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의 격을 높일 ‘박물관 3형제’
발간일 2022.12.21 (수) 15:07
쉽게 풀어보는 민선8기 주요 정책
⑪ 2024 문자· 2025 해양·2026 검단신도시 박물관 개관
민선8기 유정복 호(號)가 출범한 지 100일(10월 8일)이 됐습니다. i-View가 민선8기의 철학과 방향성을 가늠하는 공약을 점검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민선8기가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 가운데 시민의 삶과 인천발전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업을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i-View와 함께 민선8기 주요 공약이 탄생한 배경, 추진방향, 비전을 살펴보며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서울로 향하는 회색빛 관문도시. 불과 20여 년 전 만 해도 인천의 이미지는 그랬습니다.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답게, 특히 이 도시의 문화수준에 대한 평가는 참 박했었습니다. 그런 소릴 들으면서도 별 대꾸를 못했던 때가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 인천이 지금은 상전벽해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송도의 인천아트센터 등 신도심은 물론 부평, 남동 등의 구도심에도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부끄러운 과거는 이제 옛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인천에 또 한 차례의 문화혁명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대열의 맨 앞에는 박물관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정부가 국고를 들여 짓는 국립박물관이 둘이나 됩니다. 지금의 시립박물관은 더 크고 웅장한 곳으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고, 그와 별도로 신석기부터 조선시대까지를 아우르는 역사박물관도 새롭게 문을 엽니다. 인천 예술인들의 열망이었던 시립미술관의 탄생도 머지않았습니다.
▲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2024년 선보일 예정이다. 각 나라 혹은 민족들은 저마다 고유한 문자를 갖고 있으며 창의성에 기반한 문자는 사람들을 소통하게 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게 된다. 사진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들어서게 될 송도국제도시(위)와 박물관조감도(아래).
가장 먼저 인천시민들께 선보일 박물관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입니다. 각 나라 혹은 민족들은 저마다 고유한 문자를 갖고 있습니다. 창의성에 기반한 문자는 사람들을 소통하게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돕습니다. 야만과 폭력의 역사를 뒤로하고 사랑과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문자입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우면서 체계적인데다가 과학적이기까지 한 자랑스런 ‘한글’ 보유국입니다.
국립문자박물관은 이런 문자의 인류사적 가치와 대한민국 한글의 상징성을 오롯이 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문자박물관 설립후보지를 공모했습니다. 당시 민선6기 인천시정부는 유정복 시장의 진두지휘 아래 치밀하게 준비했고, 그 해 7월 8개의 경쟁도시를 물리치고 마침내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정부와 시는 지난 2016년부터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내에 부지를 마련하고 2019년 착공, 내년 5월 개관할 예정으로 현재 마무리 공사에 한창입니다.
인천에 문자박물관을 세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강화도는 호국문자의 본향입니다. 팔만대장경이 강화 선원사에서 판각되었다는 주장은 오래도록 정설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외규장각 의궤’,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 등도 강화도와 직접 연관되어 있습니다. 인천 출신인 송암 박두성 선생께서 ‘훈맹정음 점자’를 만들었다는 역사적 의미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인천의 문자 유물과 문화는 내년 개관과 동시에 특별전시 될 예정입니다.
▲ 월미도 갑문매립지 위에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내후년(2024년) 에 조성된다.
월미도 갑문매립지 위에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내후년(2024년) 개관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출발했으나 사업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기될 뻔한 위기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당시 민선3기 인천시정부가 시책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재원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래도록 추진이 중단되어야 했습니다.
2016년 민선6기 시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시 국책사업으로 전환하여 재추진하기에 이릅니다. 그야말로 갖은 우여곡절을 겪은 셈입니다. 2021년 11월 착공해 2024년 6월 개관을 목표로 착실하게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해양교류역사를 담은 ‘해양교류사실(室)’, 해운‧항만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해운항만실’,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을 주제로 한 ‘해양문화실’과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인천특별관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무역선으로 알려진 ‘영흥도선’, 국내 최초의 천일염 염전인 ‘주안염전’, 최초의 근대식 도크인 ‘인천 갑문항’ 등과 관련한 유물과 유적들을 대거 전시할 계획이랍니다. 그동안 가리워져 왔던 해양도시 인천으로서의 진면목을 여실히 과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수도권 최초인 만큼 연평균 12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검단문화컴플렉스는 2026년 개관할 예정이다. 검단신도시는 2007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이래 신석기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7500여점에 이르는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본 조감도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향후 변경될 수 있다.
검단 신도시에도 박물관이 생깁니다. 이름하여 ‘검단신도시 박물관’입니다. 검단 신도시는 지난 2007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 15년차에 이르는 동안 공사 현장 곳곳에서는 수많은 유물들이 출토되었습니다. 신석기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7500여 점에 이른다고 합니다. 문화재청은 발견된 유물들을 검토 분석한 결과 보존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난 2019년 인천시에 박물관 건립을 권고했습니다.
시는 이를 받아들여 이 지역을 개발하고 있는 LH와 인천도시공사(iH)의 예산으로 박물관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5,650㎡, 255억 원의 예산을 들인다는 계획은 15,370㎡에 823억 원으로 3배가량 확대했습니다. 2024년 착공해 2026년 개관예정 입니다. 인구는 20만에 육박하면서도 변변한 문화시설도 없다는 비판을 들어온 검단으로서는 박물관 함께 비슷한 시기 문을 여는 검단시립도서관과 함께 문화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물관은 조산들이 남긴 유물의 수집, 보관, 전시, 연구 및 교육의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한 문화시설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는 지역사회 내 중심적 커뮤니티의 기능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영국 문화부장관이었던 크리스 스미스는 박물관 무료입장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박물관이야말로 사회적 편견이나 불평등을 해소해 줄 유일한 창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탄생이 임박한 인천의 박물관 3형제가 그런 사회적 포용의 역할을 다 해 줄 것을 진심 기원합니다.
글 이상구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겸임교수, 인천시정혁신단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