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사사(三朝) 온천 밤거리를 찾아 헤매다 만난 선술집,
미사사온천(三朝溫泉)의 한적한 선술 집 대한문학세계기자/박목철
일본은 온천의 나라라고 할 만큼 온천이 많다.
아직도 연기를 내뿜는 휴화산이 많고 지진이나 화산의 분출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나라가
일본이니 온천이라는 혜택은 그에 대한 보상인지도 모르겠다.
온천지역에 가면, 끓어오르는 온천수와 내 품는 유황 가스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이런 환경에 익숙지 못한 우리에겐 약간의 괴이함 마저 느껴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지형은 노년기에 속하는 지형이라 지진이나 화산의 피해로부터는 피해있으나 대신 좋은
온천은 흔하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온천다운 온천이 없다는 뜻이다.
지하수 온도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온천이라고 법적으로 정의하고 있고, 땅을 파 들어 가면
일정깊이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게 되니, 지하수만 풍부하다면 깊이만 파면 용어로는 온천인 셈이지만,
일본의 온천은 이와는 달리 파지 않아도 뜨거운 물이 솟구치는 말 그대로의 온천이 즐비한 나라이다.
* 미사사 온천 後樂 여관의 침실, 혼자 자는데 침대가? <!--[if !supportEmptyParas]--> <!--[endif]-->
* 비싸긴 해도 일본 전통식을 맛보려면 료칸이 좋다.
구라요시(倉吉) 인근에 위치한 미사사(三朝) 온천은 온천의 역사가 꽤 오래된 유서깊은 온천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근래에 개발된 온천은 관광지 냄새가 나서 일본 고유의 문화적 정서를
맛보기 어렵기에 한적한 미사사 온천을 찾게 되었다.
일본을 다녀보면 일본의 불황이 꽤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항에서 구라요시 까지 가는 대형버스도 승객은 달랑 나 혼자였고, 구라요시 역에 마중 나온 료칸의
버스도 승객은 역시 나 혼자였다.
일본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버스 타기가 미안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늘 사람은 나 혼자이거나
우리 일행 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나고에서 공항으로 갈 때도 역시 승객은 혼자였고 대부분 늘 그랬다.)
* 예전에 배를 타고 사카이미나토 항에 내려도 버스는 한가 했는데 역시 버스는 나 혼자 독차지,<!--[endif]-->
혼자만의 여행 첫 밤, 그대로 자기에는 뭔가 허전해서 술집을 찾아 나섰다.
온천지구지만, 거리는 어두웠고 인적의 왕래도 없었다. 어두운 밤거리를 미리 알아둔 이자카야를 찾아
한참을 걸었지만 술집은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갔다가는 숙소를 찾아오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캄캄한 밤거리에 길을 물을 사람도 없으니,
자칫 하다간 낭패를 당할까 봐 겁도 났다. (그 판단은 옳았다. 길을 잃었지만, 다행히 불이 켜진 가게가 있어
길을 물어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갔던 길로 오는 것인데,
기왕이면 하는 마음에서 딴 길을 따라 숙소 방향으로 걷다가 캄캄한 어둠 속에 환하게 켜놓은 선술집
간판을 보니 잃었던 친구를 만난 듯 너무 반가웠다.
술집 안은 한적했다. 젊은이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을 뿐,
딱 우리 뒷골목의 선술집 아줌마라 착각될 만큼 일본인 같지 않은 뚱뚱한 주모가 나를 반갑게 맞았다.
술집 안을 둘러보니 분위기 역시 일본풍의 깔끔한 맛보다는 뭔가 산만하지만 실속이 있을 것 같은
편안한 맛집 같은 분위기가 나를 안심시켰다고 할까.
* 미사사 밤거리에 만난 반가운 간판, 주모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고 했다.<!--[endif]-->
* 주점에는 이 친구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한잔 들어가니 당연히 술벗,
배는 이미 부르고, 료칸에서 반주도 한잔했기에 뭘 먹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빨리 취하고 돌아가서
푹 자고 싶기에 소주를 달라고 했다. 일본인들은 소주를 마실 때 대부분 물을 타서 마신다.
물 타지 말고 스트레트로 달라고 했더니 이 아줌마가 큰 컵에다 소주를 가득 따라준다.
(일본 소주는 25도 이상 증류식 소주이다.)
일본에서 이런 큰 컵에 따라주는 술은 처음 봤다. 한 모금 마셔보니 역시 독하다. 커!
배는 부르지만, 한국인 하면, 술 시키는 예절은 한 가닥 하지 않던가, 안주도 시켰다. -볶음 라면,-
먹고 싶다기 보다는 어떤 건지 늘 궁금했기에 시켜봤더니, 일본답지 않게 양이 장난이 아니다.
주모가 한국풍 느낌이 들더니 손 큰 것도 완전 한국식이다.
* 메뉴판에서 봤던 라면 볶음이 늘 궁금해서 시켜봤다. 양이 일본답지 않게 푸짐했다.
취기도 오르고 이국땅에서 마시는 술맛은 좋았다.
취하는데 국적이 뭐가 중요한가, 손짓 발짓 의사 소통상 문제도 별로 없다.
인적 드문 작은 마을에 외국인이, 것도 혼자서 술집을 찾아 취하도록 마셔대니 이상하긴 했을 터,
"숙소는?" "고라쿠後樂 旅館," "일행은?" "히또리 대스," "와!"
주모와 사진도 같이 찍었다. 후덕한 주모가 예상외로 수줍어한다.
* 일본인들은 첫눈에도 우리와는 뭔가 다르게 생겼다. 이 아줌마는 딱 한국의 어느 주모 같은 분위기이다.<!--[if !
* 주방이 여느 한국 주방을 보는 듯하다. 사진 찍으며 수줍어한다.
안내서에 알려진 이자카야는 아니지만, 값도 싸고 감질나는 양도 아니고 한국 어느
뒷골목 선술집에서 마음 편하게 술을 마신 기분이다. 한잔 들어가면, 꾼들은 뻥이 나오게 마련이다.
“ 난 한국 작가여, 미사사에 당신 술집 좋다고 기행문 써줄게,”
“ 아리카토 고자이 마스,”
혹 미사사 온천에 가시는 분 중 한잔하고 싶으시면 찾아보시라 권한다.
필자는 약속도 지키는 셈이고,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선술집을 알리는 좋은 일도 하고,
이래서 여행은 좋고, 술이 있어 여행은 더 행복한 것이리라,
* 미사사거리는 아주 어두웠다. 한잔 마시고 길을 잃어 이 불빛을 보고 찾아가 길을 물었다.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네, 감사드립니다.
잘 봤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가보고싶네요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입니다.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관광객 위주의 온천이 아니라 아주 좋습니다.
구슈쪽의 온천을 근래에 가 봤는데, 관광객이 들끓고 완전 중국과 비슷하더군요,
일본적인 냄새가 하나도 없어서 괜히 왔다 후회 했습니다.
일본여행때 료관에서 자며 큰처 선술집에서 사케먹던 생각나네요.
료칸은 엄청 비싼데 묵으셨군요.
한번쯤은 경험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일본식 정찬을 맛볼 수 있거든요.
이자키야에서 사케, 좋은 경험 하셨습니다.
풍경들이 그윽하고 아름답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몹쓸짓을 한 일본은 욕 먹어 마땅하지만,
전통을 지키고 자연을 깨끗이 보존하는 것은 칭찬 받을 만 합니다.
햐~ 선술집에서 멋진 인생이네요^^
감사합니다.
한번 멋진 척 해보았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군요
네, 고맙습니다.
일본 여행의 여유가 그리워집니다. 잘보고갑니다
잘 보셨다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날씨가 싸늘 합니다. 건강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
잘 보고가요.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