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의 정적이 나와 동호회사이에 있었다.
그래서인가? 어울림이 마냥 그리워지는게?
모처럼 긴 한파를 벗어난 겨울 날씨가 차라리 봄날의 온기처럼 다가
서는 오늘, 다소나마 심적 여유를 붙잡고 여러분께 안녕을 묻는다.
1. 18일 밤 책상 다리가 부러지며 컴퓨터 모니터가 발에 떨어졌다.
크게 손상이 간 엄지발가락. 3센티가 찢어져 많은 피를 쏟은데다가
타박으로 인한 멍과 붓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교묘한 위치라 꿰맬 수가 없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물론 엄지발톱은 죽어서 이제 곧 뽑아내야 한다.
그 탓에 20일 저녁에 행해진 열린음악회 녹화장에도 가질 못했다.
무대엔 오르지 않기로 했었으나 응원겸 격려차 참여해야 했었는데...
꼭 이럴 때 술사겠다는 사람은 왜 그리도 많은지...
2. 와인에의 접근 가능성을 시험해 볼 요량으로 <와인나라>의 <와인
아카데미 기초반> 새해 첫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4주 8회의 교육과정중 어제가 그 일곱 번째.
그동안 발의 부상이나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갈등 끝의 참석을
이어간 바람에 아직껏 한번도 빠지진 않았다. 다음주 월요일이면 그
과정을 수료하게 되는데 그러나 머리 속에 들어온 건 아직 하나도 없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란 내 경우에 딱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는지...
여기서도 부상 탓에 안타깝게 시음은 남의 몫으로만 돌리고 있다.
3. 그제 <맘마미아> 뮤지컬 공연을 관람하고 왔다.
예전부터 좋아했던 뮤지션중의 하나인 ABBA의 23곡 아름다운 곡들로
구성된 기발하고도 따뜻한 구성의 뮤지컬. 일부 출연자의 고음 처리가
아쉬운 감은 있으나 개인적 평가수준은 '만족'이다.
예의차원의 드레스 코드때문에 편한 신발을 잠시 벗고 붕대감은 발가락을
구두 속에 숨기느라 발은 아팠지만 대신에 머리와 가슴을 풍요로 채웠다.
4. 60병 보관용 와인셀러 하나를 집에 들였다. '충동적'이라기 보다는
'재빠른 결단'으로 치부하고 싶은 대목이긴 하다. 활용여부는 당연히 미지
수지만 어쩌면 그 공간을 채울 와인의 절대 부족사태로 와인셀러는 페트병
음료나 김치보관용으로 전용되어 아내의 흑심이나 채우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발 더 와인에 다가가는 계기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이제 영화에 음악과 와인을 곁들인 집에서의 번개 행할 수 있을까?
5. 설날 연휴의 고향 극장에서 아내와 <말죽거리 잔혹사> 영화를 관람했다.
개봉일에 맞춘 이 곳에서의 영화번개에 이어 어쩔 수 없는 두번째 관람.
사연있는 음악이 쓰인 연유도 있지만 아내는 과거 자신의 학창시절 회상에
유난히 집착해 들며 좋아했다.
영화 속의 무대는 1978년 말죽거리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
여주인공 한가인은 인근에 있는 여고 3학년생이다.
아내야말로 1978년 바로 그 해에 말죽거리에 있는 은광여고 3학년생이었던
데다가 최소한 한가인 이상의 미모는 됐노라는 엉터리 주장도 하는 만큼,
아내에겐 영화로 인한 추억 되살리기가 새삼스러웠을 법도 하다.
향수어린 78번 시내버스며 머리 땋은 모습도, 학교에 연해있는 길도 느낌이
비슷하다고 했고 영화속의 무대인 남학교가 상문고, 여학교가 은광여고라고
단정까지 하는 걸 보니 폭력은 다소 과장되었을지라도 분위기는 당시와 많이
흡사했던 모양이다.
후에 알게 됐지만 유하 감독과 제작자 등이 아내 또래인데다가 음악담당 및
출연배우 이정진 등을 포함하여 모두 상문고 출신이란다.
덕분에 나도 아내의 갈래머리 고교 시절 모습을 연상할 시간을 가진 셈이다.
6. 이번 시즌엔 아직 스키장 근처에 발도 디디질 못했다.
북한산 자락에 덮인 눈을 보며 어린 쌍둥이 남매는 스키장 같다느니, 스키타고
싶다느니 은근한 압력으로 재촉하지만 한 귀로 들어온 얘기를 곧바로 다른 귀
로 흘리고만 있다. 그 안타까움 누가 알까?
설마 내대신 쌍둥이 남매 데리고 스키 가르쳐 줄 사람은 없겠지?
호전될 주변 환경을 기대하다 점점 겨울을 보내고만 있다.
7. 일주일여 시간이 더 지나면 치료가 마무리되어 술 한잔을 기울일 몸상태쯤
될 것 같다. 얼굴보기와 모임참여 의욕도 강렬해지는 만큼 어울림의 정모나 번
개라도 있었음 얼마나 좋을까. 2월엔 정말 따스함으로 다시금 여러분들의 정겨
움을 대하고 싶다.
---------- 인호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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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또, 이러저러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저두 눈두덩이를 찢겨서 세수할때 이만 저만 불편한게 아니랍니다. 엄지발가락에 비하면, 그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요. 빨리 나으시길 바라구요, 영화관람 및 와인시음 번개,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무조건 1순위 참석입니다. 아셨죠? 2월말구 3월에... ㅎ ㅔ ㅎ ㅔ
60병 보관용 와인셀러라.....프뎅이들 종류별로 한병씩 기증하문 금방 채울수 있을듯....^^ 년초부터 부상자들이 많네염~ 빨리 쾌유하시구요....와인 벙개 정말 정말 기대되네요~ 기다리구 있을께염~^^
읔...크게 다치셨네요..... 치료 잘 받으시구요~~~ 와인강의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엄청 아프겠네용..불편도 하구요....저두 시간되면 벙개에 참석하고 싶은데..ㅋㅋㅋ 저의 작은 소망이예요...ㅋㅋㅋ 오늘 다음 메인 뉴스에 열린 음악회에서 방송분에 대한 기사가 실렸던데요..유심히 다 읽었어요... 대단하시더라구요...한번 뵈어야 하는데
발가락 증말 많이 아프시고 불편하시겠어요,,,,치료잘하시고요 건강하세요... 와인이 있는 영화번개 기대합니다...^.^;;
에거.... 치료 잘 받으시구여... 그리구 쌍둥이 남매... 스키대신.. 알파인 갈켜주면 안될까여?? ^^ 봉평에 주로 있는 바람에.. 영화벙개두 못나가봤네여... 담에.. 또 좋은 자리 마련해주시면.. 봉평에서 한걸음에 달려오겠습니다... 담에 뵐께여.... 건강하세여... ^^
조만간 닭먹으러 또 찾아뵙겠습니다. 저희집엔 소주 60병을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가 있다눈... --;
다른분도 아니고 인호아빠님의 쌍둥이 남매라면 저의 18년 미천한 스키경력으로 하루 봉사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바뜨, 이후 쌍둥이들의 엉덩이가 심하게 이쁘게 빠지고 업다운은 배로 하는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절대 불가합니다-,.-
오라버님... 저와의 약속은 안 잊으셨겠지요?^^ 감사드린다는 말로는 너무나 부족할 정도로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달리 표현할 길이 없네요.. 쌍둥이랑 같이 휘팍오세요~ 정희언니와 제가 열심히 보겐 가르칠께요~ㅎㅎ 글구 어제 찔레꽃 다녀왔어요.. 전화 드렸는데, 안받으시더라구요.. 담에는 꼭 같이 가세요
쾌차하시고 가족모두 건강하시길..귀여운 쌍둥이남매가 생각나네요^^
발가락이면 활동하시기 무지 불편하시겠네여...빨리 완쾌하셔서 씨즌끝나기전에 보드타러 오세여....
반가운 인호아빠님!! 발가락 빨랑 나으시고욤... 저두 요즘와인이랑 친해질라구 하는뎅.. 종류도 많고.. 어렵네욤.. ㅎㅎ 와인셀러 보구싶네요.. 담에 와인 사들구 가겠습니다... 갠적으로 카베네쇼비뇽을 조아해서.. 담에 뵙겠습니다.*^^*~
작년 콘도에서의 삼겹살 맛이 생각나네요...^^ 여우도 오늘에서야 그동안의 잠수에서 떠올랐습니다...그리운이들 보고픈 맘 굴뚝같지만 재 충전을 위해 몸관리를 위해(띵띵뿔었거든요ㅋㅋ) 잠시 접고 상큼 발랄-.-?한 모습으로 조만간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