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피부과 의학용어는 바로 ‘콜라겐’과 ‘엘라스틴’이다. 워낙 화장품 광고나 잡지에서 많이 노출되는 단어이기도 하거니와 사실 피부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물질이기 때문에 콜라겐과 엘라스틴은 알아서 손해 볼 것 없다.
이 콜라겐과 엘라스틴은 우리 피부 중 ‘진피’ 즉, 진짜 피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이며 이러한 진짜피부(진피) 밖에는 표피라고 해서 각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어 탈락시키는 노동을 하면서 매일 탈락이 되어야 하는 불쌍한 운명의 피부조직이 있고 그 안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진짜 피부가 바로 진피이다. 그리고 콜라겐(교원질)은 이 진피조직에서의 골격을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이다.
이는 건물을 짓는 공사장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철근들을 떠올리면 간단하다. 건물을 지을 때 철근이 충분하면 견고한 골격의 건물이 되는 것이고 철근이 부족하면 그 건물의 골격은 약하다고 볼 수 밖에 없으며 피부에서도 똑같이 적용해보자면 콜라겐이 충분하면 피부는 견고한 것이고 콜라겐이 부족하면 그 피부는 약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즉, 콜라겐은 피부의 견고함과 강함을 결정해준다.
우스갯소리지만 간간히 매운 닭발을 먹거나 돼지껍데기 구이를 맛나게 먹으며 콜라겐이 보충될 것이라 기대하는 친구들을 보게 되는데 그냥 술안주는 술안주로 만족하길 바란다. 거 먹어서 얼마나 보충될 것이며 콜라겐 먹는다고 콜라겐이 흡수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닭껍질 많이 먹으면 닭살되어버릴라.
이렇게 콜라겐이 피부의 골격을 담당한다면 엘라스틴(탄력섬유), 정확하게 말하자면 엘라스틱 파이버는 말 그대로 고무줄 역할을 담당하는 단백질이다. 예전에 재미나게 봤던 PIXAR제작의 가족 액션 활극 에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서 팔다리 온몸이 자유자재로 쭉쭉 늘어나는 극 중 엄마의 이름이 엘라스틴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이해가 쉽다.
예를 들어 엄지손가락으로 친구의 볼을 꾸욱 눌렀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친구의 볼에 엄지손가락 모양의 움푹 들어간 자국이 그대로 남아버린다면 아마도 그 친구는 당신의 볼에 가운데 손가락으로 더 큰 응징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친구의 볼은 금새 다시 탱탱하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엘라스틴이다. 즉, 우리 피부는 엘라스틴 때문에 마구마구 눌러도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연히 단백질의 소모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예전처럼 잘 먹고 잘 쉬고 운동하는데도 불구하고 뱃살은 늘어지고 팔다리의 근육은 얇아지듯이 탱탱하던 볼은 점점 말라가면서 주름이 잡히게 된다. 이렇듯 노화란 어쩔 수 없다. 콜라겐과 엘라스틴도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들게 되고 세월의 쓸쓸함과 청춘의 그리움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는 게 바로 노화다. 다만 우리 피부가 노화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다면, 그리고 좀 더 곱게 늙고 싶다면 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서서히 덜 빠지게 노력해 볼 수는 있다. 번거로운 피부 관리가 아니고 복잡한 화장품을 순서대로 빼곡하게 늘어놓는 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을 보다 많이 섭취하고 물을 자주 많이 마시며 얼굴이 전체적으로 따듯해질 수 있도록 손바닥의 부드러운 부분을 이용해서 지그시 누르거나 자주 비벼주는 게 그 방법이다. 어차피 화장품은 피부에 백날 발라봤자 진짜피부(진피)층 근처에 가기도 힘들뿐더러 피부 겉에서 맴돌다 없어지는 게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길 권한다.
민중의 소리 10주년 기념을 축하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그래왔듯 진정 민중들에게 콜라겐과 엘라스틴같이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적어도 내가 아는 유일한 좋은 사람들의 집단인 민중의 소리여. 영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