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물이 만나는 힐링로드, 대청호 오백리길
물 위에 가을 단풍이 들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동구, 충청북도 청주시·보은군·옥천군에 걸친 '대청호 오백리길' 주변 나뭇잎들이 옷을 갈아입어 지금 물 위는 온통 붉은빛이다. 총 연장 220㎞, 21구간으로 이뤄진 길에는 역사유적·문화답사·농촌체험·등산과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 대전 언저리에 계절이 그려놓은 수채화 같은 길로 발길을 옮겨봤다.
1 구간 두메마을길
1구간 두메마을길은 금강로하스 대청공원에서 시작한다. 대청공원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지만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시작점에서 왼쪽으로 1㎞ 떨어진 곳에 사진촬영 포인트가 있다. 데크길이 이어지다 수변으로 난간이 사라지는 곳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이 포인트다. 이곳에는 물속에서 솟아난 나무들이 명경(明鏡) 같은 강물 위에 제 모습을 비춰보고 있어 하늘과 물이 맞물리며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을 새벽에 찾아봐야 하는 이유는 그 시간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때문이다. 여명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겹쳐진 버드나무의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21구간 대청로하스길
충북 청주시 문의대교에서 시작해 산의 모양이 마치 아홉 마리의 용이 모여 있는 것과 같다고해 이름 붙여진 구룡산을 향해 올라간다. 1시간 정도 산행해 373m의 구룡산 삿갓봉에 오르면 커다란 여의주를 입에 문 용 한 마리가 길손을 맞는다. 삿갓봉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승천하는 용의 모양을 한 대청호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삿갓봉에서 내려와 장승공원을 향해 걷는다. 해마다 6월에 장승축제를 열고 있는 이 공원에는 여러 가지 형상을 한 500여개의 장승이 길 양쪽에 세워져 있어 마치 환영행사를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진장골마을을 지나 굽이굽이 열두 굽이 고개 중 열 굽이 구간에서 성마루 방향의 이정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쪽에 대청호를 두고 240봉, 121봉, 111봉을 따라 내려와 현도취수장이 있는 곳으로 나온다. 하석 2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대전 방향으로 걸어 하석보건소 앞을 지나 조정지댐(용호교)를 건너 용호동 선사유적지를 잠깐 들른 뒤 대청댐 방향으로 걸어간다. 죽림정을 지나 강 줄기 데크를 따라 아름다운 금강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편안히 걸음을 옮겨 대청 문화전시관을 둘러본 뒤 대청호 물 문화관에서 21구간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