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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 과연 조선의 노비제는 노예제인 걸까?...
bookmark 추천 0 조회 1,138 12.11.03 11:20 댓글 15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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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1.03 11:36

    첫댓글 제가 글정리를 미흡하게 한 탓도 있겠습니다만, 제가 주목하고자한 건 조선 노비제를 서양사적 개념의 농노/노예 중 어느 한 쪽과 동일하게 놓고 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미처 생각을 못해서 글에 표현하지 못했지만, 요점은 아무리 서양사의 노에제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더라도 결국에는 완전한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예속민임은 부정할 수 없을 뿐더러,
    16~17세기를 두고 볼 때 서구에서는 조선 노비제와 같이 "동일한 민족/국가 공동체 내 구성원을 예속민으로 삼는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이죠.

  • 12.11.03 11:39

    아무리 노비의 인간성이 부분적으로나마 인정되었어도 아예 그런 식으로 동족을 예속민(그것도 인격성이 매우 불완전한)으로 삼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보기는 힘든 것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일본의 게닌 정도를 들 수 있을려나요. 그러나 최소한 잉글랜드, 에스파냐, 프랑스, 독일 정도의 16세기 서구 국가를 놓고 보았을 때 '동족'(아프리카 흑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과 구별되는)을
    노비와 같은 불완전한 인격성(이 점은 노비=노예설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이영훈 교수도 딱히 부정하지 않습니다.)을 지닌 예속민의 사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 점이야말로 노비의 '불완전한 인권'보다 더 '악명높다고' 평가받는 부분이죠.

  • 작성자 12.11.03 11:50

    당장 프랑스 대혁명 직전까지 프랑스의 토지 소유 상황만 봐도 소수 지배층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생산 수단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다수의 하층 농민층이 그 토지를 소작하고 있다면, 그것이 노비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경제적 구조상의 예속민과 큰 차이는 있긴 할 것인가 궁금해질 따름입니다. 물론 그들에 대한 대접도 과연 그것이 '노비와 큰 차이는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고요. 독일의 융커 계층은 토지를 상속받으면서 그 토지에 종속된 농노에 대한 구속권도 상속받습니다. 비스마르크는 자의대로 농노들을 무장시키려 하기도 했죠. 그렇다면 농노들은 노비보다 자유로울까요? 보기에 따라서는 노비가 나은 상황일 수도 있는 겁니다.

  • 작성자 12.11.03 11:55

    고~중세적 신분제 하의 하층예속민이 근세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구속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은 국가마다 모두 틀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지 조선은 그 과정이 '노비제' 라는 것이었을 뿐이다. 이렇게 보는 편이 나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서방 국가에 비해 인신적 예속이 경제적 예속보다 늦게 풀린 것과 같은 독특함을 주나, 그 과정에서의 폐해는 또한 성리학이라는 '지극히 도덕적인' 개념으로 적당히 완화되어 가며 변화했습니다. 노비에 대한 '인격적' 대우는 중근세 농노를 포함한 각종 하층민보다 솔직히 나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것을 굳이 낮춰 볼 이유가 있을까요?

  • 12.11.03 11:55

    '실질적인 대우'를 비교하는 것 또한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만 법제적으로 규정하고 장기간에 걸쳐서 대규모의 예속민(노비)에게 강제해 온 것을 단순히 '실질적 대우가 같으니 비슷하였을 것'이라는 인식을 저는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바입니다. 서민들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특권층의 경제적 핍박을 받아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것이 조선 노비제의 특수성(장기간 동안 동족을 대상으로 대규모 예속민제 시행,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비인간성)을 희석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작성자 12.11.03 12:05

    조선의 사회는 경제적 예속의 약화가 먼저 이루어지고, 그 후에 인신적 예속의 약화가 뒤따라 왔습니다.
    서양의 사회는 인신적 예속이 먼저 약화되고 그 후에 경제적 예속이 약화되는 모양새입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앞선다 볼 것은 딱히 없다고 여겨집니다. 상호간 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고, 오히려 경제적 구속이 보유한 인신적 구속력이 그 반대보다 더 강한 편입니다. 하물며 전자의 구속은 성리학적 도덕이라는 완충 기제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지요. 그렇다면 이건 후자의 예속 정도가 더 강하다 보아야 하는 건 아닐까요.

  • 12.11.03 12:15

    물론 성리학적 도덕관은 세종이나 성종으로 하여금 사사로운 형벌로 고통을 당한 노비들에게 긍휼을 가지게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 성리학적 도덕관이 '主 - 奴' 관계를 정당화하고(삼강에 덧붙여진 이러한 관계는 중국과는 달리 조선 고유의 도덕관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비가 주인에게 악한 생각을 품는 것 자체만으로도 씻을 수 없는 죄'(실록의 기사 일부 인용인데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다른 분들의 지적 바랍니다.)라고 여겨 주인이 가하는 가혹행위를 결코 노비 자신이 고발할 수 없는 등의 부당한 관계 설정을 가능케 한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 12.11.03 11:57

    논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17세기~18세기 이후 노비의 위상이 계약직 노동자와 비슷하게 변화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 때문에 전 굳이 제글에 16세기 정도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16세기 서구라면 흔히 노비제 논쟁이 불거질 때 같이 비교되는 농노제는 거의 소멸한 시점이죠.

  • 작성자 12.11.03 12:07

    독일의 융커들은 다수의 농노와 영지를 거느리고 18, 19세기까지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또한 18세기 대혁명 이전까지는 토지의 집중을 통한 경제적 생산수단 점유, 그리고 이를 통한 경제적 구속 능력을 보유한 귀족층이 존재했고요. 소멸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니면 형태만 바뀐 것이 아닐까요?

  • 12.11.03 12:14

    단순히 생산수단의 독점과 그에 따른 경제적 약자에 대한 우위만을 따진다면, 이는 노예제가 소멸한 다수의 현대 국가에서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우선 해당되는 서구 농민층과 귀족 사이의 경제적, 법제적 관계를 보다 자세히 살펴 노비제와 비교해야 정당한 비교가 되지 않을까요?
    노비제에서 보이는 '인간에게 부여된 동산성'이라는 중대한 차이점을 단순히 부유지주와 빈한한 농민층 사이의 관계와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 작성자 12.11.03 12:41

    당장 독일 융커지주들만 해도 토지를 매매하면서 거기에 구속된 농노들도 같이 그 소속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이들에게 예속된 농노들은 생산수단인 토지에 예속되어 있는, 경제적 구속은 물론이고 물론이고 비스마르크가 젊은 시절 자신이 보유한 농노들을 무장시켜 독일 의회를 공격하려 했듯 인신적 구속 또한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서구의 하층민이 상위 신분에게 어떠한 '실질적인' 구속을 받고 있는가를 살펴야 할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그것의 정도가 16세기 기준으로 노비보다 과연 덜할지부터 상당한 의심이 듭니다. 독일의 융커지주가 자신의 예속 농노들에게 가하는 강한 구속력, 프랑스

  • 작성자 12.11.03 12:45

    대혁명 직전까지 에스파냐의 봉건지주층이 소유하고 있던 토지와 권력 등을 보면 16세기가 농노제가 소멸한 시점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고요. 굳이 따지자면 영국과 프랑스 정도가 고작인 게 아닐까, 그마저도 불완전한 수준인 게 아닐까, 싶은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 12.11.03 13:55

    노비의 경우 솔거노비와 외거노비를 따로 구분해 정의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솔거노비는 신속 예속이 강한 바면 외거노비는 사역(공역은 국가의 역이라는 뜻이라 사역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속이 강하기 때문이죠..
    또한 외거노비의 매매의 경우도 인신구속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사역 납부의 취득의 목적으로 매매, 분배, 증여되는 것이기 때문에..

  • 12.11.03 14:32

    주섬주섬 배워가는중... 재미있는 논쟁이네요.

  • 12.11.03 14:34

    동시대 일본은 어떤가요?? 땅을 전부다 다이묘 무사들이 차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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