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몇 장이면 흐뭇했던 시절을 아십니까?
얼마 전에 병원에 갔다 온 집사람이 이제는 병원에서도 마스크 안쓴다고 했습니다. 모든 곳에서 마스크가 해제되었지만, 그래서 더더욱 어쩌다 병원에 가면 거기선 마스크를 써야 해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병원에서도 해제됐구나, 생각하니 갑자기 코로나 유행 초반 무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얼마나 불편했습니까. 난데없이 닥친 생전 처음 코로나의 공습에 그래도 살아남는(?) 방법은 마스크라고 해서, 얼마나 마스크 구하느라 우리 모두 심혈을 기울였습니까.
약국마다 찾아다니며 가족들 것까지 마스크 한 장이라도 더 사려고 머리를 조아리는 심정으로 줄을 섰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어쩌다가 마스크 몇 장 얻으면 흐뭇했던 시절이었죠. 그때 우리는 소원이 빨리 마스크 안 쓰고 자유롭게 다니는 시절이 오면 좋겠다는 것이었죠. 지나가는 행인이 혹시 내게 코로나 옮길까봐 두려워하는 맘 없이 편히 다녔던 일상이 언제 다시 올까, 그랬었죠.
그런데 그런 날이 왔는데, 그런 평범한 일상에 대한 감사는 어느덧 까맣게 잊은 것 같습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에 가까워지는 지금, 다시 감사를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장마와 후덥지근한 날씨와 땡볕과 태풍을 가지고 올 여름이 시작되었으니까요. 이 여름을 잘 보내야 풍성한 추수의 가을을 맞을 수 있으니까요. 힘든 여름을 잘 보낼 수 있는 비결은 다른 것 없습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땡볕 아래서도,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도, 무섭게 내리는 집중 호우를 맞으면서도, 늘 ‘범사에 감사’를 기본 장착하고 다녀야 탈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미국 유명 배우 덴젤 워싱톤이 그랬습니다. 자기는 자기 전에 슬리퍼를 침대 안쪽에 밀어넣어 둔다고요. 그래야 아침에 일어나서 슬리퍼를 꺼내려고 침대 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그래서 기도하는 시간을 빼먹지 않게 된다고요. 그렇게까지 기도하려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살아보니 기도 밖에는 없더라는 거죠. 감사 밖에는 없어요. 자기 인생을 평온하게 지켜주는 것이요. 범사에 감사합시다. 기도합시다. 이것이 우리의 길입니다☺
(2024년 6월 23일 주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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