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와 하남시에 위치한 남한산(522m)성
산행코스 ;산성역(8호선)-남한산성 남문(지화문)-수어장대(청량산483m)-서문(우익문)-연주봉- 북문(전승문)-산성마을
산행시간 ; 9시 40분 - 2시 10 분 약4시간 30분
8세기 중반에 조성된 통일신라 군수물자 저장하는 특수창고 설치한 주장성의 옛터, 조선시대 주봉인 청량산을 중심으로 북쪽 연주봉(467.6m) 동쪽으로는 망월봉(502m) 벌봉(515m) 남쪽으로도 여러 봉우리 연결하여 성벽을 쌓고 외성과 옹성도 세운 산성으로 장대 돈 대 보 누 암문등의 방어시설과 군사 훈련시설이 남아 2014년 6월 카타르도하 유네스코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9시 30분 8호선 산성역, 약속시간 10분전에 거의 모든 회원님들 도착하십니다. 12기의 부회장이신 김성철님은 등산화가 아니십니다. 지난 주말 축구를 너무 열심히 해서 종아리에 탈이나 오늘 산행은 못하시지만, 산행 약속했으니 배웅하러 나오셨답니다. 아침 일찍 거의 한시간이 걸리는 전철의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와 주시고 거금 십 만원까지 후원금으로 주십니다. 우리 산악회 멋지신 회원님들, 막 자랑하고 싶습니다. 시간에 딱 맞추어 강태식님, 잽싸게 날라오시고 문혜란님 10분 지각, 미안해 어쩔줄 모르시는데, 전철패스까지 길을 막습니다. 갈아타는 곳에서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서 늦으셨다고 하십니다.
회원님 18분 출발하십니다. 출구로 나오니 찬바람 하나 없는 온화한 봄날 같은 날씨에 이삼순님의 곱게 물들인 붉은 긴 머릿결이 햇빛에 반짝거립니다. 앞머리는 귀엽게 일자로 자르셨습니다. 폭포공원에서 준비운동하고 도중 합류하시는 김희배님을 기다리며 동장군을 잠깐 쫒아낸 12월의 장한 햇살을 즐깁니다. 얼굴에 반창고를 잔뜩 부치고 오신 이영목님에게 삼순님 썬로션을 정성스럽게 발라줍니다. 얼굴의 검버섯과 점을 치료하시고 반창고를 부치신 이영목님 며칠 후면 말끔한 피부로 삼순님 빼앗아갔다는 도둑놈 소리는 이제 듣지 않으시겠습니다. 일자 앞머리에 붉은 긴머리때문에 좀 아슬하지만 말입니다.
산성 둘레길이라 포장된 길은 아니더라도 완만한 경사를 기대했는데, 처음부터 왠일인지 경사가 높습니다. 선두를 서신 늘씬한 키에 올라간 엉덩이가 닮은 대장님과 정우열님을 따라 가기가 힘이 듭니다. 뒤처지지 않게 부지런히 따라 가시는 문혜란님, 가방에서 모자를 꺼내십니다. 단풍잎이 달린 갈색모자, 이제야 오늘의 복장완성, 일주일에 두 번씩 카톨릭 병원에서 하시는 호스피스 활동이 지금껏 했던 무슨 취미활동보다 더욱 마음에 기쁨과 평안을 주신다고 하십니다. 남을 위한 봉사가 자기에게 모두 기쁨과 즐거움으로 다시 돌아오는지 언제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하십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처음 마의 30분이 지나자 심장도 단련이 되었는지 이제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흙산이라 멋진 돌이 빚어내는 풍광은 없어도 눈썰매장처럼 매끈하게 잘빠진 계곡이 낙엽썰매를 타기엔 딱 제격입니다.
차로 10분이면 올라올 남문 정상을 1시간 30분 뚜벅이로 보람차게 숨차게 걸어 올라왔습니다. 수백년된 느티나무 세그루가 이곳이 정문임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인조임금이 이곳에 피신했을 때 권규택님의 조상님께서 임금님을 보좌하는 높은 벼슬의 관리셨다 하십니다. 문관 학자 집안으로 대를 이으셔 조상님 족보 관리도 잘하시는 회원님이십니다. 그 옛날 작전본부 수어장대에서 강태식님 힘차게 팔을 휘둘러 펼치며 사진을 찍습니다. 마치 병자호란때 적장에게 당한 패배의 설욕을 떨치며 다시금 주먹을 불끈쥐는 장수처럼, 8도의 승군을 동원해서 숭군들의 눈물로 축성한 끝없이 이어지는 산성길 아래, 발사를 기다리는 위성처럼 하늘로 높이 솟아오른 제2롯데월드가 제일 먼저 눈에 띄고, 위례신도시도 보이고, 가까이에는 미군만이 이용한다는 족히 두코스는 되어 보이는 골프장이 환하게 보입니다. 그 비싼 땅에. 내 땅이어도 내 땅이라 말하지 못하는... 기막힌 현실
겨울산에서 따끈한 라면보다 맛있는 음식이 또 어디 있으랴, 이도 쉬운 일이 아닌지 이영목님이 인간 바람막이로 계속 서있고 대장님, 젖가락으로 저어가며 두세차례 끓여, 고개빼고 한참을 기다린 회원님들에게 보들보들한 면 한 젖가락씩이 돌아갑니다. 끓이시면서도 펼쳐 놓은 음식 가운데 구운 옥수수를 재빨리 챙기시는게, 대장님, 군옥수수 많이 좋아하시나봅니다. 옥수수 먹방 귀신은 강명숙님인데, 귀뜸이라도 해드려야겠습니다.
하산길에 만난 가장 높이 쌓아 올린 북문 전승문의 위용은 문 양쪽에서 휘날리는 붉은 깃발과 함께 더해져 진군을 알리는 북소리가 둥둥둥 울리는 듯 합니다. 전승이라는 이름만으로 전해오는 가슴 벅찬 희열.
대장님, 우리를 봄날같은 좋은 날씨에 둘레길이 아닌 산길로 더 걷게 하시려는지 예정했던 하산 코스를 북문쪽 아래로 변경하십니다. 변경된 경로로 하산해서 마천역까지 다다를 대중교통 시간을 알아보라 하시니 이영목님, 내려오시는 내내 티맵을 작동해 들어가며 전화기로 검색하고 어딘가 통화도 하시더니, 한적한 하남쪽 일차선 도로에 다다를 때 까지 별성과가 없으신 듯 그저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마천역까지 갈 수 있다 하십니다.
지나가는 차도 보이지 않는 마천역까지 너무 머언길, 모두가 길가에서 서성일 때 지붕달린 트럭 한대가 우리 일행 옆에 서더니, 조수석에서 이영목님 내리십니다. 트럭을 타고 가시자 합니다. 공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차로 가서 부탁하신 겁니다. 이영목님 짱, 어두운 짐칸이라도 어디입니까, 아침에 산성역 앞에 주차해놓은 차 있는 곳으로 가느라 다른 둘레길로 하산하신 정우열님 김미순님 이삼순님을 제외한 15명의 인원 모두가 냉큼 트럭에 오릅니다. 제일 미모의 문혜란님을 운전석에 타시고, 우린 버려진 짐처럼 어두운 트럭에서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며 앉아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단성배님 고개를 숙이고 단잠에 빠져 있습니다. 마치 시리아 난민같다, 우리 섬으로 팔려 가는거 아니냐, 제대로 마천역까지 갈 수 있을까, 동갑내기 59년생 강명숙님이 이영목님 갑장이 너무 오랜만에 자랑스럽다 칭찬하시고, 깔깔거리며 웅성거리다 보니 어느새 정말 꿈속 같이 휘장이 걷히고 밝은 빛이 보입니다. 거의 40분 걸려 도착한 마천역입니다. 와 정말 이런 기사님도 계시구나. 행선지와 방향이 다른데도, 기꺼이 15명의 발이 되어주신 원단 회사 사장님, 한시간이나 절약하여 우리에게 사우나시간과 뒤풀이 회식시간 늦지 않게 해주신 사장님 고맙습니다. 남한산성 자락 인심은 정말 찰지고 정듬뿍 살아 있습니다.
송년산행, 송년회 뒤풀이에선 섬진강에서 공수해온 벚굴로 만든 전, 돼지고기 수육, 팥죽과 묵은지 돼지 김치찌개, 흑미떡 영양만점 푸짐한 식탹의 식사비용을 동호회 권오기 회장님께서 모두 협찬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단감을 두상자나 이고 지고 오셔서 나누어주신 정숙호 대표님 또한 고맙습니다.
참석자 명단
권영안, 김미순, 김현수, 함진숙, 이영목, 왕종률, 이건두, 문혜란, 이삼순, 권규택, 강명숙, 김영태, 강태식, 최민호, 단성배, 김경보
정우열, 김희배 이상 18명
첫댓글 송년산행 모두 무탈하게 산행하시고 많은 도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