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立佛 당위성·新순례길 조성 등 거론
마애불 주변 전체 가람 재정비도 제안
경주 남산 마애불을 원위치로 세우는 입불(立佛)의 당위성을 비롯해 새로운 순례길 조성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미래본부(사무총장 성원 스님) 산하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가 8월18일 오후 1시 서울 한국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경주 남산과 열암곡 부처님 바로 모시기’를 주제로 2023년도 호국불교연구 1차 학술대회를 열었다.
제4발제문 ‘열암곡 부처님을 어떻게 바로 모실 것인가’에서 조계종 교육아사리이자 중앙승가대 외래교수 무진 스님은 마애불을 단순히 문화재 차원에서 바라보지 말고 성보(聖寶)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스님은 “경주 황룡사지에는 불상이나 탑과 같은 성보가 없어 폐사지로서의 문화재적 가치만 있지 순례지로서의 의미를 담지 못하고 있다”며 “마애불이 ‘문화재 보존’ 수준 보다 불교 성보로서 ‘참배와 순례’의 가치가 앞선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애불 입불과 함께 경주 남산에 새로운 순례길을 조성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무진 스님은 “열암곡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에 있다. 하지만 경주 남산 동남쪽 칠불암과 신선암을 잇는 순례길과 결합할 수 있다”며 “‘새갓곡 주차장-열암곡-신선암-칠불암-통일전주차장’을 잇는 3~5시간 코스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재경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마애불이) 쓰러지기 이전 모습으로의 완벽한 회귀까지는 어려운 만큼 마애불 바로세우기는 문화재적 가치를 뛰어넘는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가치 창출 차원에서 마애불이 있는 전체 가람과 주변 지형도 재정비하자”고 제안했다.
임영애 동국대 문화재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불교와 경주 남산의 의미와 가치(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남산 창림사와 신라 문성왕(839~857)대의 불교(박광연, 동국대WISE캠퍼스 국사학과) △경주 남산 불교유적의 특징과 성격(김동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열암곡 부처님을 어떻게 바로 모실 것인가(무진 스님, 조계종 교육아사리) 등이 발표됐다. 토론자로 김구석 경주남산연구소장, 진병길 신라문화원장,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수석연구관, 김재경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가 각각 나섰다.
앞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기를 위한 종단의 노력은 32대 총무원장 지관대종사부터 시작해 33·34대 총무원장 자승 스님, 36대 원행 스님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 천년을 세우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미등 스님도 격려사에서 “마애불 바로 모시기는 모든 불교인의 염원”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마애불 바로 모시기 대안모색에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은 “오늘 학술대회를 계기로 모든 불교인의 염원이 하나로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