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칼럼>
老와 孝의 글자풀이로 본 박근혜와 김정은의 남북대화 전망
- 북한의 제론토크라시와 남한의 데모크라시의 통섭을 위한 지름길 -
대선동안 세대갈등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것은 노소(老少) 세대 차이를 말한다. 老少에는 공통적으로 빗금 친 삐침 별 (丿) 부수가 들어 있다. 그 의미는 사선으로 칼질을 하는 모습이다. 강한 부정의 뜻이다.
少는 젊다는 뜻으로 결코 작은(小) 사람이 아니다 (丿)는 뜻이다. 삐침(丿)은 부정을 뜻하는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할 때 쓰는 부수이다.
같은 기능으로 老자는 더욱 흥미롭다. 죽어서 가는 땅(土) 밑에 칼(匕)을 가지고 가지 않는다(丿)는 뜻이 老자이다. 늙어갈수록 원한을 품지말고 마음을 자비롭게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젊다는 뜻의 少(소)는 '작지 않다'는 것만 강조하면 어딘가 당돌하고 대드는 녀석들의 뜻이 강조된다. 그래서 만든 말이 孝라는 한자이다.
孝는 아비보다 먼저 흙(土)에 묻히는 자식(子)이 되지 말아야(丿) 한다는 뜻이다. 늙은이보다 먼저 죽지 않으려면 대들다가 요절하는 수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보면 노소(老少)의 철학적 가치 비교는 노효(老孝)가 된다. 두 글자 모두 강한 부정의 뜻인 삐침 별 (丿) 부수가 있는 것은 Do Not의 강렬한 계명을 강조한 것이다.
경전의 계율들 가운데 Do의 계명보다 Do Not의 계명이 강한 것은 유니버샬한 현상이다. 바이블의 십계명 중에 여덟 계명이 '하지 말라(No Not)'의 계명이며 고조선의 '팔조금법' 또한 여덟 가지 모두 Do Not의 계명이다.
젊은이나 늙은이 모두 삼가해야 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Do의 계명은 이러한 Do Not의 계명이 통달된 뒤에라야 비로소 '하라(Do)'는 계율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고대 이집트에는 "요즈음 젊은이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만이 권력을 유지하는 노인정치 즉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라는 말을 사용했다. 소수의 늙은이들에게 권력이 집중된다 하여 소수지배(oligarchical rule) 형태에 분류되는 정치형태이다.
플라톤은 제론토크라시에 대해서 "젊은이들을 순종하도록 지배하는 늙은이들을 위한 정치(it is for the elder man to rule and for the younger to submit)”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논토크라시는 민주주의사회에서는 억제된다. 종신지배를 보장받는 왕권시대의 세습체제에서는 어쩔수없이 제논토크라시 정치가 될 수 밖에 없다. 한번 신임을 받은 부하는 왕권이 늙어죽을 때까지 같이 늙어가면서 권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체제로 유지해온 북한체제가 제론토크리시가 되어 있는 것은 대표적인 세습 종신체제를 보여준다. 북한의 대부분 관리들은 제론토크라시의 평생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비하여 민주화된 대한민국 체제는 5년마다 대통령이 새로 선출된다. 권력체제가 '젊은 피 수혈'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노소의 차이가 없는 데모크라시 정치권력 구도를 가진다. 남북한 대화는 정치구도의 면에서는 데모크라시 vs. 제론토크라시의 대치이다.
고대 그리스 구가들 가운데 강력한 조직과 형벌을 구사하는 스파르타(Sparta)에서 제론토크랏미가 발생했다는 것은 다수의 데모크라시를 유지한 아테네 정치에 자주 비교되어 왔다. 스파르타 국가의 제론토크라시는 60세 이상이 참가하는 제로우시아(gerousia)라는 연장자들의 '평생회원' 클럽에 의하여 움직여진 스파르타 노인위원회(Spartan council of elders) 정치체제였다.
결국 스파르타는 아테네에게 패배한 것은 노소의 차이를 떠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권력에 가담하는 데모크라시(Democracy)의 정치체제가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론토크라시도 문제이지만 늙은 사람들을 '고래장' 취급하는 세대투쟁을 내세우는 것도 독재의 요소이다. 한 때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정동영씨가 "60세 이상은 투표하지 말고 집으로 가라"는 엉뚱한 발언을 하여 물의를 일으키고도 이버 대선에서도 유사한 트윗을 날렸다가 삭제했다. 의도적인 치고 빠지기로 보인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번 대선에 투표한 모양이다.

스파르타 체제에서 이루어진 '평생노인위원회'인 제로우시아(gerousia)는 기원전 7세기 경 그리스 입법의원이었던 리쿠르구스(Lycurgus)에 의해 제창되었다. 회원 수는 30명이었는데 그 가운데 60세 이상이 28명이었다. 나머지 2명은 스파르타의 두 명의 왕이었다. 그 당시 스파르타는 두 명의 왕이 지배하는 체제(two hereditary kings)였다.
제론토크라시의 멤버를 제론테(geronte)라고 하는데 한 명이라도 종신으로 죽으면 한 명을 보충해 넣었다. 그때 가장 '목소리 큰 사람(the loudest shout)'이 뽑혔다. 오늘날 정치 전선에서 두드러지게 목소리가 높은 사람들이 정치 세력에 선발되는 것과 유사하다.
스파르타 제론토크라시 회원들은 의회에 해당하는 아지아드와 유리폰티드라는 양원제의 하나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들 모두 60세 이상의 종신제로 권력을 누렸다. 반면에 젊은이들은 모두 군대에 징집에 응해야 했다. 그 가운데 권력자가 되는 것은 귀족 자제들이 대부분이었다.
고대 왕족 귀족사회에서나 나타나는 세습 노인정치제도가 21세기 북한체제에서 존재한다는 것은 통일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통일 조건보다 세습체제 곳무가 더 상위 이디올로기로 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민주정치일수록 정치는 일정한 경력과 경험이 쌓인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데모크라시이다. 반면에 세습왕조의 제론토크라시는 오히려 지배자(왕)로 왕족의 혈통을 유지하여 앚 애숭이 젋은 사람이라도 내세운다. 남북의 정치체제 사이에는 극한적인 간극이 놓여 있는 것이다.
남북의 진정한 정치 대화는 체제 자체의 유사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세습체제는 孝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은 제론토크라시의 전형이다.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회의 젊은 국민들을 순종하게 하기 위함이다. 남한의 데모크라시는 노년층의 복지를 위한 老를 위한 정치다. 앞서 해석한대초 비수를 버리기 포용 정치이다. 포용은 굴복이어서는 안된다. 동등한 위치에서 나눔이어야 한다.

1969년 이래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최초라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면서도 권력의 세습이 아닌 혹독한 민주적 심판과 선거로 뽑힌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이다.
그런 박근혜 당선자가 북한의 제론토크라시의 수장인 김정은과 향후 '체제 대화'를 할 수 있는 중간 지역 위치를 확보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제론토크라시를 넘어 북한 젊은이들의 대화와 데모크라시를 지향한다면 향후 남북한 정치체제의 통섭과정은 길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삐침(丿)의 부정이 아닌 남북 상호간의 의혹(或)들을 하나의 울타리(囗) 안에 포괄하는 하나의 나라(國)로 담아낼 수 있게 될 것이다. (01/10/13 오두 김성규 odunamsan@hanmail.net )
첫댓글 김정은 유훈정치 제대로 하려면 이번엔 서울답방 와야!! 자청하여 취임식때 특사 보내오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