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와 94년 한국농구에 관해서 글을 썼다가 강동희와 이상민에 대한 논쟁으로 불길이 번졌는데요.스탯을 빼고 나름대로 다시한번 그 부분에 대해서 논해보도록하지요.
만약 10년후쯤에 강동희와 이상민이 모두 은퇴하고 누군가가 저에게 "강동희와 이상민중 누가 더 뛰어난 포인트가드였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강동희입니다.강동희는 지금까지 제가 봐온 포인트가드중 최고였습니다.공격력,드리블,패싱,게임리딩,속공,클러치능력,수비등 모든 면에 걸쳐서 그보다 더 뛰어난 포가를 한국에서 제 눈으로 본적은 없습니다.덧붙여서 허재라는 존재때문에 그가 많이 묻힌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합니다.팀 하더웨이와 마이클 조던이 함께 뛴 격이니까요..허재는 좋은 포인트가드가 필요없는 선수였지요.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가 아이재이아 토마스나 케이제이같은 슈퍼포가보단 데릭 피셔나 스티브커같은 포가와 훨씬 잘 어울렸던것처럼,허재에게는 강동희보단 황성인같은 선수가,그리고 강동희에게는 허재보단 문경은이나 조성원같은 슈터가 더 잘 어울렸을겁니다.
이상민...어느 분이 이상민은 강동희와 김승현에 끼여서 어정쩡한 넘버원포가시대를 보낸다고하셨는데 그 말씀에 많이 동의하는 편입니다.
노력형처럼 보이는 강동희에 비해 그는 천재형에 가깝지요.강동희는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어시스트를 자주 보여줬던반면에 이상민은 굉장히 창의적이고도 멋있는 어시스트를 자주 보여줬던것같습니다.그리고 일단 신체조건이 강동희보다 좋았구요.포가포지션에서 185라는 싸이즈는 당시 한국농구에서는 "장신"포인트가드라고 불릴수조차있었던 키였죠.실제키가 183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의 자세가 높고 점프력이 높기때문에 실제보다 더 커보이는게 사실입니다.
91학번입니다.이상민은.연세대에 입학한 그해에 농대에서 어시스트왕을 먹으면서 파란을 일으켰지요.대학 저학년까지는 중대의 김승기와 자주 비교되고 어쩔때는 김승기보다 한수아래로 평가되곤했었는데 서장훈과 문경은,우지원이라는 최고의 멤버들을 만나고나서는 김승기와의 비교는 쏙 들어가고 오로지 그의 비교상대는 강동희뿐이었습니다.
연세대 3학년시절에 팀을 농대 정규리그전승우승시키고 플레이옾에서도 우승시켰습니다.물론 그때 강동희는 전성기의 최고포가였지요.94년이니깐 강동희가 28세정도였을겁니다.저는 이상민이 그때 강동희와 동급이라거나 강동희를 넘어섰다고는 생각치않습니다.
허나 "강동희를 조만간 제치고 한국의 넘버원포가로 올라설만한 녀석"이라고 그때 느낀것은 저뿐만이 아닐겁니다.이상민빠순이가 아니더라도(이상민이 우지원과 문경은을 제치고 인기제일많았던 시절도 있었던것같음) 객관적으로 농구를 보는 사람의 시각이라면 그때당시 강동희와 비교할만한 포가는 오로지 이상민뿐이었고(오성식과 김승기,유도훈등이 있었습니다만 이상민과는 무게감이 틀렸지요) 또한 농구대잔치 전승우승팀의 실질적인 리더(짬밥은 문경은과 김재훈이 제일 높았지만 포가이자 게임메이커는 이상민이었습니다)인 이상민을 "조만간 강동희를 추월할 차세대최고포인트가드"라고 보던 사람이 없었을까요.
대니얼님이 그러면 98~99시즌 스탯을 가져와봐라고 말씀하셨는데,이상민,97~98,98~99시즌 2연속 kbl mvp입니다.96~97시즌엠브이피는 강동희였구요.그리고 우승하면 무조건 최고포인트가드냐고 말씀을 하셨는데,그 두번의 우승의 상대팀이 바로 강동희가 속해있던 기아였다는것을 기억하셔야합니다.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가 그린 만화중에 4권짜리 단편농구만화가 있는데,(제목은 까먹었습니다,버져비터였나?) 거기 보면 지구혹성대표 12명을 뽑는 자리에서 주전포가를 선발하는 장면이 나오지요.그때 포인트가드가 3명인가 4명이 있었는데 1:1능력이 제일 뛰어난 포가녀석 하나가 "그럼 1:1로 붙으면 되겠군"이라고 하자 박사가 말합니다."아니,5:5로 해야지"
그만큼 포가로서의 능력중 중요한것은 1:1능력도 있지만 궁극적인것은 팀원들을 얼마만큼 잘 활용해서 팀을 승리로 이끄느냐라는것이 중요하다는것이지요.그 측면에서 존스탁턴과 매직존슨이 위대하다는겁니다.(물론 매직은 1:1에서도 그리 꿀리진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97~98시즌과 98~99시즌,2시즌 연속 현대와 기아가 맞붙었고 그 두팀에서 이상민과 강동희를 서로 뺀다면 두팀간의 전력은 그것만으로 우승여부가 바뀔 정도로 크지않았습니다.특히 98~99시즌은 양팀의 라인업이 정말 비슷하고 호각이었죠.잭키존스-윌리포드,맥도웰-리드,추승균-김영만,조성원-정인교,강동희-이상민이라는 스타일도 스탯도 영향력도 비슷한 선수들의 대결이었습니다.이런 두번의 파이널대결에서 이상민이 속한 현대팀이 모두 승리했다면 이때 이미 강동희는 이상민에게 최고포가의 바통을 넘겨주었다고 간주해야합니다.스탯상으로도 이상민이 딸리는것도 아니고,두시즌연속 시즌엠브이피를 따낸 이상민이 당시 32~33세의 쇠락기를 걷고있던 강동희보다 못할게 뭐가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다시 94년 그 시절로 돌아가보면,이상민의 연세대가 우승한것이 이상민때문이 아니라 서장훈과 문경은,우지원같은 좋은 멤바가 있었기때문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발상을 바꿔서 생각해봅시다.만약에 연세대에 서장훈,문경은,우지원,김훈이 있었더라도 그 옥구슬들을 꿰어야할 포인트가드자리에 이상민이 아닌 다른 이가 있었다면?과연 연세대가 전승우승은 고사하고 우승이라도 할수있었을까요?
이상민이 있었기에 골밑에 있는 서장훈에게 매끄러운 엔트리패스가 끊임없이 들어갈수있었고,이상민이 있었기에 외곽의 문경은과 우지원이 터질수가 있었고,이상민이 있었기에 서장훈이 잡은 수비리바운드가 총알같은 속공에 이은 득점으로 이어질수있었던겁니다.이상민이 있었기에 강동희와 허재가(기아와의 경기당시 이상민은 허재와 강동희를 번갈아가며 막았지요.물론 주마크맨은 김훈이었지만,제 기억으로는 김훈보다 이상민이 더욱 효과적으로 허재를 수비했었습니다) 마음대로 연세대의 골밑으로 헤집고 들어가지못했었지요.
물론 전체적인 커리어를 보면 80년대이후 최고포가는 강동희지만 이상민이 연세대가 우승한 94년부터 몇년동안 꾸준하게 강동희의 최고포인트가드자리를 위협했다는 점,그리고 현대를 이끌고 2연패한 그 시점에 노쇠한 강동희를 제치고 넘버원포가가 되었다는 점을 굳이 억지로 부인해야할 필요는 없을듯싶습니다.
강동희..가까이에서 그의 카리스마를 본 사람이면 그 선수의 무서움을 좀 느끼시려나..강동희선수 천재성에 대해'농구를 하지 않았어도 이름을 날렸을 것'이라는 송도고교(중학이었나..)은사의 말도 있었죠..가장 농구를 잘 알고 잘 풀어갈 줄 알았던 선수죠..이상민..역시 훌륭하지만 강동희만큼이라고 하지 않으렵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여담인데 모 잡지에서 강동희와 이상민을 한자리에서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직접 팔길이를 쟤 봤답니다. 근데 이상민이 더 길다고 하더군요. 기자가 놀라서 이건 특종이라고....그리고 이상민이 라디오에서 직접 밝힌 키는 182 였습니다.
아마 강동희는 우리나라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였을껄요,,,,,! ^-^
강동희-이상민-그다음은?
강동희..가까이에서 그의 카리스마를 본 사람이면 그 선수의 무서움을 좀 느끼시려나..강동희선수 천재성에 대해'농구를 하지 않았어도 이름을 날렸을 것'이라는 송도고교(중학이었나..)은사의 말도 있었죠..가장 농구를 잘 알고 잘 풀어갈 줄 알았던 선수죠..이상민..역시 훌륭하지만 강동희만큼이라고 하지 않으렵니다..
저더러 말하라면 강동희-이상민 중 누가 낫다는건 보는 사람의 시각 차이일 뿐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한국 농구역사상 탁월한 선수임이 분명하며, 정통파 1번으로서는 강동희가 아주 근소하게 위인거 같고, 득점력이나 올라운드한 플레이는 이상민이 낫습니다.
강동희의 패스... 정말 멋있습니다... 이상민의 플레이가 올라운드하다면 강동희의 패스또한 올라운드합니다... 세트오펜스,속공 어디 내놔도 가장 모범적이면서 화려한 패스입니다 뭐... 그리고 두 포가를 빼놓고도 현대가 우세했다고 생각하고요 센터로서의 윌리는 존스보다 떨어지고 조성원-정인교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