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하느님,
몸소 뽑으신 살아 있는 돌로 영원한 거처를 마련하셨으니
하느님의 교회에 은총의 영을 더욱 풍성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천상 예루살렘을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가게 하소서.
제1독서
<성전 오른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보았네. 그 물이 닿는 곳마다 모두 구원을 받았네(따름 노래 “성전 오른쪽에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47,1-2.8-9.12
그 무렵 천사가 1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물은 주님의 집 오른쪽 밑에서, 제단 남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2 그는 또 나를 데리고 북쪽 대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 동쪽 대문 밖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보니 물이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나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로 들어간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9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12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22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바다로 가는 길
이해인 / 수녀, 시인
우리 동네
바다약국을 지나
바다로 가는 길
나는
늘 푸른 바람이 되어
날아갑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의
기쁘고 슬픈 이야기
그들이 내게 부탁하는
수많은 기도를
혼자서는 감당 못해
바다로 들고 가
수평선에게 전하려고
그냥 천천히
걸어갈 순 없어
날개도 아니 달고
바람이 되어 날아갑니다
자기 몸을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과도 같이
상대를 배려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 인연을
깨뜨리지 않는 사람, 이렇게 삶을 진실하게
하는 사람은 잘 익은 진한 과일향이 나는
사람이랍니다.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촛불을 켜지 않아도,
넉넉한 마음과 진한 과일향이 풍기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은 수도원에서 기도와 시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 편을 읽어 봅니다.
시집 《희망은 깨어 있네》에 수록되어 있는
《바다로 가는 길》이라는 시입니다.
사진설명: 라테라노 대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