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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칠
강릉 경포중학교 교장 |
학생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격체이며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배움의 과정에 있는 존재로서 앞으로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비디오 아트로 유명한 백남준 선생과 같은 예술가가 되어 현대 예술계에 족적을 남기거나, 피겨의 김연아 선수처럼 유명한 스포츠 스타가 될 수도 있고, 아인슈타인과 같은 세계적 과학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그 반대의 가능성 또한 성립할 수 있다. 폭력으로 남을 괴롭히는 폭력배, 남들을 등쳐먹는 사기꾼, 비리의 온상인 정상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교사들은 위의 예와 같이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성장하는 학생들을 사람답게 가르치어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전문가이며 스승이다. 하지만 뒤돌아보매, 우리는 교실에서 학생들을 바라볼 때 한 사람 한 사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귀한 인재로 바라보았던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은 모양의 책상에 앉도록 강제된 학생 한 명, 한 명이 실은 몸도, 마음도, 생각도 다 다른 오롯한 한 사람이라는 것,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더하여, 사제관계를 나는 선생이고 너는 나의 가르침을 받는 덜 성숙된 학생이라는 수직적 관계로서만 보아서도 안 된다. 학생이지만 이미 그들의 등에는 학부모와 자신의 꿈을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교사는 학생을 동등한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고 학생이 자신만의 길을 잘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충실한 조력자로 남아야지, 자신이 미성숙한 학생의 길을 선도한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은 정당한 기준 외의 것으로 인하여 저마다 다르게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며, 바람직한 행동을 하거나 성취를 이루었을 때는 물론 공평한 칭찬이나 격려가 뒤따라야 한다.
또 학생이 잘못을 하거나 기대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충분히 이해시킨 다음에야 지적과 질책이 있어야 한다. 덧붙여 설사 학생이 잘못을 했다 해도 인격적으로 모욕이나 멸시를 당해서는 안 된다. 저마다의 학생들은 그 가정에서는 둘도 없는 사랑하는 아이들로서 적합한 교육과 쾌적한 환경 속에서 열정을 다해 가르친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인재로 거듭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우리는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풍토가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부당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고 가는 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 학교 교육의 주인공은 학생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수업의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으로서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라고 칭찬을 먹고 꿈을 키운다.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칭찬과 자율로도 모자랄 판에 만약 선생님이 특정 학생에게 편견 어린 태도를 취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어떻게 선생님을 신뢰하고 존경할 것인가. 사람은 대접받는 대로 행동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있다. 존중받으면 존중받는 대로 행동할 것이며 무시당하고 질책만 받는다면 더욱 반항적이고 비뚤어지게 행동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선생님이 먼저 학생들을 보듬으며 존귀한 존재로 인정하고 이름을 불러주며 자존감을 높여줘 보자. 잘못을 저지른 학생을 대함에도 벌이나 지나친 훈계보다는 아직 부족하고 미성숙한 아이들이라는 관점에서 이해와 사랑으로 바라본다면 감명을 받아 진심으로 달라질 수가 있다.
오늘날 공교육의 환경이 위기라 하지만 작지만 우리 학생들을 보다 더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높여주는 학교 교육 풍토를 만들어 나간다면 미래의 꿈나무로 튼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