의 주민도 폭력행위에 고통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러시아군은 엄격하게 국제인도법을 준수해 행동하며 민간인 및 민간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해설: 오히려 러시아 측은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고 조작한 건 우크라이나 정부라고 주장했습니다.
바실리: 러시아군이 부차에 주둔했을 때 부차 지역의 민간인은 (러시아군 처럼) 흰띠를 팔 위쪽에 맸죠.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진입한 뒤 흰띠를 맨 사람들과 싸우고 그 과정에서 (흰띠를 맨) 민간인을 죽였습니다.
해설: 실제로 부차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에서는 흰색 천이 매여져 있습니다. 유리와 유리 아버지 역시 하얀색 천을 팔에 둘렀다고 했습니다.
유리/군인에게 아버지를 잃은 소년: 우리는 일반 시민이라 표시하기 위해서 몸에 하얀 천을 맸어요. 우리가 누구도 위협하지 않고 음식을 받으러 간다는 의미로요.
해설: 아버지에게 총을 쏜 건 결코 우크라이나군이 아니라고 증언했습니다.
기자: (아버지를 쏜 자의) 군복은 어떤 거였어요?
유리: 러시아 거예요, 어두운 녹색이었어요. 어두운 늪 같았어요. 방탄 조끼 위에는 러시아 라는 글자도 있었어요. 우리는 어떤 무기나 날카롭거나 뾰족한 것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우리는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이었어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리마토르스크의 기차역, 22.04.08. 폭격 동영상-사람들의 아우성),
서정문: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경 도네츠크 주의 한 기차역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수천 명의 민간인이 오른 피난길에 미사일이 떨어졌고 아이를 포함한 사망자가 57명 이라고 전해집니다. 민간인 대량살상이 계속 벌어진다면 러시아의 전쟁범죄 혐의는 더욱 짙어집니다. 이 기차역은 러시아군 병력이 집중되는 돈바스 지역에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의 현지 촬영 팀도 접근이 어려운 곳입니다. 이 지역 학교 선생님인 올레나씨와 어렵게 전화연락이 되었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떤지 들어봤습니다.
올레나/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민: (울먹이면서) 러시아군이 사람들의 집 마당에 군사장비를 세우기도 했어요. 사람들이 왜 세우냐고 하면 그들은 “우리만 왜 죽어야 되냐, 너도 죽고 나도 죽자” 라고 대답해요. 이런 게 끔찍해요. 우리 아이들이 하는 말은 전투기가 지나갈 때가 제일 무섭다는 거예요. 그게 제일 무서워요.
서정문: 크림 반도 위에 있는 헤르손은 가장 먼저 함락된 도시인데요. 3월 1일부터 지금까지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있습니다. 헤르손에 사는 옥사나씨를 연결했는데 러시아군의 감시가 삼엄한 상황이라 얼굴을 가린 상태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옥사나/우크라이나 헤르손 주민: 헤르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없어졌습니다. 그냥 성폭행 당하고 살인하고 길거리에 버립니다. 아무도 이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서정문: 러시아군은 방금 연결한 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뒤에 돈바스 지방으로 병력을 이동했습니다. 돈바스는 현재 러시아군이 전면전을 선포한 곳인데요. 돈바스 지역 중에서도 가장 많은 화력이 집중되고 그래서 피해가 집중된 곳이 있습니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50일 넘게 버텼지만 함락 직전인 항구도시 마리우폴입니다.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서정문: 우크라이나 동쪽 아조우 해에 있는 항구 도시, 철강석, 석탄, 곡물 등을 수출하는 산업중심지이자 성모 마리아란 뜻의 이름을 가진 도시인 마리우폴에 폭탄이 쏟아졌습니다.(약 50일째 러시아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 2월 28일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포위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산부인과 병원까지 무자비한 폭격을 당했습니다. 산모와 태아가 함께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군인: (어린 애를 붙들고) 다 괜찮아, (미사일 공격이) 다 지나갔어,
어린 아들: 엄마, 엄마,
군인: 엄마가 어떻게 됐어?
주민: 들어가세요! 침착하세요!
아나스타샤/마리우폴 주민: (울면서) 우리가 지하실에 있는데 (파편들이) 쏟아져서 나갈 수도 없었어요. 어디로 도망가야할지 모르겠어요.
해설: (젤렌스키 대통령 대한민국 국회 화상연설, 22.04.11)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에 마리우폴의 참상을 전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젤렌스키: 마리우폴은 파괴됐습니다. 그곳 (마리우폴)에 몇만 명의 사망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은 공격작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마리우폴 이라는 도시를 초토화시켜 (본보기로) 보여주고 싶은 것입니다.
해설: 러시아군의 초토화 작전으로 도시의 90%가 사라졌습니다(미사일 포격으로 완전 폐허가 된 아파트 건물들). 전기도 통신도 모두 끊긴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철저한 봉쇄로 내부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소문 끝에 마리우폴 시민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녀는 3월 28일 가까스로 마리우폴을 탈출했습니다.
조철영/PD: 마리우폴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간단히 상황 설명해 주세요.
에바리사/당시 마리우폴 주민: 언제든지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었어요. (심지어 집 밖의) 심지어 요리할 때도요. 그리고 집 옆에 벽돌로 음식 만드는 것을 만들었어요. 화로처럼, 불에서 매일 밥을 했어요. (물이 없어서) 끊여서 마실 수 있도록 눈을 녹이고, 빗물도 모았어요.
해설: 철저히 고립된 주민들은 물과 식량도 공급받지 못한 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리나/마리우폴 주민: 우리 전쟁은 오늘로 25일째입니다. 1주 후에는 우리는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에바리사: 아무도 거기에 있는 시체를 안 치웠어요. 죽은 사람들이 거기에 있어요. 시가전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길을 건너지 못하고 죽어서 누워있었어요. 마리우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냥 추워서도, 그냥 배고파서도 죽었어요.
해설: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은 거리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주민: 우리는 그녀를 오랫동안 물을 수 없었습니다. 이웃들이 도와줘서 다행입니다.
해설: 무덤의 도시로 변한 마리우폴, 주민들은 총에 맞거나 배고파 죽은 가족과 이웃의 죽음을 집 앞 마당이나 길가에 묻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측이 합의해 민간인이 탈출할 수 있도록 인도적인 통로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운 좋게 마리우폴 밖을 나간다 해도 안전지대는 없습니다. 인도주의 통로에서도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것입니다.
에바리사: 우리가 돈을 주고 지나갔을 때 이유는 모르지만, 뒤에서 우리를 포격하기 시작했어요. 그들이 우리를 죽이고 싶었으면 죽였을 거예요. 그냥 그들이 즐거워지려고 한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해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발발 이후 마리우폴에서 최소 만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봉쇄된 도시 안에 12만 명이 남아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마리우폴 주민 야로슬로브씨, 어렵게 연결은 되었지만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여러 번 통화가 끊겼습니다. (현지 상황으로 인해 원할하지 못한 통신상태), 그는 우리에게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야로슬로브/배우 마리우폴 주민: 저는 2009년부터 마리우폴 도네츠크 아카데미 극장의 아티스트예요. 저에게 극장은 두번째 집과 같았어요. 사랑하는 일이었어요.
해설: 야노슬로브씨는 배우였습니다 (마리우폴 도네츠크 아카데미 극장), 폭격이 시작되자 마리우폴 사람들은 극장으로 대피했습니다. 극장 마당엔 아이들이 있다는 표시도 있습니다.
야로슬로브: 그 당시 시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침이었어요. 저는 극장에서 4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거기에 있었어요 (미사일이) 날아오기 전날 사람들이 극장 앞에 (대피해) 있었어요. 군인도, 장비도, 무기도 아무 것도 없었어요. 거기 (극장)에는 민간인들이 있었어요.
해설: 극장 안에는 마리우폴 민간인 1300여 명이 모여 있었다고 합니다. (폭격 전날 촬영된 영상 속 여자와 아이들 위주의 피난민들),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이 대부분 이었고 산부인과 병원에서 이곳으로 대피한 산모와 신생아도 있었습니다. 3월 16일, 이 극장에 폭격이 쏟아졌습니다.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은 마리우폴의 비극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주민: 그 극장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어요. 그 폐허 밑에 많은 사람들이 깔려 있다는 걸 알아요. (극장 지붕이 포격으로 완전히 주저앉아 바닥이 폭 파여 있는 사진), 티브이나 사진으로는 절대 그 공포, 증오와 끔찍함 그리고 지옥을 전달할 수 없어요. 그 극장에 있었던 사람들만 진짜 전쟁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해설: 폭격 후 구조된 생존자는 약 30명에 불과했습니다. (극장 폭격은 아조프 연대가 했다), 러시아 정부는 극장 폭격이 지령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 자하로바/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러시아군은 도시들을 폭격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토기관들에서 영상을 얼마든지 편집하더라도 편집된 영상과 가짜 사진을 얼마든지 투입하더라도 진실은 드러날 것입니다.
해설: 야로슬로브씨의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야로슬로브: 그때 우리 전투기는 날지 않았어요. 그리고 (극장에) 폭탄이 던져졌죠. 터무니 없는 이야기예요. 어떻게 이것을 상상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러시아군이 아무도 죽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예요.
미CBS방송: 오늘밤 백악관에서 “경험하지 못할 수준” 이라고 할 만큼 (러시아가) 무고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향해 야만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정도로 상황이 참혹해졌습니다.
해설: 마리우폴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 역시 공습을 당했습니다. 3월 9일 폭격 당시 무방비 상태에 있던 산모와 의료진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폭격으로 엉망진창이 된 건물들과 땅 바닥이 폭격으로 구덩이가 크게 생겼음), 사건이 보도되자 러시아 측에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산모가 가짜라는 것입니다. 사진 속 산모가 사실은 배우고 영상 역시 조작했다는 주장입니다. (Faqke), 러시아 측 주요인사들이 모두 비슷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알렉산데르 슐긴/주네델란드 러시아 대사: 위의 사진에 찍힌 여성은 계단을 서둘러 내려오고 있죠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는 옷을 갈아 입은 채 들것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 달린 수많은 댓글을 보실 겁니다.
기자: 댓글이 달리면 그게 사실이 됩니까?
슐긴: 저들은 최소한 빌어먹을 코미디언들이다. 대체 얼마를 받은 거냐?
해설: 하지만 러시아 측이 배우라고 지목한 산모가 실제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폭격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은 또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부 장관: 예전부터 이 산부인과 병원은 아조프 대대와 그외의 극단적이 집단에 점령됐습니다. 아조프 대대가 그곳에서 모든 산모, 간호사와 모든 의료진을 쫓아냈습니다. 거기는 아주 극단적인 아조프 대대의 베이스였어요.
해설: 폭격 직후 무너진 병원 잔해 속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주둔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업습니다.
류드밀라 미카일렌코/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장 대행: 러시아가 병원을 폭격해 놓고 거기에서 (우크라이나군) 나치들을 찾았다고 정당화합니다. 도시의 모든 병원은 순차적으로 파괴했습니다. (병원이) 폭격의 1순위였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 아마 집단 학살의 일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민간인들은 의료 도움을 받을 곳이 없습니다. 또한 병원이 파괴됐기 때문에 부상당한 사람들은 죽게 될 것입니다.
해설: 마리우폴 생존자들은 인터뷰 내내 러시아어를 사용했습니다.
조철영/PD: 지금 계속 러시아어로 말씀하셨지요?
우크라 통역: 네, 네
조철영: 지금 왜 러시아어로 진행하실까요?
야로슬라브/마리우폴 생존자: 만약 러시아의 정상적인 사람들이 이 영상을 접하게 된다면 그들에게라도 진실이 닿았으면 해요.
해설: 에바리스씨의 가족은 아직 마리우폴에 살고 있습니다.
에바리스: 마리우폴 상황은 끔찍해요. 저에게 큰 아픔이에요. 하지만 마리우폴과 같은 상황은 러시아가 시작한 전쟁을 제 때 멈추지 않고 더 지속되면 우크라이나 다른 도시도 마리우폴처럼 될 거예요.
해설: 마리우폴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방어에 나선 우크라이나군, 하지만 러시아군의 포위망이 점점 더 좁혀진 상황에서 함락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03.11~04.18 마리우폴 러시아군 점령지역 변화), 한 도시를 초토화하면서 까지 마리우폴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재원/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지역, 엄청난 미사일과 폭격을 가한 지역이 바로 마리우폴과 남주지역입니다. (마리우폴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잇는 가장 요충지이기 때문에 전쟁을 종결짓더라도 우크라이나가 흑해로 나갈 수 있는 항구들을 최소화하고 러시아가 흑해를 장악하겠다 (의미입니다).
해설: 친러 성향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동쪽 지방을 돈바스라고 부릅니다.이곳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이 있습니다. (2014년,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2014년 두 도시는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하면서 자치공화국을 세운 것입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8년간 우크라이나와 분쟁중인 양국),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두 자치공화국은 최근 8년 동안 돈바스 지역에서 분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2월 21일, 푸틴 대통령이 두 공화국을 주권국가로 승인했고 사흘 뒤 군대를 파병한 것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나는 오늘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것은 8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괴롭힘과 집단학살을 당해 왔던 (돈바스 지역)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크림반도, 아조프해(Sea of Azov), 도네츠크, 루간스크),
해설: 이번 전쟁에서 마리우폴을 장악한다면 러시아는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로부터 돈바스를 잇는 육로와 함께 흑해연안의 약 80%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권기창/前우크라이나 대사: 마리우폴을 장악하게 되면 결국 크림반도와 마리우폴과 돈바스로 이어지는 이 지역이 사실 과거에 노보로시야 라고 불렸던 지역입니다. 그게 ‘새러시아, 신러시아’ 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푸틴이 과거에 소련 제국의 영광을 만약에 재현하려고 한다면 사실 이 노보로시야는 굉장히 좋은 사례가 되는 거죠.
올레나 쉐겔/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 푸틴은 우리가 소련 부활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고 제국부활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하고 결국에는 러시아가 국제 무대에서 다시 두려움의 대상인 그런 초강대국이 되는 걸 원하는 거거든요. 그게 (이번 전쟁의) 가장 큰 이유이거든요. 가장 큰 목적이에요.
해설: (크레믈린 궁에서 푸틴 걸어오는 모습)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그는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혹한 전쟁을 단지 특별군사작전이라 부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러시아 국민은 푸틴의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모스크바 거리에서는 알파벳 Z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기자: 티셔츠
옷가게 주인: (옷가게 안에서) 흰색이요, 검은색이요? 이거를 보시죠
기자: 이게 무슨 뜻이에요?
옷가게 주인: 승리를 위하여, 우리 사람들을 위하여, 승리를 위하여, 러시아인들은 자신의 군대를 지지해요, 그리고 군대의 성과를 자랑스러워 해요,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질 거예요. 형제 같은 우크라이나가 우리와 문제를 만들려고 해요.
남자들: (주먹을 쥐고) 러시아를 위하여! 대통령을 위하여!
방송: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특수작전 지지를 위해서 대대적인 카 퍼레이드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자: 돈바스에서 애국심으로 특수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군인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람들을 연결해요.
남자: 우리 대통령이 잘 했어요. 나중에 우리가 그런 영향 (서방의 공격)을 받게 됐을 거에요.우크라이나 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서 살았을 거예요.
푸틴: 오늘, 그리고 언제나 계속될 것입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로 도와주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필요하면 친형제처럼 총으로부터 (동료를) 자기 몸으로 막아주십시오. 전쟁터에서
알렉산드르 제빈 교수/러시아 극동연구소 센터장: 러시아 사회나 러시아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고생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고통에서 해방하는 것이 그들을 도와주는 거예요. 우크라이나에 있는 나치들의 지나친 행위에서 해방하는 것이 대통령 지지, 이 행위 (군사작전)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해설: 전쟁 이후 푸틴의 인기도 더욱 높아졌습니다. 무려 83%의 지지율을 자랑합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주민: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해설: 러시아의 평범한 가정에서도 푸틴을 향한 절대적인 믿음이 엿보입니다.
마리아/러시아 국민: Z라는 의미는 우리 사람을 버리지 않고 (배신하지 않고) 우리 러시아 편이라는 상징이에요.
해설: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아는 러시아인은 많지 않습니다.
동영상: 전쟁에서 용기와 영웅적인 행동을 보인 특수작전 참여자들에게 중앙군 사령관이 상을 주고 있습니다.
해설: (마리우폴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보도), 푸틴 정부는 전쟁의 진실은 감춘 채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러시아군이 돕고 있다고 믿게 합니다.
기자: 왜 많은 러시아인이 러시아와 특수작전을 지지하나요?
마리아: 왜냐하면 우리는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그래서 어떤 좋은, 나쁜, 옳은, 틀린 결정이 나더라도 당연히 우 리의 결정이고, 네, 저는 제 국가 러시아를 지지할 거예요.
올레나 쉐겔: 무시해서 안되는 부분은 러시아에서는 진심으로 이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어떤 시기라도 동등한 상대로 바라본 적은 없습니다. 항상 러시아는 지배, 우크라이나는 피지배, 전쟁이 끝났는데 시간이 지나면 러시아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은 다시 제2의 푸틴이 생길 거고 다시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입니다.
해설: 푸틴 대통령은 예전부터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하나의 민족, 형제의 나라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번 전쟁 역시 형제의 나라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이른바 군사작전을 시행했다고 선전했지만 그 어떤 이유에서든 무력침공을 저지른 나라를 형제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계 군사력 2위의 러시아와 22위 우크라이나,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열세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가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 약 천만 명이 난민이 되었습니다. 국경을 넘은 난민 중 상당수는 폴란드에 머물고 있습니다.
올렉산드라/우크라이나 피난민: 집에 가고 싶고,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서 가고 싶어요. 우리가 (전쟁으로 인해) 세계로 흩어지는 것이 힘들고 두려워요.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다른 피난민: 우리 아이들이 죽지 않도록, 우리 부모님도요. 그건 너무 힘들어요. 내 아내가 죽는 것, 폭탄이 터지는 것을 보면 매우 힘들어요.
해설: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삶이 하루 아침에 달라졌습니다. 이네사씨가 폴란드의 바르사바에 도착한 건 지난 3월 11일, 다행히 한 폴란드 부부가 그녀를 돕고 있습니다.
루카스 보이나르/피난민을 돕는 자원봉사자: 거기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그야말로 끔찍합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탈출한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로 옵니다. 25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요.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폴란드인들도 그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게도 똑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해설: 그녀가 우크라이나를 떠난 건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엄마: (어린 아들에게) 이게 뭐야?
아들: 우크라이나 버스예요. 우크라이나 국기예요. 자, 우리 우크라이나에 와 있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영웅에게 영광을!
해설: 이네사씨가 살던 곳은 돈바스 지방의 작은 도시 보이노바하, 마케팅 전문가였던 그녀는 전쟁이 일어나자 모든 것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피난 첫날, 2022.03.02),
이네사/도네츠크 탈출주민: 3월 1일, 2일 밤에 폭탄을 너무 무섭게 쏴서 우리가 나가면 (집 밖에) 아무 것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편하고 같이 자던 아이를 데리고 짐을 챙겼어요. 우리가 준비하고 있었는데 비행기가 옆옆 건물에 로켓을 떨어트렸어요.
해설: 3월 2일 볼로바에서 춟발해 무조건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약 1,600킬로미터의 거리를 육로로 탈출한 이네사와 아들), 폭격을 피해 도시를 옮겨 다닌 끝에 고향에서 1,600킬로미터 떨어진 폴란드의 바르사바에 도착했습니다. 무려 열흘이나 걸렸습니다.
이네사: 사격 전투가 있었고 머리 위에서 (포탄이 날아가는) 소리가 났고 우리 모두 울고, 기도하고 애원했어요. (아들에게 밥을 먹여 주면서) 어때 잘 됐지? 맛있지?
어린 아들: 좋아!
이네사: (맛 있으면) 보여 줘,
아들: (아들이 엄지척~)
해설: 이네사씨의 남편도 피난길을 함께 했지만 그는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습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기 위해 입대를 한 것입니다 (손을 흔드는 이네사씨의 남편), 마지막 인사를 나눈 그날 이후 남편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네사: 지금 (남편은) 우리와 연락이 안돼요. 상황은 매일 바뀌고 있어요. 안정적이지 않아요. 오늘은 (러시아에) 점령돼도 내일 다시 우크라이나의 지배를 되돌릴 수도 있어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남편과) 작별인사를 했어요. 아들이 아빠를 볼 수 있을지 아빠가 아들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요.
해설: 기약 없는 이별이 언제쯤 끝날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엄마: (아들 데이비드에게) 아빠가 어디 계셔?
데이비드: 전쟁터에 남았어요.
엄마: 그래서 아빠 보고 싶어요?
데이비드: 네,
해설: 데이비드의 아빠처럼 스스로 의용군이 된 우크라이나인은 한 둘이 아닙니다. 그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는 대신 총을 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뱌처슬라브/의용군 지원자: 입대는 제 의무입니다. 저는 돕고 싶고, 지키고 싶고. 다시 반격하고 싶습니다. 제 가족들을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로 다시 돌아오게 하고 싶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해설: 이들이 향한 전선은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볼로디미르/의용군 지원자: 우리는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 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선에서 실제로 싸우고 있는 우리 전우들도 자신들이 무슨 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군인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 있는지 몰라요. 그래서 우리가 이길 겁니다.
해설: 키이우에 살고 있는 블라다씨, 영화 광고 프로듀서였던 그녀는 원단을 구하느라 눈코 뜰새 없습니다.
가게 주인: 검은색(원단)은 경찰, 초록색 원단은 군대에 필요해요.
블라다: 오케이~
직원: (짐이) 더 있나요?
블라다: 아니오, 감사합니다.
해설: 전쟁 통에 가장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중입니다.
블라다/방탄조끼제조 자원봉사자: 주로 최전선에 있거나 오늘밤 체르니히우로 보내질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옷을) 입힐 필요가 있어요. 그곳에 방탄조끼를 많이 보냈어요.
해설: 블라다씨는 우크라이나 군인을 위해 방탄조끼를 제작합니다. 아름아름으로 알게된 사람들과 함께 였습니다. 간단한 방탄판을 넣어 완성한 방탄조끼는 전장에서 꼭 필요한 물품입니다.
기자: 하루에 몇 개 작업할 수 있어요?
자원봉사자: 평균적으로 5개요.
블라다: 그만큼 많은 양을 만들 수 없어서 누군가의 요청은 거절하게 돼요. 이게 제일 어려워요.
타냐/방탄조끼제조 자원봉사자: 하루가 48시간이었다면 더 생산적으로 작업할 수 있을 거예요. 아침에 시작하면 금방 밤이 되고, 또 아침이 와요. 우리는 하루도 쉴 수 없어요. 남자들이 최전선에서 전투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쉴 수 있을까요?
해설: 미쳐 피난길에 오르지 못하고 도시에 남은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원봉사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방탄복을 전장에 보내는 블다다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라다: 일주일 전에 비로소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했어요. 어떤 여자가 저게 영상통화를 걸었고, 그 옆에 방탄복 입은 남자를 보여줬어요. 그 남자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줬기 때문에 제 손에 키스하겠다고 말했어요. 그 전날, 그 지역에서요. 씻거나 크림을 바르는 것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 놓친 5분 동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누군가를 구하고 어느 곳에서 사람을 데려 오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에요.
해설: 블라다씨를 돕는 이가 한 명 더 있습니다. 재봉사인 어머니입니다.
블라다: 어머니는 복면, 군인에게 줄 바지와 티셔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코트도요,
기자: 딸이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블라다의 어머니: 제게 묻지 않았어요. 제게 물어보지 않았고 그냥 제게 통보했어요. 자기가 무기와 방탄복을 (전장에) 전달하고 있다고~
해설: 어쩌다 사람을 살리는 일에 앞장 서게 된 블라다씨, 사실 그녀는 얼마 전 안타까운 일을 겪었습니다.
블라다: 2월 13일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가장 놀라운 행복한 날이었어요.
기자: 임신 이었어요?
블라다: 네, 3월 9일에 ---이젠 (임신상태가) 아니에요.
해설: 폭격이 빗발치던 어느 날, 뱃속의 아이를 잃었습니다.
블라다: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 불행하게도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 전쟁이 벌어지면 임신 8~9개월차 여성들이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2월 24일 (침공일) 전에는 바다에 가고 서핑도 해보고 싶었고 엄마를 프랑스 파리나 어디든 데려가고 싶었어요. 엄마가 (해외) 어디에도 가보지 않았거든요. 이제는 모두의 꿈이 많이 바뀌었어요.
해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입니다. 빼앗긴 평화를 되찾기 위해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힘을 모우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우리는 음식이나 의복, 군용품들까지 여기에 모든 것을 모아두고 있어요. 왜냐하면 러시아 군대가 지금 가까이 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고향을 끝까지 지킬 거예요.
해설: 최근 전차를 포함한 200여 대의 장갑차와 포병부대 등 러시아군 차량이동 병력이 포착됐습니다. 돈바스 지역으로 병력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장세호/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사: 어느 일방의 완벽한 승리 또는 사실상의 승리 가능성이 계속 줄어들고 있잖아요. 좀 더 유리한 전황을 만들기 위한 싸움은 평화 협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거죠. 한국전쟁에서도 그랬잖아요. 휴전협상만 한 2년 넘게 했잖아요. 양측의 교전은 상당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그 교전 이라고 하는 것은 또 양측의 상당한 소모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설: 유럽연합과 나토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달라졌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미국이 최첨단 무기지원을 대폭 늘렸습니다. 이번 전쟁의 분수령이 될 돈바스 전투를 앞두고 또 다시 전운이 감도는 우크라이나, 평화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러시아, 벨라루스 대통령 공동기자회견, 22.04.12),
푸틴: 초기에 세웠던 목표를 다 이룰 때까지 특별군사작전은 계속 진행될 것입니다.
문정인/세종연구소 이사장: 만약에 우크라이나 상황이 더 악화돼서 미국과 나토가 군사적 개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입장에서 “우리는 핵무기 사용도 가능하다” 고 얘기 하는 거거든요. 너무 비관적인 것 아니냐고 얘기 하는데 안보에는 설마가 없거든요. 그 가능성이 1퍼센트 라고 한다고 해도 그것이 가져오는 파국을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주목하고 그래서 그런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도 적극적 외교협상을 해야 한다고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크라 군인: 달이 맑고, 별이 많고 밝은 밤 바늘이 보일 정도, 맨발이라서 차가운 이슬에 젖을까봐 걱정하지마, 나의 사랑, 내가 너를 손에 들고 집까지 데려다 줄게
기자: 무엇을 위해 싸우시나요?
우크라 의용군: 저요? 애국적으로 말하지 않을게요. 마음에 들고, 살기 좋았던 제 작은 세상을 위해 행복하게 잘 살고 우리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독립하고 평화롭게 잘 살던 우크라이나를 위해서 싸웁니다.
해설: 돈바스 지방에 전면전이 예고된 도시를 지키는 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폭격 없는 평화로운 하늘이 소중했던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평화를 되찾기 위해 무기를 놓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게 지금 우크라이나에 닥친 현실입니다. 푸틴이 원하는 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일부라도 점령한 상태에서 전쟁이 마무리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우리처럼 분단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반도가 겪고 있는 비극이 우크라이나에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와 함께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입니다. 끝. (MBC PD수첩 1327회 전쟁의 진실-인사이드 우크라이나에서 정리).
① 전쟁은 가장 힘없는 약자에게 더욱 가혹할 수 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민간인 사망자가 만 명이 넘었고 특히 어린이 사상자는 5백 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55일째 (4월19일), 하루가 다르게 피해는 커지고 있지만 전쟁이 끝날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②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32 킬로미터 떨어진 작은 도시 인구 3만 7천여 명이 사는 이곳을 러시아군이 한 달 동안 점령했다. 마을에서 만난 14살 소년 유리 메친텐코는 지난 달에 있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유리의 아버지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한 이 마을의 이름은 부차다. 지난 3월 30일 러시아군이 퇴각한 직후 발견된 민간인의 시신은 410여 구에 달한다. 특히 손이 뒤로 묶인 채 머리 뒤쪽에 총을 맞은 시신도 여럿 발견됐다. (그동안 묻혀있던 410여 구에 달하는 시체를 성당 앞에서 발견), 신체 일부가 훼손 되는 등 고문 흔적도 역역한 희생자도 있었다. 집단학살 전쟁범죄 상황에 국제 사회도 분노했다.
③ 어느 의용군 지원자는 우리는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지 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전선에서 실제로 싸우고 있는 우리 전우들도 자신들이 무슨 일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군인들은 자신들이 왜 여기 있는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긴다.
④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04.11 대한민국 국회 화상연설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 세계에 마리우폴의 참상을 전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마리우폴은 파괴됐다. 그곳 (마리우폴)에 몇만 명의 사망자들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은 공격작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은 마리우폴 이라는 도시를 초토화시켰다. 러시아군의 초토화 작전으로 도시의 90%가 사라졌다 (미사일 포격으로 완전 폐허가 된 아파트 건물들). 전기도 통신도 모두 끊긴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철저한 봉쇄로 내부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⑤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아는 러시아인은 많지 않다. (마리우폴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러시아 군인들에 대한 보도), 푸틴 정부는 전쟁의 진실은 감춘 채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러시아군이 돕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왜 많은 러시아인이 러시아와 특수작전을 지지하나요?
⑥ 어느 일방의 완벽한 승리 또는 사실상의 승리 가능성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좀 더 유리한 전황을 만들기 위한 싸움은 평화 협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한국전쟁에서도 그랬다. 휴전협상만 한 2년 넘게 했다. 양측의 교전은 상당 부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그 교전은 양측의 상당한 소모를 가져온다.
⑦ 이번 전쟁에서 마리우폴을 장악한다면 러시아는 2014년 강제합병한 크림반도로부터 돈바스를 잇는 육로와 함께 흑해연안의 약 80%를 확보할 수 있다. 마리우폴을 장악하게 되면 결국 크림반도와 마리우폴과 돈바스로 이어지는 이 지역을 과거에 노보로시야 라고 불렸다. 그게 ‘새러시아, 신러시아’ 라는 뜻이다. 그래서 푸틴이 과거에 소련 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면 사실 이 노보로시야는 굉장히 좋은 사례가 된다.
⑧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푸틴은 소련의 제국부활을 꿈꾸며 러시아가 국제 무대에서 다시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이 되는 걸 원하고 있다. 그게 이번 전쟁의 이유고 목적이다. 푸틴은 예전부터 러시아 국민들에게 우크라이나를 하나의 민족, 형제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번 전쟁 역시 형제의 나라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이른바 군사작전을 시행했다고 선전했지만 그 어떤 이유에서든 무력침공을 저지른 나라를 형제라고 부를 수는 없다. 세계 군사력 2위의 러시아와 22위 우크라이나,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열세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가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 약 천만 명이 난민이 되었다. 국경을 넘은 난민 중 상당수는 폴란드에 머물고 있다.
⑨ 유럽연합과 나토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미국이 최첨단 무기지원을 대폭 늘렸다. 이번 전쟁의 분수령이 될 돈바스 전투를 앞두고 또 다시 전운이 감도는 우크라이나, 평화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돈바스 지방에 전면전이 예고된 도시를 지키는 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이렇게 말했다. 폭격 없는 평화로운 하늘이 소중했던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래서 평화를 되찾기 위해 무기를 놓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 지금 우크라이나에 닥친 현실이다. 푸틴이 원하는 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일부라도 점령한 상태에서 전쟁이 마무리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우리처럼 분단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가 겪고 있는 비극이 우크라이나에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와 함께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