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의 어원은 ‘River'에서 파생된 단어라고 한다. 즉, 강을 사이에 둔 부족민끼리 강물을 전답에 물 대고, 식용수로서 써야 하니 두 부족간의 ’강물‘ 쟁탈전을 벌이는 관계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가뭄‘이 지면 강물이 바닥날 까봐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하는 공동운명체이기도 한 그런 관계를 ’라이벌‘이라고 지칭한다고도 한다. 즉, 미워도 미워할 수 없는 관계라고 나 할까.
유비로서 ‘조조’는 평생의 안티테제의 대상자이자 나아가서는 ‘라이벌’인 셈이다. 조조는 유비를 과연 ‘라이벌’로 바라봤을까? 초기에는 원소였을 것이오, 후기에는 촉오 연합군이었을 것이다. 촉이나 오 한 군데를 ‘라이벌’로 삼기에는 너무 미약하지 않은가.
이런, 이야기가 자꾸 엉뚱하게 흘러간다. ㅎㅎㅎㅎㅎ…..
라이벌은 ‘친구’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경쟁관계’다. 친구였다가 라이벌이 되면 서로 ‘흑백선전’이 난무하기도 하거니와 라이벌이 되었다가 다시 ‘동지’가 되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극히 드물지 않을까? 스포츠나 운동이 아니라면. 물론 스포츠나 운동에서도 극렬 저주 관계의 라이벌도 존재하니까 뭐 사람마다의 차이 라고 나 할까.
더군다나 본인 자신이 ‘안티 조조’를 내세우고 있는 판국에 그런 안티 대상자에게 신세를 지기 위하여 꾸물꾸물 그 밑으로 기어들어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키나 한 노릇인가 말이다.
그런데 유비는 가히 그런 일을 하였다. 한국의 대통령이 일본으로 가서 장관 노릇을 하는 것과 다를 바 가 없는 셈이라고나 할까.
뭐 물론 유비는 조조에게서 ‘빈객’대우를 받았지만 뭐 갈데 없어 조조에게 간 셈이니 그거나 저거나다.
자, 유비는 왜 조조에게로 고개 숙이며 들어가야 했을까? 뭐 그것도 순전히 조조의 초 브레인 이라고 할 수 있는 순욱의 계책에서 파생된다. 그 1차가 ‘이호경식지계’ 유비로 하여금 여포를 치게 하려는 수작이었는데 이는 ‘유비’의 그 순진무구를 가장함으로 인하여 어긋나버리고 만다. 순욱은 ‘유비’의 그 가장된 순진무구 대신에 오리지날 순진무구인 ‘여포’에게 미끼를 준다. 유비로 하여금 원술을 치게하여 소패에 홀로남은 여포로 하여 빈 서주를 가지게끔 한 것이다. 여포는 이 순욱의 ‘구호탄랑지계’라는 미끼를 덥석 물고 만다.
하지만 유비 ‘허허’그리면서 여포에게 고개 숙이고는 ‘소패’로 물러나 여전한 여포와의 공존공생을 지탱해 나간다. 당대 최강의 브레인이었던 순욱으로서 이러한 ‘어처구니’에 입을 떡 벌리고 만다. 주객전도 된 상황에서도 웃으며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왠만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순욱은 유비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이때부터 직감을 하게 되는 것일까? 그러니까 조조 밑으로 들어오려는 유비를 ‘죽이라’고 조조에게 권하지 아니한가
좋다, 좋아. 유비가 순욱의 계책에 당해서 주객전도된 상황에서도 여포의 비위를 살살살살 잘 맞춰서 소패와 서주에서 오순도순 원술과의 전쟁도 여포의 중재로 무난하게 잘 넘기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지탱해 나간다. 아니 나가는 듯 보였다. 더군다나 원술과의 전쟁도 여포가 나서서 ‘신기의 궁술’로 중재까지 시켜줬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후 유비가 병사를 모으기 시작하자 여포는 유비가 서주를 침공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의심을 하기 시작하더니 느닷없이 소패를 냅다 공격해 버린다. 구호탄랑으로 유비가 쫓겨난 것은 아니지만 하여튼지간에 순욱의 계책으로 이래저래 이어지고 연결되어서 된 셈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렇게 해서 소패에서 쫓겨난 유비. 그런데 왜 간 곳이 조조인가? 답은 하나다. 조조 외에는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조조에게 갈 리가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안티테제 조조’로서의 가치관을 점차로 굳혀가고 있는 유비인데 말이다. 유비로서는 원술이랑 한판 붙은 상태였으니 원술에게 돌아갈 수 없거니와 여포에게 쫓겨났으니 북으로 원소에게 가는 길 역시도 불가능한 상태인 바였다. 오직 갈 곳은 ‘조조’ 그 녀석 밖에 없는데 어디를 간단 말인가? 상황이야 그럴 수밖에 없지만 유비는 ‘살아남아서 복수하는 것’을 줄기차게 이야기 한다. 그 모습은 조조에게 기어 들어가서 행동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를 이르러 염치가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철새 정치인’의 대표주자가 아닌가. 남의 눈치야 뭔 상관이겠는가. 우선 내 한몸 살아봐야 그 후에 복수를 하든, 원한을 갚든 할 것 아닌가 말이다. 유비는 감히 그대들에게 항변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살아남아서 복수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힘도 없는데 칼들고 덤벼서 개죽음 당해 무엇하는가 하고 말이다. ’
그런데 웬만한 사람들은 유비처럼 그럴 수 있을까? 그래, 아무나 할 수 없다. 어제까지는 한나라당 욕하다가 오늘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정치인이 보통 사람은 아닐터이다.
유비 - 생김새도 그러하지만 참으로 범상치 않은 인물임이 확실하다.
첫댓글 유비가 결국 삼국 통일을 한 것은 아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