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6. 주일예배설교
창세기 1장 1~2절
혼돈? 공허? 흑암? 아닙니다!
■ 국내외 정세를 한 마디로 묘사한다면, ‘혼란’ 또는 ‘혼돈’일 것입니다. 막무가내로 ‘미국우선무역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을 펼치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국제 정세는 일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막무가내로 계엄을 선포하여 영구집권이라는 망상을 꿈꿨던 윤석열로 인해 국내 사정은 일대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이런 상황들이 몰고 온 혼란은 미래 예측에 혼돈을 주고 있고, 국민의 일상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국론은 양분되었고, 극단의 갈등이 나라를 혼돈에 집어넣었습니다.
이런 국내외 정세를 생각하면, 기도를 쉴 수가 없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기도하는 것은, 두 가지 태도의 기도입니다. 하나는, 간구이고, 다른 하나는, 신앙고백입니다. 간구는, 이 혼란/혼돈을 어서 끝내주십사 하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로 인한 영육 간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고백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본다는 고백입니다. 이 혼란 안에 일하시는 하나님 정확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러한 국내외의 혼란을 대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이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읽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 방금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세상 창조를 막 시작하셨을 때의 형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2절입니다. “땅이 혼돈(형체가 없는 상태)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하나님의 강한 바람)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묘사된 형편만으로는 모든 상황과 사정이 어수선하고, 질서가 없고, 앞뒤가 없고, 종잡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여기서 끝인가?’라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의 상태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형편과 사정이 어수선해지면, 물론 사정의 정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우리의 태도는 부정적이 됩니다. ‘여기서 끝인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부정적인 말을 내놓게 됩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는데... 어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과 말이 부정적인 데는 한 가지 사실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일하심’입니다. 상황이 일어난 시간과 공간은, 단순한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게 보이겠지만, 그 상황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시간이고 공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 상황이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사회적이든 다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그렇기에 그 상황은 ‘하나님의 일하고 계심’입니다. 진행형입니다. 완료형이 아닙니다.
이럼에도 우리의 생각과 말이 부정적인 데는 2절의 상반절만 읽기 때문입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까지만 읽기 때문입니다. 상황의 혼돈과 공허와 흑암만을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절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가 끝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만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2절 하반절을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혼돈과 공허와 흑암 위에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신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시 끝까지 읽어보십시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그리고 하반절을 주목하십시오.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어떻습니까?
2절에서 읽은 혼돈은 ‘카오스’입니다. 형체가 없는 상태이기에 종잡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카오스는 하나님의 질서입니다. 하나님이 질서를 잡으시고 만드시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카오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참으로 카오스는 하나님의 질서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만난 국내외 정세의 혼란과 혼돈을 다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가 끝인가?”와 같은 부정적 이해가 아닌,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는구나!”라는 이해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계실까요?
1.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진보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십니다. 어떤 이들은 혼란과 혼돈을 두고 역사의 퇴보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하나님의 일은 결론이 선이시기에 모든 일을 진보시키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질서로 만들어 가시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퇴보가 아니라 진보입니다.
물론 눈으로 보이는 상황은,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기를 반복하는 상황일 것입니다. 잘되는 것인지, 안되는 것인지, 헷갈릴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사는 부딪치고, 깨지는 것만 같아도, 이는 다듬어지고 그 형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안되는 것이 아니라, 잘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전적으로 믿으십시오.
2. 그리고 하나님의 일하심은 전체 그림을 염두에 두시고 진행하시기에 흔들림이 없으십니다. 조각가가 작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커다란 돌 하나를 고른 후 작업을 시작하는데, 저런 돌에서 무슨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제 눈에는 다른 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점점 작품이 그 형태를 드러내고 마침내 작품이 나왔을 때, ‘역시 조각가군!’ 하는 감탄과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이 돌을 고른 데는 이유가 있었어!”라는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조각가이십니다. 기획에서부터 선별과 작업과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염두에 두신 세상의 창조주이십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이 혼란과 혼돈과 흑암은 하나님의 전체 그림 속에 드러난 과정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당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당당히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며, 그 의의 부르심에 응하시기 바랍니다.
3. 결국 하나님은 모든 것을 드러내시고 들춰내십니다. 하나님은 빛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혼란과 혼돈과 흑암은 빛 가운데 그 진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제일 먼저 명령하신 창조가 “빛”이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습니다.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드러났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빛 가운데 드러나고 들춰집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진실이 보이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혼란과 혼돈과 흑암에 쌓였다고 당황하지도 마시기 바랍니다. 결국 하나님은 모든 거짓을 들춰내시고, 진실을 드러내십니다.
■ 여러분, 보이십니까? 하나님의 영이 수면 위를 운행하시는 것이 보이십니까? 하나님의 강한 바람이 이 혼란한 정국에 불고 있는 것이 보이십니까? 보십시오, 영혼의 눈을 크게 뜨고 보십시오. 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지만, 하나님의 영-하나님의 강한 바람은 우리의 상황 가운데 움직이고 계십니다.
그런데 단순히 움직이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 질서를 만들고 계십니다. 이 창조 작업에 우리 모두 있습니다. 새롭게 하시는 은혜에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 당당하시길! 그러니 주님을 찬미하시길!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