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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決斷(결단)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갈리아 정벌에 나선 시저가 군대를 이끌고 갈리아와 이탈리아의 국경인 루비콘강을 건너면서 한 이 말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때 자주 인용된다. 당시 로마의 최고 의결기관인 원로원의 승인 없이 군대를 동원해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쿠데타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시저는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넘으로써 로마를 장악, 자기를 제거하려던 폼페이우스를 물리치고 로마의 제1인자가 될 수 있었다. 시저는 일단 루비콘강을 건너면 폼페이우스와 싸워 이기든가 아니면 패해 죽는 길밖에 없음을 알았다. 시저의 강한 의지에서 나온 '도강(渡江)결단'은 시저의 운명뿐 아니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였던 '폼페이우스 제거의 성공'도 이 대결단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역사속에는 결단을 내려야 할때 우물쭈물하다가 자멸을 자초한 사례가 많다. 강국 진나라의 위협으로부터 초나라를 지켜내면서 25년간 재상을 지낸 춘신군에 대한 명성이 천하에 자자했다. 그러나 그는 결단을 내려야 할때 우왕좌왕하다 자멸하고 말았다. 초나라 고열왕에겐 아들이 없어 후사를 걱정하던 춘신군은 아들을 낳을만한 후궁을 구하고 있었다. 그때 조나라 이원이라는 사람이 미모가 뛰어난 자기 누이동생을 데리고 와 춘신군에게 바쳤다. 누이동생이 춘신군의 아이를 배자 이원은 춘신군을 꾀었다. "이제 제 누이동생을 왕에게 바치십시오. 누이동생이 만약 아들을 낳게되면 이는 곧 대감의 아들이 왕이 되는 겁니다" 이원의 꾐에 넘어간 춘신군은 이원의 누이동생을 고열왕에 바쳤다. 이원의 누이가 아들을 낳아 왕후에 오르자 이원이 전권을 쥐고 권력을 휘둘렀다. 이원은 이 비밀을 알고 있는 춘신군을 죽이기로 했다. 이원의 흉계를 안 춘신군의 한 심복이 그에게 "이원을 제거해야 합니다" 건의했다. 심복의 충언을 듣고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때를 놓친 춘신군은 결국 이원이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됐다.
주가와 원화 값이 바닥을 모르고 무너져 내리면서 공포의 도가니속에 빠진 우리경제를 구하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 절실하다. 아무리 좋은 처방도 실기(失機)하면 아무 효과도 없다.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단이 화급한 위기상황이다.
출처:경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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