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 10구간 일시 : 2011.4.3(일)
일행 : 용두팔 10명 (김규일,김상현,김성권,김세봉,김종권,박찬정,송봉환,송재혁,이장원,조병국)
날씨 : 산행하기 좋음. 다소 더움.
구간 : 솔고개 - 신원당삼거리 [솔고개(10:10) - 노고산(11:57) - 중식(43분간, 12:40출발) - 371도로(14:08) - 숫돌고개(15:33)- 농협대학-(16:27) - 하산주겸 석식(1시간)- 신원당삼거리(18:30)]
거리 : 도상거리-17km, 걸은거리(19.8km)
시간 : 10:10 - 18:30 (8시간 20분, 휴식 포함) 휴식(2시간 23분) : 노고산(중식, 43분), 오송고개(막걸리, 40분), 서삼릉(석식겸 하산주, 1시간)
이제 울뚝불뚝 솟은 암봉 도봉과 북한산을 멀리 해야할 때가 되었나 보다.
그렇지만 바로 헤어仄� 아쉬워 솔고개를 사이에 두고 노고산에 오른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대성산, 광덕산, 국망봉, 운악산, 불곡산을 일으키고 또 한번 힘을 모은 도봉산, 북한산을 건너보며 솔고개에서 시작해 신원당 삼거리에 이르는 한북정맥 10구간을 걷는다.
이번 구간은 487m 노고산을 정점으로 꾸준한 내림길이다.
노고산까지는 역시 인위적인 장애물인 군부대 철조망을 극복할 수 없어 돌고, 이후에도 돌고 돈다. 국도 1호선 숫돌고개를 지나면서 정맥길은 골프장과 농협대학등의 시설물로 능선이 흩어져 대부분 도로를 따라 걷게 되어있다.
어머님 돌아가신 후로 100일 탈상때 까지 거르지 않고 아침저녁 상식하고, 초하루 보름으로 삭망을 지내고 있는데 다행이도 지금까지 삭망은 토요일 이거나 일요일 이어서 여유있게 지낼 수 있었는데 이번은 한북정맥 산행일과 삭망일이 겹쳤다. 둘 다 날짜를 변경할 수 없는 일이기에 산행 출발 시간을 좀 늦추고 삭망례 시간을 좀 앞당기기로 하였는데 함께하는 친구들이 허락해 주어 고마울 따름이다.
고속버스, 지하철, 노선버스를 바꿔 타며 솔고개에 10시에 도착했는데, 만나기로 한 9시 30분을 훨씬 넘긴 시간이었다. 미리와 있던 친구들에게 미안하다.
솔고개에서 바로 정맥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부대 정문에서 우측으로 돌아 마을로 들어서 능선을 찾아 오른다.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는 정맥길은 어쩔 수 없이 걷지 못하고 주 능선에 도착하기 까지는 작은 도랑도 건너고 계곡 같은 곳도 지난다. 주능선에 도착하면 다시 철조망이어서 우회하고.. 청룡사 입구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면 정상부에 시설물이 있는 노고산이 가깝게 앞쪽으로 보인다. 노고산에 이르는 군사도로를 만나 부대 정문까지 가서 좌측으로 우회하여 헬기장에 도착한다.
니들이 게 맛을 알어..?
김치통 두 개에 가득 영덕대게를 준비해 왔다. 좀 무식한 김성권이.. 참석한 인원 10명이 두 마리씩 먹을 수 있도록 배낭 안에는 모두 영덕 대게 였던 것이다. 들머리부터 함께 산행한 일산 산다는 여인네 1명도 함께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모두 부족함이 없었는데 막걸리를 준비하지 못해 시원함을 맛보지 못 한 것이 아쉽다. 허지만 사패산부터 오봉까지의 도봉산 구간과 북한산의 인수봉, 백운대, 노적봉이 모두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일단의 무리가 도착하여 자리 잡고 왁자지껄 해질 때 우리는 자리를 정리하고 출발한다. 출발이 늦은 만큼 부지런히 걸어야 할 것이다. 계속 내림길이 이어지다 옥녀봉 오름길을 오르면 다시 군부대 철조과 초병이 있는 초소를 만나고 잠시 쉬고 우측 내림길로 내려선다. 큰 절개지로 갈라놓은 371번 도로를 건너 숫돌고개를 향하여 간다. 길은 편안하나 시원한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다. 오송고개를 지났을 때 총무 조병국 동문이 막걸리 사러 삼송리 마을로 내려가고 일행은 덕분에 한참 쉬며 맥주와 막걸리로 시원함을 채운다.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았는지 목이 잠기고 재채기가 쏟아진다.
국도 1호선 통일로를 건넌다.
통일로 검문소가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오래전 고양 할머니 산소에 성묘 갈 때면 지나야 했던 검문소 그리고 곧 나타나는 고갯길. 그 고갯길이 숫돌고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오늘 그 고개를 건넌다. 새삼 새로워서 표지기를 하나 매단다. 건너엔 군부대 정문이고 그 좌측 마을 길로 접어들어 우회한다. 이 곳은 부대 담장을 끼고 돌 수 도 없어 아예 마을로 들어가 재활용 수거함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하여 골목길을 통해 뒷 동산으로 오른다. 도처에 오솔길이 갈래 쳐 있어 선두와 후미의 거리를 좁혀 가자고 재혁이가 대열을 정비하고..
우측은 뉴코리아 골프장, 좌측은 홍익교회 수련원 부지, 앞에는 농협대학교. 다투어 철조망을 둘려쳐 놓아 정맥은 흩어지고 갈라지고 찢어져 있다. 80년대 중반 농협대학교에 출강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한적한 시골에 터 잡은 교정. 내가 있던 대학과는 비교되는 착한 학생들.. 지금도 다른 곳에 비하면 전원 속에 있지만 많이 번잡해진 것 같다. 농협대 정문부터 서삼릉 삼거리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 까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다. 좌측의 한양컨트리클럽 경계를 따라, 좌측의 대천 낚시터를 지나 신선한 채소가 자라는 비닐 하우스도 지나고.. GPS는 한북정맥 길임을 알리지만 지형은 이미 분수령인 정맥 길이 아니다. 서삼릉 갈림길에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종착점에 도착하기 전이지만 미리 하산주를 하자고.. 그리하여 도착 20분전 쯤에 있는 음식점에서 코다리찜과 쭈꾸미볶음 그리고 보리밥으로 하산주 겸 이른 저녁을 한다. 한 시간을 여유있게 보내고 도착한 신원당 삼거리는 39번 외관순환 고속도로 밑을 지나 경원선 철도와 나란히 가는 도로다.
수락산을 뚫고 사패산을 지나 인천으로 달려가는 고속도로 위에 석양이 걸려있다. 그 길 위에 뿌려진 사연도 많을 것이다.
고갯마루에서 화정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 고속버스로 원주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
벌써 산중엔 생강 꽃이 터졌다. 노고산 양지바른 곳에 노란 들꽃도 피었고.. 작년 5월 잔설이 남아 있는 도마치봉 야영으로 비롯된 한북정맥이 한 구간 남아 있다. 한 가지의 마감은 또 다른 것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