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희기자의 타임클릭] 서태지는 '왕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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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는 구두쇠다.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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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년 겨울.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후 발매할 뮤직비디오 촬영차
: 미국 콜로라도주와 괌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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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라도주 베일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장면을 찍고 괌으로 출발하기 전
: 짐을 꾸리던 서태지 일행은 여행경비가 바닥이 났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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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비상금이 있으리라고 믿었던 일행은 당황했다.모두 빈털터리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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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표는 있으니 괌으로 떠나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 당장 공항까지 가는데 필요한 교통비조차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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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비를 아끼기 위해 매니저도 동반하지 않고 떠났던 여행의 일행은 서태지와 아이들
: 멤버 외에 코디네이터 고경민씨와 가이드 역할을 하던 지누션의 노승환(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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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 체면상 돈을 꾸어볼 엄두도 못내고 궁여지책을 모색하던 세 사람은
: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고씨에게 `총대'를 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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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이 첫 해외여행이었음에도 고씨는 용감하게 택시를 타고 낯선 길을 달려
: 유학중이던 언니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간신히 돈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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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씨가 “미국에 한번 오지도 않더니 돈이나 꾸러 왔냐”는 구박을 받아가며
: 유학생 언니로부터 빌어온 돈은 5백달러(당시 환율로 약 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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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 괌에 도착한 서태지 일행은 싸구려 콘도에 투숙했다.
: 그러나 체류기간 1주일분을 미리 지불하고 나니 몇십달러밖에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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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과 빵만으로 버티기로 하고 이 돈으로 모두 물과 빵을 샀지만 5명의 배를
: 채우는 데는 이틀도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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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양현석과 이주노가 털어놓은 얘기로는 배가 너무 고파 움직이지도 못하고
: 콘도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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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과장해서 굶어죽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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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가 천장만 쳐다보고 있는 네 사람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돈뭉치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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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워있던 네 사람은 그가 주머니에서 5천달러를 꺼내놓은 걸 보고도
: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웬 돈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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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사실 뮤직비디오 제작비가 모자랄까봐 말 안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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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서태지에게 분노어린 8개의 시선이 화살처럼 퍼부어졌고
: 네 입에서는 동시에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자린고비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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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의 구두쇠 행각은 수도 없지만 이 `사건'으로 동행했던 멤버들은
: 항복”을 외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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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쫄쫄 굶긴 했지만 서태지의 구두쇠 노릇 덕분에 하얀 눈이 온세상을 덮은
: 로키산맥의 장관과 뜨거운 태양 아래서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를 동시에
: 즐길 수 있는 뮤직비디오 `필승'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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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는 개인적으로는 매우 검약한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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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번 연예인들이 가장 먼저 욕심을 내는 고급승용차나 값비싼 유명 브랜드의
: 옷을 사는 걸 보지 못했다.그러나 가수활동과 관련된 `투자'를 아낀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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