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는 3.3㎡당 2050만원이 적정 수준이다." "그렇지 않다. 3.3㎡당 2000만원 선이면 미분양이 속출할 수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시영 재건축 사업이 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분양을 코 앞에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분양가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합은 분양가를 되도록 높게 받아 추가부담금(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제한 금액)을 줄이려는 데 반해 시공사 측은 주변 시세 전후로 책정해 분양을 빨리 완료해야 조합원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가구당 추가부담금 1억원 이상
고덕시영 아파트는 기존 2500가구를 3658가구(전용면적 59~192㎡형)로 재건축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일반분양물량은 1102가구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을 맡아 관심을 끄는 곳이다. 당초 이달 안에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레 내년 2월로 연기됐다. 분양가 산정과 추가부담금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이 커서다.
고덕시영 재건축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3.3㎡당 2050만원(조합원분 1900만원)으로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관리처분 변경 총회에서 이를 포함해 상정된 9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그간 사업에 반대해 왔으나 이번엔 조합원 3분의 2 이상(78%)의 동의를 받았다.
고덕동 E공인 관계자는 "예전엔 총회 때 조합과 비대위 간 갈등이 종종 빚어지곤 했는데 이번엔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그만큼 빨리 분양했으면 하는 조합원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공사와 시각차가 크다는 데 있다. 현대건설은 3.3㎡당 1770만원, 삼성물산은 3.3㎡당 1870만원으로 일반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려운 시장 상황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근 고덕 아이파크가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3.3㎡당 1800만원 정도"라며 "초기 분양이 중요한 상황에 조합이 제시하는 가격이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조합 관계자는 "고덕 아이파크는 분양한 지 3년이 지난 데다 내부 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 측면에서도 차이가 난다"며 "2000만원 이하는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이 이 분양가를 고집하는 데는 만만찮은 추가부담금도 한몫 했다. 조합원 부담금이 종전 계획보다 가구당 평균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용 56㎡형 소유자가 전용 84㎡형을 분양 받을 경우 평균 1억8000만~2억1000만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 이는 2011년 11월 총회 때 3.3㎡당 평균 2440만원으로 계산했던 일반분양가를 400만원 가까이 낮췄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증가한 것도 부담금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2011년 총회 당시 3.3㎡당 376만4000원이었던 공사비가 현재 396만9000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입장차 커 가격 협상 난항 예상
조합과 시공사는 서로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양측 간 입장차가 워낙 커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시공사 측은 "지출항목에 예비비 615억원을 반영하면 3.3㎡당 1900만원까지 분양가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조합은 "2050만원이 최대한 낮춘 가격이어서 더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못박는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 일정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동구청 이원재 주거환경관리팀장은 "약간의 금액 차이만 조정되면 계획에 별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시기가 조금씩 늦춰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도 "조합과 시공사가 빨리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겠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며 "일반분양이 2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 일정이 늦어지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 조합원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합 측은 다음 주까지 강동구청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를 신청하고, 이달 안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시영 재건축 사업이 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분양을 코 앞에 두고 조합과 시공사 간 분양가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합은 분양가를 되도록 높게 받아 추가부담금(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제한 금액)을 줄이려는 데 반해 시공사 측은 주변 시세 전후로 책정해 분양을 빨리 완료해야 조합원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가구당 추가부담금 1억원 이상
고덕시영 아파트는 기존 2500가구를 3658가구(전용면적 59~192㎡형)로 재건축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일반분양물량은 1102가구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 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을 맡아 관심을 끄는 곳이다. 당초 이달 안에 일반분양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레 내년 2월로 연기됐다. 분양가 산정과 추가부담금 문제로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이 커서다.
고덕시영 재건축 조합은 일반 분양가를 3.3㎡당 2050만원(조합원분 1900만원)으로 책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관리처분 변경 총회에서 이를 포함해 상정된 9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그간 사업에 반대해 왔으나 이번엔 조합원 3분의 2 이상(78%)의 동의를 받았다.
고덕동 E공인 관계자는 "예전엔 총회 때 조합과 비대위 간 갈등이 종종 빚어지곤 했는데 이번엔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그만큼 빨리 분양했으면 하는 조합원이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 고덕시영 아파트가 들어서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인근 사업부지 전경. [황의영 기자]
문제는 시공사와 시각차가 크다는 데 있다. 현대건설은 3.3㎡당 1770만원, 삼성물산은 3.3㎡당 1870만원으로 일반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려운 시장 상황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근 고덕 아이파크가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3.3㎡당 1800만원 정도"라며 "초기 분양이 중요한 상황에 조합이 제시하는 가격이면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조합 관계자는 "고덕 아이파크는 분양한 지 3년이 지난 데다 내부 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 측면에서도 차이가 난다"며 "2000만원 이하는 말이 안 되는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이 이 분양가를 고집하는 데는 만만찮은 추가부담금도 한몫 했다. 조합원 부담금이 종전 계획보다 가구당 평균 1억2000만~1억3000만원 정도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용 56㎡형 소유자가 전용 84㎡형을 분양 받을 경우 평균 1억8000만~2억1000만원 정도 부담해야 한다. 이는 2011년 11월 총회 때 3.3㎡당 평균 2440만원으로 계산했던 일반분양가를 400만원 가까이 낮췄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증가한 것도 부담금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2011년 총회 당시 3.3㎡당 376만4000원이었던 공사비가 현재 396만9000원으로 증가한 상태다.
입장차 커 가격 협상 난항 예상
조합과 시공사는 서로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양측 간 입장차가 워낙 커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시공사 측은 "지출항목에 예비비 615억원을 반영하면 3.3㎡당 1900만원까지 분양가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조합은 "2050만원이 최대한 낮춘 가격이어서 더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못박는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 일정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동구청 이원재 주거환경관리팀장은 "약간의 금액 차이만 조정되면 계획에 별 지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시기가 조금씩 늦춰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도 "조합과 시공사가 빨리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겠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며 "일반분양이 2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 일정이 늦어지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 조합원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합 측은 다음 주까지 강동구청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를 신청하고, 이달 안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황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