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리나라가 참가하지 않았던 FIBA ASIA CUP에서 인도가 중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한때 아시아 농구계에서 붐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는 몽골이 핫이슈입니다. 몽골 농구 대표팀은 2002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에게 65-145로 대패했던 팀인데요. 당시 우리나라가 기록한 145점은 아시안게임 역대 최고 득점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몽골은 이대회에서 꼴찌인 12위를 기록했지요. 가장 최근 열렸던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도 몽골은 대한민국에게 66:115로 패했으며 대회 최종9위에 그쳤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몽골은 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며 엄청난 돌풍을 일으킵니다. 예선리그에서 홍콩을 86:77, 몰디브를 112:54로 꺾으며 2연승을 달리다가 쿠웨이트에게 자유투 버저비터를 맞으며 81:82로 패한 몽골은 2승 1패로 본선 12강 리그에 진출했습니다. 사실 여기서 저는 몽골이 약체로 생각했기에 몽골이 올라온 것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몽골의 돌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시아의 강호로 여겨졌던 조던의 나라 요르단을 83:74로 꺾은 것입니다.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사고를 치고 말았죠.. 금메달을 노리던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전반전 팽팽한 경기를 펼쳤지만 지친 체력과 얕은 선수층탓에 후반에 무너지며 67:90으로 패배했지만 몽골의 저력은 국내 농구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줬습니다. 특히 9번 퉁갈락 산치르 선수와 10번 밧투브신 빌궁 선수의 활약은 정말 두드러졌습니다. 산치르 선수는 돌파, 슛, 패싱능력 모든 것이 뛰어나 한국 선수들도 수비에 애를 먹었습니다. 이 선수는 한국의 내외곽을 휘젓고 다니며 24득점을 해냈습니다. 10번 빌궁 선수도 13득점이나 해냈지요.. 농구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농구 변방의 국가 몽골은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성장했을까요?
궁금증이 생긴 필자는 필리핀 얘기를 쓸때보다도 엄청난 호기심과 열정이 생겨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몽골 농구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네이버에는 손대범 편집장님께서 쓰신 기사와 밧투브신 빌궁이 한국에서 고등학교때까지 선수생활을 했다는 정도밖에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몽골 농구협회는 홈페이지조차도 갖추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위대했습니다. 몽골 농구리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알려주더군요 .. 하지만 스탯, 선수명단, 팀명단 등의 다양한 정보를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결국 페이스북을 통해 몽골리그 페이스북 관리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글을 공개적으로 써버려서 여러 몽골 분들로부터 친구추가가 오고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요.. 이제 저만 독점하고 있던 엄청난 정보들을 큰맘먹고 여러분들께 공유해보겠습니다.
몽골은 농구는 인기 스포츠가 아니었습니다. 척박한 땅에 추워서 농구를 하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스모, 복싱, 유도 등이 몽골의 인기 스포츠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몽골 팀의 선전으로 농구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몽골 리그는 1994년 Mongolian basketball association의 주최로 창설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있습니다. 하지만 2년전부터 MBA가 아닌 Mongolian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에서 운영 관리를 해오고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MBA는 2년동안 아무 리그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하네요.. 무슨 속사정인지까지는 듣지 못했습니다만 단체 두개가 아예 갈라진듯 합니다. 몽골 리그는 Super League라는 1부리그가 있으며 그 밑에 A-League, D-League라는 리그로 3부리그까지 있다고 하네요 .. 우리보다 낫네요 ㅠㅠ Super League라고 불리는 몽골 리그는 작년에는 7개 팀으로 구성되어 리그를 펼쳤으며 이번 시즌부터는 10개팀으로 확대하여 리그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Super League는 프로 리그가 아닌 실업 리그에 가까우며 선수들은 모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퉁갈락 산치르(TUNGALAG Sanchir) 선수는 Insurance manager, 밧투브신 빌궁(BATTUVSHIN Bilguun) 선수는 은행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며 5번배번을 달고 뛰는 뭉크바야르 바드라흐(MUNKHBAYAR Badrakh) 선수는 무려 의사라고 하네요!! 리그는 12분 4쿼터로 진행되며 3라운드 18경기가 치러지고 플레이오프가 치러집니다. 2년 전부터 MNBA가 관리하게 되면서 외국인선수제도도 도입되었다고 하는데요. 용병은 3명 보유, 2명 출전하는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거의 미국 선수가 대부분이라고 하네요.. 몽골 팬들도 외국인선수 혹은 용병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미국 선수라고 부르더군요.. 경기 스타일도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니 미국식에 가깝더라구요. 저번 시즌 우승팀은 SBL 카신 쿨레구드 벡스(SBL Khasyn Khuleguud Becks)라는 팀이구요. 이 팀에는 몽골 대표팀의 에이스 2명인 밧투브신 빌궁과 퉁갈락 산치르가 소속되있는 팀이라고 합니다. 정규리그도 12승 6패로 우승을 차지했고 플레이오프도 우승했다고 하네요. Season MVP는 밧투브신 빌궁 선수가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 선수는 경기당 20.7득점 9.1 리바운드 3.9 어시스트 2.5 스틸 2.3 블락의 활약을 보여주며 MVP에 선정되었습니다. 빌궁선수는 이뿐만 아니라 엄청난 탄력으로 올스타전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도 덩크왕에 선발되었다고 하니 몽골에서는 정말 대스타라고 불릴만하네요. 밧투브신 빌궁 선수는 한국에 중3때 입국하여 대진고등학교에서 3년간 선수생활을 하고 동국대에 입학하기로 되어있었고 동계훈련까지 받았다고 하는데요. 귀화절차까지 거의 다 밟은 상태에서 한국의 학원 스포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동국대에 입학하지 않고 돌연 몽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팀에는 빌궁 선수에게 못지않게 퉁갈락 산치르 선수의 활약도 대단했는데요. 지난 시즌 리그에서 28.1득점 4.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빌궁 선수와 함께 팀을 이끌었습니다. 이 선수는 개막 후 7경기까지 평균득점이 무려 37점에 달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득점력을 보여줬습니다. 종종 덩크도 꽂으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선수들은 보통 1,000,000 MNT(몽골투그릭)을 받고 Top Player들은 2,500,000~3,000,000 MNT(투그릭)을 월급으로 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보통 선수들은 한달에 57만원 정도를 농구선수로서 벌고 있으며 정상급 선수들은 많게는 170만원정도를 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용병의 보수는 보통 월 1000$~2500$ 정도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플레이오프 우승팀에게는 30,000$의 상금이 주어진다고 하네요
2부리그,3부리그격인 A-League, D-League는 있는지도 모르는 몽골팬들도 많고 해서 정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2년 전부터 몽골 리그는 활성화되었지만 국가대표팀에 대한 투자는 10년전부터 이뤄졌습니다. 2005년 전 성균관대 감독이었던 박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큰 투자를 시작했던 몽골은 이후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발전해나갔습니다. 심판강습회와 우리나라 대학 팀이 몽골에 가서 교류전을 하고 미국 프로팀과도 교류전을 여러차례 가졌습니다. 또한 한국으로 유학가는 몽골 선수들도 많아졌습니다. 현재 강호일, 강바일 쌍둥이와 이성 그리고 귀화를 꿈꾸는 히시게 벌드수흐 등 몇몇 선수들이 몽골 출신입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으로 귀화하지 않고 몽골 농구대표팀을 빛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한국으로 귀화를 하려는 선수들이 많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밧투브신 빌궁 선수도 귀화하려 했었고요. 또한 앞서 언급했던 외국인선수제도 또한 몽골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한몫 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뿐만 아니라 퉁갈락 선수는 하루에 슛 연습을 1500개씩 한다고 하는 등 선수들의 열정 또한 엄청나보입니다. 농구선수 외의 다른 직장을 가진 선수들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통해 몽골 농구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멉니다. 몽골 농구선수들은 농구만으로 먹고살기가 힘듭니다. 스폰서가 부족하여 선수들은 일과 농구를 병행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처럼 기업들이 나서서 스폰서를 해주기가 힘든가봅니다. 지난 시즌 하이라이트를 보니 펩시에서 스폰서를 해주긴 하던데 자세한 스폰서 현황은 잘 모르겠네요 .. 앞서 언급했듯이 농구 협회의 홈페이지조차 없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기록을 팬들도 여기저기 뒤져봐야 찾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탓에 경기 내적으로도 아직 너무나 어이없는 턴오버들이 연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선수층도 얇구요 .. 퉁갈락, 밧투브신 이 두선수에게 많이 의존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많은 선수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서 2015년 열리는 ABC대회에서는 입상권으로 진입하는 몽골 농구 국가대표팀을 보고 싶습니다.
5일간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3승 2패로 선전하며 8강리그에 진출한 몽골 대표팀, 남은 경기에서도 선전을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몽골팀 에이스였던 Tungalag Sanchir 선수의 스페셜 영상을 첨부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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