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다녀오자마자 조금 더 일찍 팅프님들께 소식 전하고 싶었는데, 늦었네요.
다른 크고 작은 일들이 많지만 오늘은 진순이가 알프스에 다녀온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나눌께요.
그러고 보니 이번 편은 '진순 in 알프스'가 되겠군요!
알프스 하면 스위스를 먼저 떠올리지만, 알프스는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심지어 슬로베니아까지 쭉 이어져있지요.
우리는 진순이와 함께하는 첫 휴가로 가볍게 국내여행을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쭉슈피쩨(Zugspitze)에 갈 계획을 세웠죠.
2,962 m의 높은 산에 오르는 거라, 진순이 예방접종을 맞으면서 의사선생님과 상의하고 문제없을 것 이라는 말을 듣고 일단 안심!
자연을 주 관광자원으로 내세우는 유럽의 관광지에는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숙소가 꽤 많아요. 반려동물을 환영하는 호텔은 물론이고, 특히 '프리엔보눙'이라고 하는 민박/팬션 개념의 숙소가 있지요. 집 전체나 일부를 빌리는 것 이랍니다.
그동안 엄빠에게 휴가의 묘미는 아침, 점심, 저녁 남이 차려 주는 밥을 먹는 것이었지만, 진순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프리엔보눙을 택했어요. 호텔 아침은 주로 부페식인데, 부페식인 식당이나 기타 장소, 어느 곳 에서도 반려동물이 출입 할 수는 없거든요.
진순이는 숙소를 제법 마음에 들어하고 금방 적응했어요. [사진 1,2]
딱 하나, 이웃 방에 묶는 작은 개 두마리만 빼구요.
그 개들이 우리 숙소 문 앞을 지나가거나 엄빠는 전혀 느낄 수 없는 기척을 느끼기만 하면 흥분하고 가볍게 짖는 (진순이 입장에서는 가볍게지만, 한 번만 짖는 소리가 나도 엄빠는 단 잠에서 깨버려서..ㅠㅠ) 소리를 시시때때로 내는 바람에 휴가지에서 엄빠의 잠이 부족했답니다. 우리 진순이도 이웃 개 때문에 피곤했을까요?
숙소 주변 경치도 참 좋았어요. 산책 하기도 좋았죠. 다른 도시들 처럼 산책로에 반려견 배변봉투까지 마련되어 있었답니다. [사진 7,8]
아침도 진순이와 함께 먹었지만, 점심, 저녁 다 함께했답니다. 다행이도 많은 식당이 반려견 동반을 허락해 주었어요. 그래서 여행 내내 진순이와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어요. [사진 3,4]
물론, 식당에 다른 개들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진땀을 빼긴 했지만요.
진순이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아입호수(Eibsee)에서 세 시간이나 되는 긴 산책을 했답니다. [사진 5,6]
어쩜 그리도 아름다울 수 있는지... 거울 같은 호수에 산과 하늘이 그대로 데칼코마니 처럼 비추는 경치는 엄빠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답니다. 예쁜 진순이의 포토제닉 첼린지에 딱 인 곳 이죠!
호수 둘레길은 강아지 줄을 매고 걷지 않아도 되어서 예닐곱 마리의 줄 없는 반려견 들을 줄줄이 만나 간담이 서늘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답니다.
엄마는 진순이를 붙잡고 천천히 걷고, 아빠는 앞서 걸으며 전방 줄 없는 개 경보가 있는지 확인하며 걷느라 그 아름다운 아입호수에서 나란히 걸으며 데이트.... 따위는 아빠만한 덩치에 막을 새도 없이 진순이 엉덩이로 달려들던 개나 줘버렸다는... 주인말로는 그 개가 보통 암컷 앞에서 도망 가지 않는데, 진순이가 사납게 굴어 줄행랑을 쳐버렸다는...
다행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빠의 부탁에 진순이를 지나칠 때 만은 줄을 매 주었지요.
스키 시즌을 피해서 간 알프스는 한산해서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기 좋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입호수에서 산 정상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케이블카를 비롯해 다른 봉우리를 갈 수 있는 케이블카, 또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 이었어요.
그래서 쭉슈피쩨를 오를 때 산악기차를 타고, 짧은 거리의 케이블카[사진 12]로 갈아타고 올랐어요.
산악기차, 케이블카에 관계 없이 일정 거리 안에서 정상까지 오르는데 반려견은 5유로를 내고 표를 구입해요. [사진 9, 머리에 진순이 표예요.]
엄마의 똘똘한 숙소 선택 덕분에 숙소에서 5분 거리 기차역에서 표를 사고 산악기차를 탔어요.
다른 개들도 있어서 진순이는 그동안 연습했던 머즐을 착용했죠. [사진 9, 10]
열차 칸에 다른 개가 없을 때는 머즐을 풀어 주기도 했답니다. [사진 11]
마침내 쭉슈피쩨 정상에 올랐을 때, 생전 추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진순이가 방한복을 입혔는데도 오들오들 떨어서 깜짝 놀랐어요. 걱정도 되었지만 귀여웠어요. ㅠㅠ [사진 13]
정상에는 산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카페가 있어요. 엄빠가 달콤한 디져트를 즐기는 동안 진순이는 경치를 바라보며 쉬었답니다. [사진 14, 진순이가 보고 있는 경치가 아입호수예요.]
사진을 열네 개나 올렸는데, 다 잘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내일은 아침 일찍 병원에 가요. 진순이 잇몸 쪽에 혹이 생겼는데, 치아의 문제인지, 다른 것인지는 내일 엑스레이를 찍어보아야 확인 할 수 있데요. 휴가 전후의 이야기와 진순이 혹에 대한 소식은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전할께요.
첫댓글 프리엔보눙 같은 반려견 동반 숙소가 있다니 넘 부럽네요 진순이 알프스 여행기 넘 인상적이고 재밌습니다. 알프스 풍경에 진순이 잘 어울리고 늠름(?) 하네요 ^^
네, 언제나 늠름, 당당한 모습의 진순이예요!
우와!!!
글과 사진을 보며 TV걸어서 세계속으로인가?프로를보는것같았어요^^
진순아!
독일 많은곳을 다니며 알려줘
이모야두 한번 놀러갈께
진순이 병원가서 잇몸치료두 잘받구
아프지말구 엄빠랑 늘건강하구 행복하자^^
진순이 치료 잘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
알프스라니.... 진순아~~넌 로또맞은거얌 ㅎㅎ
ㅎㅎ 진순이를 만난 엄빠가 로또 맞았어요. ㅎㅎ
그림자님, 알프스개 진순이 여행 이야기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이 이야기를 팅커벨 프로젝트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서 다른 분들도 읽게 하고 싶은데 괜찮겠나요?
네, 물론입니다. 좀 다듬어진 글을 보내드려야 하나요?
좀 있으면 진순이 요들송 부르겠네~♡♡
부러우면 지는건데
개부럽~ㅋㅋ
세상에 개한테 지다니~@@ㅋㅋ
울 진순이 건강하고 행복하개~♡♡
ㅎㅎ 요들송을 기대했는데, 역시 진순이 음악은 듣는것만 즐기는 쿨한 개예요.
정독했어요👏 예전에도 했던얘기지만 책으로내셔도될 것같아요! 사진이랑 글모두 감동 재미 그자체입니다👍
하하, 기회가 있으려나요? 어쩌면 정말 작가님이 써주시는 진순이 이야기가 동화책으로 나올지 몰라요.
얼짱아빠와 함께하는 멋진 여행기~진순이 기차도 타고 트래킹도 하고~멋진경치와 사랑하는 가족들과 진순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겠다~!더더 행복하고 건강하렴!
감사합니다! 더더 건강하고 행복한 진순이 되게 엄빠가 노오력 해야지요 ㅎ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전방 줄없는 개 경보...에서 빵 터졌어요. ㅋㅋㅋ
덕분에 얼짱 아부지는 아입호수가 어찌 생겼는지도 모르셔서 어떻해요? ㅋ
사람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진순이인데 강아지들에 대한 공격성은 좀처럼 고치기 힘든가봐요..ㅠㅠ
암튼 유럽국가들 정말 부럽네요~~
안그래도 찾아오는 공격성 고쳐 보려고 반려견 트레이너에 대해 엄빠가 상의하고 있어요.
알프스소식에 설렘가득합니다~~♡
정말 설레는 풍경이지요!
알프스에다가 호텔, 케이블카까지
독일은 반려동물의 천국이 확실하네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반려인들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진순이 복 받았어~~
우리나라처럼 반려견 수영장이 있는 전용 팬션 같은건 못 찾았네요. 그래도 다른 반려견 편이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다행이예요.
부럽다 진순 비타는 알프스는 무리니까 대관령이라도 가도록 해야겠다ㅋㅋ 근데 사실 백두대간도 좋은데 우리나라 산들은 멍뭉이들이 못가는 곳이 넘 많아서 아쉽긴해 ㅠㅠ
우리나라도 좋은 산 참 많죠. 좋은 산행 되세요!
와... 진짜 사진이 어마무시하네요 ㅋ 아 정말 부럽습니다 진순아 부럽다!!
ㅎㅎ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멋진 사진과 정성들여 써주신 글 늘 잘 보고 있어요. 진순이의 멋진 모습도 멋지지만 진순이 위해서 애쓰시는 정성이 느껴져서 항상 마음이 뭔가 가득차는 느낌이에요....♡ 엄빠가 따로따로 걸어가신 거 너무 이해가 가서 웃기고 슬프고..정말 웃프네요ㅠㅠㅋㅋ 그래도 정말로 진순이가 점점 둔감해지고 많이많이 엄마아빠 믿는 것 같아서 랜선너머로 기특해하고 있습니다. 부담스러우실까봐 조심스럽지만 정말 진순이 팬클럽 멤버 해도 될만큼 정말 너무 좋아요......진순이 만나면 언제든 알아볼 것만 같아요☺️ 늘 소식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마음이 꾹꾹 담긴 말씀 감사합니다. 진순이 소식 계속 열심히 보내드릴께요. 진순이 팬클럽 회장 해주세요. ㅎㅎㅎ
강아지가 부러워 지는건 처음이네요
진심입니다
진순아 ~~ 행복한 모습을 보니 가슴 한 켠 뭉클해지는구나
진순이 기다린 시간보다 더 크게, 더 길게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