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네요..
나 같으면 실력이 안되서 져주고 싶어도 못져주고 기냥 질텐데...
님의 실력이 엄청 뛰어날것 같습니다. 한번도 인사는 못 나누었지만 정모때 보면 꼭 한게임 부탁드릴께요.
그럼 안녕히...
참고로 닉넴 너무 멋지네요..
: 시험이 다음 주라서 연습도 제대로 못한채 탁구대회를 출전했구 또 이틀 책상앞에서 꼬박 지새고 시합 전날도 아침 7시에 깜빡 잠들었다가 시합장에 조금 늦게 도착을 했습니다. 여자부 개인단식 1부에 출전만 하고 오후에는 학원을 가려고 했기에 단식만 출전했구요
: 3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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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첼이란 22살의 여자선수가 있는데 한국인이지만 태어난지 이틀만에 덴마크로 입양이 되었고 그 곳에서 20세 미만의 아마추어 탁구인들 중에는 손가락안에 꼽힐만큼 잘 치고 또 중국도 몇 번 갔다왔다고 합니다.
: 저랑 예선전에서 만났는데 그 전에는 3번 탁구장에서 만났고 게임을 해 본적은 없었습니다.
: 쉐이크며 전형적인 서양선수들의 모습이고 파워드라이브와 백스매싱은 일품입니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초기에 안된다는 생각만 들면 금방 포기해 버리는 것이 서양선수들의 대부분의 모습이고 리첼 역시도 그렇더라구요.
: 예선전에서 우리 조였는데 저 역시도 2연패 하고 싶은 욕심과 승부욕으로 최선을 다했고 서양선수에게로의 단점을 노려서 초기에 승부를 내려고 했구 2:0으로 이겨 조1위로...리첼은 조2위로 함께 4강에서 진출을 했습니다.
: 리첼은 남자친구와 함께 왔고 그 덴마크인은 사진기를 들고 이 곳 저 곳 리첼의 모습을 담더군요.
: 4강 대진표가 확정이 되면서 리첼과 저는 준결승에서 맞붙어야하게 되었고 예선전에서 의외로 쉽게 이긴터라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 트로피는 1위 한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고 1위부터 3위까지는 상품을 주는데 상품보다는 2연패를 달성하고픈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이었습니다.
: 그런데 리첼이 소속된 동우회 사장님께서 제게 져 주었으면 좋겠다며 리첼이 4월말 덴마크로 떠난다고 그 트로피를 기념으로 주면 좋겠다면서.....
: 숭실대 교환학생으로 이 곳에서 9개월 생활을 하고 이번 달말에 다시 덴마크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 화장실에 가서 무척이나 갈등을 했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하지만 나에겐 내년도 계속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리첼은 아니다.....고민과 생각이 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일단은 최선을 다하자란 생각을 하며 시합에 임했습니다.
: 1세트를 이기고 2세트째에 13:7로 이기고 있는데 리첼이 거의 포기를 한채 로빙만 띄우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면서
: 그녀에게 깡다구라는 단어가 도저히 영어로 생각이 안나서 눈빛으론 깡다구라고 외치며 입으로는 스마일을 외친뒤 나 역시도 야구를 했습니다.
: 마치 홈런왕이라도 된 것처럼.....
: 3세트째는 20:18에서 제 써어비스였고 미스로 21:18로 졌고 약간은 후회가 되면서도..악수를 나누는데 그녀가 나를 끌어안더군요.
: 그리고 우리네 자리로 갔더니 그 곳의 관중석에서 보내는 열렬한 환호에 그녀는 활짝 웃고 저는 저의 자리로 가는데 그 사장님이 고맙다고 하시고 저는 그냥 살짝 웃었습니다.
: 고맙다는 말이 좋아서가 아니라 리첼의 활짝 웃는 모습이 보기가 좋아서....
: 저를 응원했던 몇분들은 제게 너무 아깝다는둥 로빙볼을 실수하냐는둥 막판에 웬 써브미스냐는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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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리첼이 제게로 와서 제 옆에 앉길래 놀라면서 안되는 영어를 몸동작과 더불어 이야기 했습니다.
: boy friend 옆에 안 앉고 왜 내 옆에 앉느냐면서 웃으니까 그 남자와 자신이 교환학생이라며 쌤쌤~~~~
: 그리고 나를 가리키며 best friend라고 .....
: 지난 주에 불국사랑 부산 해운대를 갔다가 어제밤 11시에 서울에 도착했다고 하면서 불국사에 그려진 장승들 무서웠다는 표현을 온 몸으로 표현하더군요.
: 4월 30일에 인천공항을 통해서 덴마크로 간다기에 몇 시 비행기냐고 물었더니 YMCM에서 ticket 끊어주기 때문에 자신은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 언제 다시 한국 오냐고 하면서 우정에는 최고이지만 탁구 라이벌이라고 내가 도전해야되는데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하면서..........
: e-mail을 주고 받았고 제 주소 밑에 한글로 제 이름 석자를 쓰고 그녀 역시 주소 밑에 어색한 한글로 니테 크누센이라고 적더군요.
: 꼭 우승을 해서 트로피 앞에 놓고 함께 사진찍자고 약속하자며...
: 저는 3~4위전에서 그녀는 결승전에서 동시 경기를 했기에 서로 탁구를 치면서도 흘낏흘낏 쳐다보았고 끝나면서 서로의 맞손뼉을 치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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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첼은 덴마크로 떠나지만 그녀에게 이 트로피는 한국인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 탁구우정의 친구 리첼 역시 제게도 따스하게 다가오는 무언가를 느끼게 해 주었고
: 3위를 했지만 웬지 밀려드는 커다란 행복이 이루 표현하기 힘들만큼 기쁘답니다.
: 대한민국을 떠나면서 그 트로피를 안고 활짝 웃을 리첼의 모습을 상상하니 왜 이렇게 눈물이 맺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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