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사막의 추억
아라비아의 여인이 아름다운 것은
冊에도 나와 있다
베일로 가린 그 얼굴을 나는 사막의
王立(왕립) 여자대학에서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내 눈이 높아진 것은 그때 부터다),
눈망울은 꼭 낙타의 그것을 빼닮았고
중앙의 코는 피라밋을 연상시킨다
사막에서 우리는 女人(여인)을 보기 위하여
금요일 오후엔 바자르로 진출했는데 거긴
언제나 차도르를 두른 까마귀떼가
몰려 있었다
일부다처의 나들이는 경이로웠다
아내가 複數的(복수적)이라는 것에 대하여는
지금도 내 연구의 과제다
삶의 질을 위하여, 가정의 이상을 위하여
세계평화를 위하여 UN으로 하여금
각자의 종교를 한번 바꾸어 살아보도록
권고안을 발의해 보는 것은 어떠 하신지?
최근 내가 사는 도시의 보행자 전용도로에
얼굴가리개를 쓰고 걷기 연습을 하는
여인들이 부쩍 늘었다
산행을 할 때도, 운전을 할 때도, 밖으로
나갈 때마다 이걸 쓰는 사람이 있다
한번 바꾸어 보려는 조짐인가
저 팔 흔들며 걷는 자세좀 보아, 차제에
우리도 가리고 살면 어떻게 될까
- 최병무 -
* 1979년 사막에서 일할 때, 여자대학교에서 이슬람문화
특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禁男(금남)의 구역은 특별한 허가와
초청이 필요하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사막의 여인들이 살아가는 풍경도 눈에 선하다.
용도는 다르지만, 얼굴가리개를 쓴 우리네 여인들을
산책길에 맞닥뜨리다 몽상이 피어 올랐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