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주요 SOC 건설 사업관리 실태 감사서 이같이 발표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해당 터널의 투시도. 사진=다산컨설턴트
한 건설사가 고속도로 터널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을 초래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원장 최재해)이 지난 11일 공개한 '주요 SOC(고속도로) 건설 사업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건설사는 지난 2017년 4월 5일 한국도로공사(사장 함진규)로부터 충청도의 한 고속도로 건설사업 공사현장에서 일부 터널에 대한 공사계약을 수주, 2024년 12월 31일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해당 터널은 서울 강동구 도심을 통과하고 있으며, 통상적인 제트팬 방식이 아닌 풍도슬래브로 구획된 풍도를 통해 연기를 배기하는 반횡류식 환기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도(風道)슬래브란 내화 및 내수성을 확보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환기구로, 터널 및 지하차도 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의 확산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약 14m 규모의 터널 양쪽 끝단에 미리 긴장력을 가한 PS강선을 매설해 제작하고 있는데, 본래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풍도슬래브 하부에 PS강선 및 철근콘크리트를 보호할 수 있도록 블록과 블록 사이에 내화패널 등의 내화재를 부착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의 조사 결과, 해당 건설사가 지난 2019년 12월 2일 자재수급의 불안정을 해소하겠다는 명목으로 내화패널을 사용하는 기존의 공법 대신 내화재를 넣지 않는 설계안을 제출했으며, 한국도로공사 또한 같은 해 12월 9일 이를 그대로 승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2015년 7월 제시한 ‘설계변경 관리절차 개선방안’에서 당초 설계에 적용된 신기술, 특허공법 등을 변경할 때에는 한국도로공사 본부의 건설처와 사전협의를 해야 하며, 그 절차를 이행하기 전에는 세부실시설계 등 관련 업무의 추진을 금지토록 규정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로 인해 해당 터널에 있는 철근콘크리트 상판 이음부에 내화재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으며, 하마터면 화재 발생 시 그 상판들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 5명을 포함해 총 46명의 인명피해가 일어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는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감사원은 현장에서 철근콘크리트 블록의 이음부에 내화재를 전혀 충진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품질기준에 미달한 풍도슬래브의 보강방법을 마련하고 품질시험 재실시 및 보강 또는 재시공을 지시했다.
또한 설계서 검토 및 품질확인 업무를 소홀히 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를 인사규정 제35조에 따라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내리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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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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