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문화답사 - 생거진천
2012년 3월 10일(토)
한국문화답사회(117명 참석)
풍수로 본 진천문화답사
진천은 예로부터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고 하여 살기 좋은 고장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왜 생거진천사후용인(生居鎭川死後龍仁)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많은 설화들이 전해 내려오는 것처럼 진천은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임에 틀림없다. 인구 6만 여명의 작은 도시지만 충북에서 3번째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곳이다.
산이 야트막하나 배후의 산이 넓고 저수지가 있고 산과 천의 조화가 잘 어울어져 풍수해가 나지 않는 대표지역 중의 하나이다. 이곳 진천에는 김유신장군의 탄생지와 태실이 있고 연꽃 모양의 보탑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구곡리에 있는 진천농교(일명 농다리)는 28칸의 마디모양으로 지네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돌다리 중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알려지고 있다.
바로 이 살기 좋은 고장 진천을 한국문화답사회의 15번째의 문화답사지로
다녀오게 되었다. 지난 1월의 강릉 오죽헌과 선교장의 답사, 2월의 단양 구인사와 온달산성에 이어 이번에는 신청자가 많아 버스3대로 증편되었다. 날로 더해가면서 이렇게 참가자가 증가하고 있음은 5차문화산업의 전도를 밝게 한다.
김유신의 탄생지와 태실
위인이 탄생하는 곳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사항이 산천의 정기를 받고 태어나며 태몽이 항상 등장한다. 김유신 장군이 태어나고 자란 생가 터는 태령산 아래 위치하는데 주산으로부터 내려온 기운이 장엄하고 전후좌우의 산들이 잘 둘러싸고 있어 풍수적으로 보면 장풍이 아주 좋은 명당지역에 해당된다. 가장 높은 봉우리로부터 출맥한 주능선이 내려오면서 과협을 지으면서 다시 솟아 오른 봉우리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풍수에서는 기본이 주산은 든든하고 청룡 백호가 바람을 잘 갈무리하며 안산 조산이 있어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아야 한다. 바로 이곳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 중의 하나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출맥한 능선의 기운이 들어오고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은 두 개의 산봉우리가 있어 천마사(天馬砂)에 해당한다. 김유신이 태어난 생가 터는 천마사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우에서 좌로 물이 횡수로 감싸주며 전방의 안산은 주산보다 작아 풍수적 국세가 잘 갖추어진 곳에 해당된다. 안산이 주산보다 크거나 웅장하면 주객이 전도 된다.
별을 품에 안는 아버지 태수의 꿈, 금빛 갑옷 동자를 품에 안는 어머니 만병부인의 꿈, 임신 20개월만에 태어난 옥동자가 바로 화랑 김유신 장군이다. 또한 장군의 태를 묻을 때 하늘에서 신인이 내려와 김유신(595~673)장군의 태를 가지고 갔다하여 태실이 있던 산을 태령산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오늘 그 전설의 현장을 답사 오게 되었다. 이러한 전설들은 1400여년전의 일들이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을 정리한 이야기들이다.
연꽃형의 사찰, 보탑사
보탑사가 위치한 연곡리는 주변이 둥글게 산들이 감싸주고 봉우리와 봉우리가 연결되어 있어 풍수적으로 연꽃형으로 부르는 곳이다. 이러한 연꽃형에서는 가운데 꽃수술 부위가 진혈 자리다. 보덕사의 3층 목탑이 바로 이 꽃수술 부위에 위치한다. 보탑사의 3층 목탑은 보은 법주사의 팔상전과 화순 쌍봉사의 대웅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목탑에 들어간다. 보탑사가 세워진 것은 1996년 최근인데 이곳은 고려시대 절터로 전해지는 곳이다. 경내에 있는 연곡리 석비는 비문이 없어 일명 백비라고 불려진다. 김유신 장군이 삼국을 통일하였듯이 남북이 통일되기를 기원하여 보탑사 3층 목탑을 통일대탑이라고 명명하였다고 하는데 앞으로 1천년 이상 불법이 전파되기를 기원한다. 입지적으로 보면 연꽃형으로 기운이 모이고 우수에 좌쳥룡이 역관되어 물 셀 틈이 없이 잘 짜여진 풍수적 명당지역이다.
정송강사
조선시대 문신이자 시인인 송강 정철(1536~1593)선생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1665년 송시열선생이 고양에 있던 묘를 진천으로 옮기면서 만들어졌 다. 이곳에서 오늘 본 김유신장군의 출생지, 보탑사 그리고 이곳 정송강사의 풍수적 입지를 설명하다. 3개의 입지는 공통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 주산이 든든하다. 둘째 사신사가 잘 갖추어져 바람이 잘 갈무리 되는 곳에 위치한다. 셋째 물은 우에서 좌로 흐르고 청룡이 역관되어 기운을 잘 거두어 준다. 넷째 물이 나가는 수구가 모두 좁게 관쇄가 되어 있다. 절의 자리나, 사당의 자리나, 주거지나 모두 풍수적 기본요건을 충족한다. 고대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풍수적 조건들을 등한시 하지 않았다. 김유신 장군 생가 터는 1400여년이 넘은 터이고, 보탑사 터도 이미 고려시대부터 절터로 이어왔다. 정송강사 터는 조선시대 송시열선생이 잡은 터다. 생거진천사후용인이라고 하는데 김대중 대통령은 부모 묘를 하의도에서 용인으로 이장을 한 바가 있다. 과연 터는 중요한가? 오늘 오전 3곳을 돌아보면서 다시 공통적인 요소가 눈에 들어온다. 풍수지리 과연 믿을 만한 것인가? 매우 과학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혹되게 비판하는 사람들도 보게 된다. 매월 문화답사를 하면서 고대로부터 이어오는 유적지가 어떤 공통적인 인자들이 있는지 살펴보게 되면 조금이나마 자연의 섭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진천 문백초등학교 앞 식당에서 점심을 들고 진천농교로 이동하다.
진천농교, 농다리
다리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려시대로부터 계속 이어오는 다리 진천농교, 일명 농다리라고 한다. 시멘트도 쓰지 않고 놓은 다리가 어떻게 1천년 이상을 버텨왔을까? 바로 이곳에 조상의 지혜가 숨겨져 있다. 풍수에서는 직거수나 직룡을 매우 꺼려한다. 살기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다리를 놓으면서도 직다리로 놓지 않았다. 지네모양으로 다리에 곡선개념을 도입하였다. 그래야 물살의 마찰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돌마디도 28마디로 구성하였다. 28마디는 별자리 28수에서 따온 것이다. 삼성의 이병철회장이 태평로에 삼성사옥을 건축하면서 빌딩의 높이를 28층으로 하였는데 당시에 28층이 승인이 나지 않아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야 28층을 지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빌딩을 지어도 몇 층으로 지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반영하는 것이다. 이회장은 특별히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사업을 시작할 때도 쌀 3만석을 물려받았고 공장부지나 사무실 호수도 3번지 또는 3호실을 선호하였다. 회사이름도 삼성으로 짓고 사옥의 빌딩도 3개동으로 건축하였다. 삼은 완전 숫자이며 3은 아침을 상징하고 봄을 상징하며 무궁한 성장을 상징한다. 그렇듯 돌다리를 놓으면서도 몇 마디로 할 것인가를 이미 고려시대에도 적용하였다. 해외에서도 보면 고속도로를 놓거나 터널을 낼 때도 직선으로 하지 않는데 상하좌우 변화를 주어야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살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풍수라는 용어는 다르지만 삶의 현장에 적용하는 개념은 같은 것이다. 오랜 경험과 관찰에서 발견한 지혜들이다. 오늘 진천 문화현장을 살펴보면서 어떠한 사상이 공통적으로 지배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본다.
진천의 재래시장
시장이 서는 곳은 물이 모이는 곳이다. 물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 정보가 모이고, 정보가 모이는 곳에 돈이 모인다. 김유신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 길상사로 가는 일정인데 진천의 재래시장을 들려보자고 한다. 과연 이곳 재래시장도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하여 점검하다. 같이 간 일행들은 냉이, 달래 등 시장에 나온 물건들 구경 및 사는 것에 열심인데 주변의 지세를 살피는데 시간을 소비하다. 5일장이 서는 곳, 진천은 5일과 10일이 장날이라고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인구 6만명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 시장의 규모가 제법 크다. 주말에는 관광버스가 몇 대씩이나 다녀간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곳 또한 정확히 물이 모이는 곳에 장이 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내에 백화점 자리를 보아도 물이 모이는 낮은 지대에 백화점이 위치하고 있고 높은 곳에 자리 잡았던 백화점은 문을 닫고 말았다.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청계천시장 모두 물이 모이는 곳에 위치한다. 요즘 지하철 역을 보더라도 사람들이 붐비는 곳은 낮은 곳에 위치한 지하철역이다. 특히 물이 합수되는 지점, 지하철이 환승되는 지점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은 풍수적으로 보면 당연한 것이다. 오늘 진천의 재래시장을 둘러보며 다시금 장사 잘 되는 시장의 입지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진천 종박물관
진천 백곡저수지 옆, 역사테마 공원 안에 진천 종 박물관이 자리 잡았다.
"영혼을 깨우는 아름다운 소리, 범종의 울림이 있는 종 박물관", 범종에 대한 예술적 가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종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건립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진천은 삼국시대로부터 이미 고대 철 생산지로 자리한 곳, 그런 이력이 종 박물관이 들어선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진천의 역사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종 박물관은 가운데 종의 모형을 두고 종의 역사와 기술에 대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잘 구성하였다. 이러한 테마공원이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지방을 찾게 되는 의미 있는 박물관이 되지 않을까? 제15차 문화답사를 참가하면서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금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좋은 문화답사를 기획하고 수고한 집행부, 그리고 함께 참여한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더욱이 오고가는 중에 틈틈이 풍수지리를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고 또한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회원님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첫댓글 자세히 설명한 답사 내용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꽃피는 오월에 다시 한번 가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은 나라,,,,
갈 곳이 많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