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단어는 혼재하여 쓰인다. 그런데 어떻게 다르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가꿔야 할까?
정신(spirit), 영혼(soul), 마음(mind)은 뜻이 비슷비슷하게 들린다. 요즘은 멘털 붕괴의 약자인 멘붕이란 말도 생겨 mental도 비슷한 말로 여겨진다.
그런데 경계가 모호하다. 가령 주자의 어록에 나오는 精神一到何事不成은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못 이룰 일이 없다는 뜻이다. 정신을 하나로 모아도 마찬가지다. 불교에서 유식학의 명제인 一體唯心造는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뜻인데, 마음을 정신으로 바꿔도 똑같다. 어떤 사람의 영혼이 맑다고 하면 그 사람의 정신적 마음이 깨끗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서로 비슷비슷한 말도 낱말 풀이를 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심장을 나타낸 心(마음)은 사실 머릿속에 있지만 가슴속에 있는 듯이 느껴진다. 실연을 하면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픈 것처럼…. 그래서 불과 몇백년 전까지만 해도 해부학자들은 마음이 몸속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고 심장을 열심히 뒤졌다고 한다.
정신(精神)에서 정은 마음 정(情)이 아니라 정성스러운 정(精)이다. 우리 몸속 높은 곳에 있을 고귀한 정의 신이 바로 정신이다. 정신 덕분에 인간은 몸만 가진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영혼에서 영(靈)은 귀신이다. 혼(魂)은 하늘에 머무르는 죽은 사람의 넋이다.
이렇게 살피니 마음은 정신이나 영혼과 달리 인간중심적, 몸비하적, 초월적, 종교적이지 않다. 가장 범용적, 중용적, 현실적이다. 심장을 뜻하는 마음은 인간만이 가진 게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도 있다.
마음은 미천한 몸과 구분되는 게 아니라 몸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고귀한 정신을 수양하거나 맑은 영혼을 수호하기보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마음을 부드럽게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국제신문
첫댓글 70대 인생에서 볼때 가장 행복한 사람은 생각 정신 마음 영혼이 여유로운분 입니다
가슴으로 행복 느끼는것은 별로 없는것 같네요 후후껄껄
정신(精神)에서 정은
마음 정(情)이 아니라 정성스러운 정(精)이며
우리 몸속 높은 곳에 있을 고귀한 정의 신이 바로 정신이다.
정신 덕분에 인간은 몸만 가진 다른 동물과 구분이 되고
영혼에서 영(靈)은 귀신
혼(魂)은 하늘에 머무르는 죽은 사람의 넋이다.
어려운 것 같지만
사실은 이치적인 [理致]것이다
좋은 글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