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는 이가 없다.
그래서 씹을 수가 없다. 먹이를 발톱으로 찢어 먹거나 통째로 삼킨다.
그 중에서 뼈나 털과 같이 소화할 수 없는 것들은 뱃속에서 굳게 뭉친 상태로
하루에 한 번씩 토해낸다. 올빼미가 토해낸 그 덩어리. 그것을 펠릿이라고 한다.
인간에게도 펠릿이 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소화해내지 못하고 폭발시킬 때 나오는 보이지
않는 덩어리. 인간의 펠릿. 죽음을 부르는 피의 소나타.
어둠이 찾아오면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자취를 감춘다.
그 어둠이 지상을 감싸기 시작하며 어느새 적막감만으로 가득 찬 저녁.
어둠을 뚫고 들어오고 있는 한 대의 차량.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한 사내가 급한 볼일이 있는 듯 차에서 내린다.
"차만 타면 오줌이 마려우니 이 놈을 끈으로 묶던지 해야지 원."
그런데 운전자도 없는 빈차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부우우우웅! "
"어? 저거 뭐야. 차가 왜 움직여? 누구야. 어떤 놈이야!"
사내가 급히 지퍼를 올리며 차를 쫓아가지만 어느새 멀어지는 차의 뒷모습.
어둠. 주위는 온통 암흑 천지이며 자신의 삶과 죽음조차 느끼지 못하는 혼돈.
죽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사람들이 경험한 사후세계.
아무라도 좋다. 누군가가 자신이 살아있음을 확인 시켜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동혁의 눈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동혁아! 살아난 거니? 눈 좀 떠봐! 정말로 살아난 거냔 말이야?"
가늘게 열린 시야에 들어온 뿌연 세상의 흔적.
그러나 의식을 놓으면 다시 죽음의 문턱을 넘어갈 지도 모르는 처절한 생존투쟁.
의식의 고리를 놓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재영.
"쿨럭! 쿨럭! 으으으으! "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그렇게 다시 살아나면 되는 거야."
"여기가...여기가 어디야."
"임마. 난 죽은 송장이 온 줄 알았어. 도대체 그 몸으로 어떻게 차를 몰고 왔지?"
"차?....그래 차를... 탔었지."
"별장에서는 도저히 널 살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조직과 거래하는 병원으로
데려온 거야."
"그럼...여기가.. 병원?"
그때 문이 열리며 의사가 들어온다.
"기적입니다. 처음 왔을 때는 시체나 다름없었어요. 심장박동수며 맥박과 체온 모두가 절망
적 상태였는데 지금은 회복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릅니다."
동혁이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임마 가만히 누워있어. 등가죽은 모두 벗겨졌고 팔이 두 군데나 부러졌어."
"맞아요. 출혈이 심한 상태였거든요. 수혈을 꾸준히 했지만 정상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
다. 등에 새 살이 돋는 데에도 역시 많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인간의 의지력은 무한하다. 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명을 연장시키기도 한다.
동혁은 살아야할 이유가 아직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살아있기 때문에..
피곤한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재영에게 기자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은채씨 결혼 전에 혼인신고를 먼저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 겁니까?"
"저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건 제 사생활이니까요."
"수많은 팬들이 정은채씨의 말 한 마디를 기다리고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정해진 순리대로만 살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저도 많이 혼란스러운
상태입니다. 언젠가는 팬 여러분들도 아시게 되겠지요."
재영은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고 그런 그녀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염상복의 구애는 계속
되고 있었다.
"은채씨를 향한 나의 마음을 하늘이 알고 도와주었나 봅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 ...... "
"이 세상 어떤 신부의 것보다도 더 멋진 드레스와 화려한 결혼식을 준비하겠습
니다. 천사 같은 은채씨를 얻게 되다니.. 설마 이게 꿈은 아니겠지요?"
천사?... 재영은 염상복의 입에서 나온 천사라는 말을 듣자 온몸에 벌레가 기는 듯
한 불쾌감을 느꼈다. 자신의 큰 후원자였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뿐이다.
염상복은 정말로 동혁과 재영의 관계를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연기를 하는 것인지
재영이 혼인신고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연일 연예관련 기사에서는 재영의 기사가 빠지질 않았고 자신의 기사를 읽은 재영은 번번이
신문을 찢어버리곤 했다.
한편 성진파의 보스 천성진은 깊은 실망감에 쌓여 있었다.
"박광식 이 개자식! 무능하고 여색만 밝히는 놈 거둬주고 보살펴 줬더니 이제는 조직을 배신
하고 내 뒤통수를 때려?"
"문제가 심각합니다. 예전의 삼거리파가 아닙니다. 너무 많이 컸습니다."
"감방간 우리 애들은?"
"민변호사가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지만 워낙 염평달일가의 견제가 심해서..."
"허준구 제거했는데도 산 넘어 산이구만. 팔다리 다 잘린 기분이야. 에잇!"
"지금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돌아가는 상황을 잘 살펴본 후 계획을 세우심이.."
"하이에나는 좀 어때?"
"워낙 상처가 깊어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도 의문입니다."
하지만 병원에 누워있는 동혁은 병세가 나날이 호전되어가고 있었다.
"동혁아 이 기사 좀 봐라. 가수 정은채가 태성그룹 염상복이랑 결혼하기로 했단
다. 하여간 돈이 최고다. 원하면 정은채 같은 톱스타까지도 차지할 수 있으니."
동혁은 상처가 회복되면 회복될수록 그 만큼의 분노도 함께 커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또 한 명의 여인 정아가 병원에 찾아왔다.
"동혁씨....내가 다치지 말라고 했잖아. 나 지금..너무 가슴이 아파."
"걱정...하지 마라. 나 그렇게 쉽게 쓰러질 놈 아니니까."
"나한테 뭐 부탁할 거 없어? 동혁씨 위해서라면 내가 뭐든지 할게."
"정아야. 너 박광식 알지? 너한테 찝쩍대다 큰 코 다쳤던 그 놈."
"으..응. 그런데 박광식이 왜?"
"너만 보면 침 흘리던 놈이다. 그 놈 좀 꼬셔봐라."
동혁은 아직 한 쪽 팔을 못 쓴다. 그러나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를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있
었던 것이다.
다음날 저녁 정아는 동혁의 부탁을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살...살려주세요."
"이게 누구야. 너 자이언트 파라다이스의 정아 맞지?"
"당신은..박광식씨?"
"그런데 누가 연장 들고 따라오기라도 하냐?"
광식이 정아의 뒤편을 살펴볼 때 사내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도망가고 있었다.
"하하하! 네 기둥서방이라도 하고 싶은 놈인가 보다. 안 그러냐?"
"부탁이 있어요. 나 숙소까지만 좀 바래다주세요. 무서워서 그러니까."
"대신 조건이 있는데 나랑 술 한잔하자. 그럼 바래다줄게."
정아의 계획대로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광식이 정아를 데리고 찾아간 술집은 성진파와도 삼거리파와도 관계없는 룸싸롱이었다. 조직
을 배신한 덕에 박광식의 주머니도 두둑해 졌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룸에 들어간 광식의 말투가 변한다.
"하이에나가 죽지 않고 살아있나 보지?"
"그게 무..무슨 말.."
"이년이 누굴 호구로 아나. 네 년이 하이에나하면 사족을 못 쓰는 걸 삼척동자도 다 아는
데. 하긴 상관없겠다 살아도 반병신 됐을 텐데 뭐."
"나..그냥 갈게요."
"그냥 앉아 있어라. 네 면상 보려고 우리 동생들도 와 있으니까. 야! 모두 들어
와! 형이 술 사줄게. "
박광식은 역시 비열한 놈이었다. 살아날 구멍은 항상 남겨두고 있었던 것이다.
삼거리파 조직원을 불러 하이에나로부터의 위험에서도 보호받고 그 전부터
흑심을 품어왔던 정아까지도 차지하는 일석이조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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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펠릿입니다.
30회가 되어서야 제 이름 펠릿의 뜻을 말씀드리게 됐네요.
취미 삼아 글을 쓴지 벌써 10년.
올해 처음으로 Kbs 극본공모에 도전해 봤습니다.
8월 말에 1차 합격통보 받았고요. 작가인 친구가 처음 치고 대단한 성과라고 격려하더군
요. 그때 출품한 작품 제목이 바로 펠릿입니다.
그동안 써 왔던 글의 종류는 주로 공포스릴러였습니다.
10월 초 인터넷 소설에 관심이 생겼고 많은 독자 여러분께 제 글을 보여드리고 싶
었습니다. 그런데 연재방 제목이 로맨스와 연애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사랑이라는 장르
에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초보 글쟁이의 심정입니다.
물론 기존 작가 분들에 비해 턱없이 적은 조회수가 부끄러울 때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분이라도 제 글을 재미있게 읽어 주신다면 끝까지 열심히 써 볼 생각입니다.
다소 딱딱한 인사말 읽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폭파 1초 전 시한폭탄 사
랑'이 끝나는 대로 제 전문분야의 소설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펠릿이란 이름 꼭 기억해 주시고 제 글 많이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장편 ]
폭파 1초전 시한폭탄 사랑 30 (작가 소개 인사말 포함)
펠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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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97
05.11.06 02:57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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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드디어 1빠다^^ 글쓰신지 약 10분만에 도장찍네요ㅎㅎ
너무 기분좋은 말씀. 둘리와고길동님이 많은 힘이 될것 같습니다.
드디어 1빠다^^ 글 올리신지 얼마 안되 도장찍네요^^
ㅋㅋㅋㅋ3빠!!!!
아케보노킬러님 오늘은 좀 늦었네요.
4등이내 ㅋㅋ ㅋ ㅋ ㅋ ㅋ ㅋ ㅋ 저 4등해요 선생님 캌 러캬캬캬캬캬 ㅋㄹㅋㅋㅋ ㅋ
닉네임이 소설 폐인 되다인가요? 많은 관심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오오.. 멋지다!! 다음편도 기대되요 !!!!!!!!@@@@@@@@@@@@@@@@^^
태양처럼 빛나는 멋진 소설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써주세요~ 담편도 기대중 ㅋ!!
빅비비빅님도 열심히 봐 주세요. 저도 독자님의 열성 계속 기대할게요.
동혁이의 복수극이 기대됩니다. 무지 재미있네요.
하이얀 구름님 반갑습니다. 동혁의 분노는 곧 폭발합니다. 기대해주세요.
작가님 글 너무 재미있어요. 다음 번 쓰시는 것도 꼭 볼거예요. 건필하세요!!!
이 소설 끝나면 더 재미있는 내용 준비중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에켁; 내가 1빠인데; 제 답변리플에 다른분 아디가 적혀있네요^^;
사양검님이 댓글을 두개 달아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뜻대로 꼬리말이 잘 안 적히네요.
윽 실수로 삭제 했내 ㅎㅎ
선생님 ㅊㅋㅊㅋ 매일마다 읽고 잇어염 ^^
부지런 하시네요. 앞으로도 꼭 봐 주세요.
재밌습니다 ~ㅎ 아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진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그런 소설입니다ㅎ 펠릿..... <- 어디에선가 들었는데 정말 감동적인 뜻이에요ㅎ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니 저도 기쁘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잼따///...
경주로 고적답사 갔다오고나서 올려요~
경주로 고적답사 갔다오고나서 올려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으악..쌤..글보러 왔는뎁 ;ㅎ -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