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James McTeigue)
주연 나탈리 포트만 (Natalie Portman) 이비 역 휴고 위빙 (Hugo Weaving) V 역
출연 스티븐 레아 (Stephen Rea) 수석수사관 핀치 역 스티븐 프라이 (Stephen Fry) 디트리히 PD 역 존 허트 (John Hurt) 아담 서틀러 의장 역 팀 피곳 스미스 (Tim Pigott-Smith) 크리디 당수 역
영화 줄거리
이 영화는 “기억하라, 기억하라! 11월 5일을……. 화약 음모 사건, 그 사건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라는 여주인공의 음성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인 ‘신념’에 대해 서술한다. 제목이 나가고, TV화면에서는 제3차 대전, 전쟁의 경험을 통해 사회에서 격리되어야할 사람들을 거론하면서, 하나 된 국민과 하나 된 조국을 강조하는 연설이 흘러나온다. 두 주인공 ‘V’와 ‘이비’가 각자의 방에서 거울을 보면서 마스크를 쓰고, 화장을 하는 장면을 교차시킨다. BTN 방송국에 근무하는 젊은 여성 ‘이비 해몬드’는 통금 시간을 어겼다가 비밀경찰(핑거맨)들에게 강간을 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그때, ‘V’라고 하는 ‘가이 포크스’ 마스크를 쓴 자에 의해 구출된다. ‘V’는 세상을 조롱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헨리 5세>의 대사들을 인용하면서 ‘피의 복수’와 자신을 장황하게 이야기한다. ‘이비’에게 음악 감상회에 초대한다고 하면서 건물옥상으로 안내한다. 조용한 거리의 스피커를 통해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이 흘러나오고, ‘V’가 음악에 맞춰서 중앙형사재판소 탑에 있는 ‘정의의 여신’과 재판소 건물을 폭파시키는 것을 본 ‘이비’는 경악한다.
독재 정부에서는 방송과 전문가를 동원하여 건물 철거라고 국민들에게 거짓 발표하지만, ‘V’가 BTN 방송국을 점거하고 자신의 연설방송을 내보내어 거짓말인 것이 폭로한다. 그는 지금의 독재와 압제의 상황은 결국 국민들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선언한다. 두려움, 공포에 사로잡힌 국민들 자신이 ‘서틀러’의장에게 절대 복종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1년 후, 11월 5일 봉기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이날 자신이 영국 국회의사당을 파괴할 것이며, 그때 영국 국민들은 포학한 정부에 맞서라는 선동의 메시지를 내보낸다.
BTN방송국에 근무하고 있던 이비는 ‘V’가 탈출하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쓰러진 이비를 ‘V’ 자신이 사는 ‘안가(安家)’로 데려온다. 이비는 'V'가 ‘런던의 목소리 프로더로(라크힐 수용소 소장)’를 살해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악인들의 처형에 함께하겠다고 제안한다. 그 후 이비는 ‘V’와 함께 성직자 릴리만(수용소 인권위원 성직자)의 처형에 함께한다. 처형 직후에 경찰에 쫓기자, BTN 상사인 텔레비전 스타 고든 디트리히의 집으로 도망간다.
지금까지 ‘V’에게 살해된 사람들은 수용소에서 간부를 지냈거나, 관련자들임을 핀치 경감은 알게 되고, 그 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게 된다. 그 와중에 라크힐수용소에서 ‘바이러스’ 개발에 앞장섰던 여과학자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나, 이미 ‘V’에 의해 처형되고 ‘일기장’만 남겨두었을 뿐이다. 일기장에 따르면 11월 5일, 수용소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는데, 5번방(V)에 있던 한 남자만이 유일하게 불꽃 속에서 걸어 나왔다는 것이다. 그가 ‘V’임을 직감한다.
정부는 도청장치를 이용하여 국민들의 속마음을 여론을 수집하고, 아담 서틀러 의장은 집권당수에게 테러범 ‘V’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살벌한 정세 속에서 TV의 PD인 고든이 아담 서틀러 정권을 풍자하는 코미디를 제작해 방송하자, 크리디 당수가 직접 고든의 집을 급습해 고든을 때려죽인다. 그 장면을 목격하고 도망가던 이비는 정체모를 사람에게 붙잡혀 수일 동안 감금되고 고문당한다. 심문에 불응한 그녀는 긴 머리가 잘리고, 독방에 수용된다. 두려움에 떨던 아비는 감방의 좁은 틈으로 난 구멍을 통해 다른 죄수 발레리가 남긴 쪽지에서 위안을 얻는다. 감시자는 이비에게 'V'의 은신처를 대라고 고문을 가하지만, 이비는 말하지 않는다. 발레리의 쪽지에 의하면 미국에 의해 3차 대전이 일어나고, 당시 영국의 국방차관이었던 아담 서틀러는 인권을 억압하는 각종 법안을 통과시켜 파시즘을 부활시키고, 파시스트당을 조직하여 정권을 장악한 것이다. 이비에게 심문관은 협조하지 않으면, 처형될 것이라고 하자, 이비는 죽음을 선택하겠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심문관은 “두려움이 사라졌군, 넌 자유다.”고 말하고 사라진다. 이비는 'V'가 자신이 잡혀간 것처럼 꾸몄다는 것을 알게 된다. 'V'는 그것이 이비를 파시스트 정권의 공포에서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이비는 이해하지 못한다. “당신은 악마다.”라고 울부짖으면서 숨막혀한다. ‘V’와 함께 옥상으로 나온 이비는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로운 자신을 확인하게 된다. 영화는 이 장면에서 ‘V’가 수용소의 불꽃화염에서 두 팔을 펼친 장면과 이비가 쏟아지는 빗줄기속에서 두 팔을 펼친 장면을 교차로 보여준다. 다음날 이비는 ‘발레리’의 진실을 알게 되고, 복수의 길을 가는 ‘V’를 이해하지 못하고, 11월 5일 이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V'를 떠난다.
정부대책회의에서 ‘아담 서틀러’ 의장은 불안감을 조성하여 국가적 위기임을 모든 홍보매체를 총동원하여 알리는 정책을 시행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V'의 탄생에 대한 조사를 하던 핀치 경감은 어떻게 그들이 권력을 얻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보수 정당은 권력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위해 거대한 음모를 꾸미게 된 것이다. 급진주의자, 동성연애자, 민주화투쟁가들을 체포하여 인체를 대상으로 ‘노스파이어’ 제약사에서 화학생체실험을 강행한다. 대부분의 실험이 실패했지만, 단1명의 몸에서 백신이 개발되었고, 그 무기를 확보한 권력은 학교, 지하철, 정수장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세인트 메리’날에 살포하여 8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는 사태를 일으킨다. 그 해 선거에서 박빙의 승부가 아니라 파시스트 정당이 압도적 의석을 장악하게 된다. 바이러스 덕분에 제약회사의 대주주이자 당의 간부였던 이들이 엄청난 부를 장악하게 된다. 1년 뒤, 국가의 적으로 급진주의자들을 처형하고, 공포를 조장하여 국가를 장악한 것이다.
11월 5일이 다가오고, 'V'의 계획은 영국을 카오스 상태로 만든다. 'V'가 런던 전역에 가이 포크스 가면을 배달한 것이다. 영화는 마지막 절정으로 치달아 간다.............
정치학 강의
1. 1605년 11월 5일, 영국 국회 폭파 미수 사건
가이 포크스(Guy Fawkes, 1570년 4월 13일 ~ 1606년 1월 31일)또는 귀도 포크스는 영국에서 화약 음모 사건(Gunpowder Plot)을 계획한 로마 가톨릭 혁명 단체의 구성원이었다. 화약 음모 사건은 영국의 왕인 제임스 1세를 국회의사당에서 폭약으로 암살하려다 밀고자의 고변으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다. "녀석"을 뜻하는 영어 단어 "Guy"는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위키 백과사전)
이 사건은 16세기 영국 왕인 ‘헨리8세’에서 시작된 종교분리에서 배태된 것이다. 헨리8세가 후계자 아들을 낳으려고 앤 불린과 결혼하려고, 로마교황청으로부터 이혼을 받아내려다 실패하자, 가톨릭과 독립하여 영국성공회를 만들었다. 헨리8세 사후 가톨릭인 메리여왕을 거처서 엘리자베스1세 때, 가톨릭은 탄압을 받기 시작한다. 제임스1세에 와서 종교탄압이 심해지면서 강력한 반발이 발생하게 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다. 당시 1605년 11월 4일, 원래 이름은 ‘존슨’이었던 ‘존슨 포크스’는 철과 장작더미 아래 숨겨진 36배럴의 화약과 함께 영국의회 지하터널 안에서 체포되었다.
《가이 포크스가 체포될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
가톨릭교도였던 포크스는 제임스1세 왕이 속한 영국국교회의 박해를 끝내버리고 싶었다. 그는 왕과 정치지도자 모두가 참여하는 날, 국회를 폭파시켜서 가톨릭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왕조를 새우는 것이었다. 로버트 케이츠비, 토머스 윈터, 토머스 퍼시, 존 라이트, 가이 포크스 5명의 주모자들 중에서 퇴역군인인 포크스는 화약에 능통했기 때문에 11월 4일 폭파현장에서 체포된 것이다. 거사가 들통이 난 것을 주모자 중에 한사람의 처남이 상원의원이라서 그를 살리려고 ‘11월 5일 회의에 불참하라’는 쪽지를 보내는 바람에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체포된 그는 견디기 힘든 고문으로 공모자들을 모두 실토하고, 5명은 공개 처형당했다. 그는 교수형을 당했는데, 전통대로 온 몸이 갈기갈기 찢겨서 런던 거리에 끌려 다녔다고 한다. 영국에서 ‘가이 포크스 데이’로 이날을 기념하는데, 역설적으로 음모의 실패를 기념하는 것이다. 포크스 가면과 인형을 불태우는 화형식과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통해서 왕실을 지킨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강조하는 ‘신념의 남자’와 저항의 상징으로 보기에는 조금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영화는 처음부터 신념을 기억하라는 말로 시작한다. 신념의 남자 ‘가이 포크스’를 기억하라는 메시지다. 이 영화처럼 ‘런던 의사당 폭파기도 사건’을 새로운 관점의 해석도 있다. 영국 최초로 국민이 국가권력에 항거한 사건이며, 최초의 무정부주의자 혁명기도 사건으로 보는 것이다.
2. 전체주의, 파시즘의 사전적 정의
전체주의(全體主義, totalitarianism, totalitarian rule)는 국가나 민족의 전체를 개인보다도 우위에 두고, 개인은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바쳐야 한다는 이념이다. 독일 나치스 정권에서 탈출한 경제학자 하이에크가 그의 저서 『예속에의 길』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는 정치적으로 자유주의나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절대주의·독재주의·파시즘과 같다.(위키 백과사전)
대체로 전체주의의 전형을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로 본다. 나치즘(Nationalsozialismus)은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지도된 ‘민족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의 공식이념이었다. 그래서 ‘나치즘’은 독일 독재정권의 ‘민족사회주의’를 줄인 표현이다. 나치즘은 독일인을 대표하는 ‘아리아 인종’이 우월하다고 국수적 민족주의를 배경으로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주장하게 되고, 정치적 수단으로 ‘유태인 학살’을 당연시하게 된 것이다.
브리태니커 사전에 의하면, 이론상 개인적인 자유를 전혀 허용하지 않고 개인생활의 모든 측면을 정부의 권위에 종속시키고자 하는 정부 형태로 이탈리아의 독재자였던 베니토 무솔리니는 192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새로운 파시즘 국가를 지칭하기 위해 '토탈리타리오'(totalitario)라는 용어를 최초로 만들었고 나아가 이를 "국가 안에 모두가 있고, 국가 밖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으며, 국가에 반대하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기술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에 '전체주의'라는 용어는 일당정부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넓은 의미에서 전체주의는 강제와 억압을 통해 개인생활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고 지시하고자 하는 강력한 중앙집권통치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현재의 한국인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느끼는 감정과 현실의 이야기가 많이 닮아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70년대 유신독재국가의 느낌과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난 후에 느끼는 통제와 감시 그리고 권력의 남용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녹아있는 느낌이다. 2008년 촛불시위를 통해서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치권력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시민들의 거친 목소리가 반영되어 있다. 이 영화는 건물 폭파와 살인이라는 극단적 폭력을 선택하지만, ‘V’의 탄생과정에서 배태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전체주의 사회나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가 우리와 동떨어진 사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한 모습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3. 87년 6월 10일 항쟁과 촛불 그리고 지방선거
오늘은 '6·10 민주항쟁'이 23주년의 날이다. 87년 6·10 항쟁은 전두관 군사독재정권의 영구집권기도를 저지하기 위해 전 국민적으로 봉기한 날이다. 이 날은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정의당’ 대통령후보로 ‘노태우’가 선출되는 날이었다. 1년 전부터 야당과 민주화세력은 ‘직선제 개헌’을 주장하면서 투쟁해 왔지만, 4월 13일 전두환 대통령은 국민적 염원을 거부하고, 군사독재헌법을 고수하겠다는 호헌선언을 한 후, 일사천리로 대통령 후계자까지 선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맞서 시민들은 ‘호헌철폐, 독재타도’ ‘직선개헌 민주쟁취’의 구호로 저항하였다. 연인원 500만 군중이 동참하였고, 사무직 노동자로 대표되는 넥타이 부대가 함께 했다. 6월 29일, 노태우의 선언(10개 항의 수용)이 있기까지 약 20일간 전 국민적 저항운동을 펼쳤다. 그 직후 7월~9월까지 전국의 사업체에서 파업과 노동조합 결성이라는 거대한 노동운동이 일어났고, 10월에 개헌이 되고, 12월에 직선으로 대통령 선거가 취러졌다.
지금은 대통령 선거를 직접 투표로 뽑지만, 72년,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국가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유신헌법’이라는 전체주의 헌법을 통과시켜서 ‘통일주체 국민회의’라는 기구에서 간접선거를 실시했다. 99.9% 찬성으로 대통령이 선출되던 시대였다. 그때는 헌법을 개정하자는 주장도 ‘긴급조치 9호’를 발동하여 탄압했고, 언론, 출판, 결사,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박탈된 상태였다. 박정희 사후에 군사쿠데타에 의해 집권한 전두환은 5공화국 헌법을 만들어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게 하여 여전히 간접 선거에 의해 7년 단임의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체육관 선거’라고 불렸다.
85년 이후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등 재야운동이 거세지면서, 국가권력의 탄압도 극대화되었다. 그 와중에 서울대 박종철 학생을 체포한 경찰은 물고문 끝에 죽게 만들었다. 그들은 그 사실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태연하게 말하게 되면서 전 국민적 분노를 사게 되었다. 또한 부천경찰서에 연행된 여성에게 성폭행의 고문까지 저질렀다. 이를 계기로 전국적 저항운동이 벌어지게 되었고, 그 정점에 6월 10일이 있다. 재야운동과 통일민주당은 연대를 통해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6월 10일 '박종철 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과 민주헌법쟁취 범국민대회'를 열게 된 것이다.
87년 6월 항쟁은 ‘반독재 민주화’의 상징이다. 현재 야당을 두고 ‘민주화 세력’이라고 부르는 뿌리다. 70년대 반유신까지 포함하여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고 투쟁하면서 정치적 가치를 형성해 온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10년을 통해 민주주의 일반을 진전시켰지만, 다른 한편의 국민적 요구를 알아채지 못해서 야당의 신세로 전락하였다. 그 후,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자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확보되고, 토대가 쌓여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민주주의 일반의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탄생하였고, 이번에는 종이장돌(투표용지)로 현 정권을 심판했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4대 강 사업에 대한 분명한 반대를 보냈고, 세종시 수정안의 무리한 추진, 그리고 북풍을 통한 여론 조작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받았다. 급격하게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표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했다.
영화 보너스
1. 영화에 등장하는 전체주의적 요소들
첫째, 전체주의 정부는 TV를 통해서 국민들의 생각을 통제한다. 설득력을 높이려고 ‘전문가’들을 동원한다. 여기에 대항하는 ‘V’는 방송국을 폭발물로 점거하고, 비상송출망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고, 저항하라고 역설한다.
둘째, 권력의 음모에 의해 살포되는 ‘바이러스’, 인체실험을 통해 개발된 백신개발회사, 제약회사의 대주주들이 주도하는 보수정당, 시민들에게 여론조작을 통해 공포심을 심어주고, 정부의 통제에 복종하게 만드는 언론시스템, 비밀경찰에 의한 체포와 고문, 살인, 권력의 음모에 의해 살해된 사람들에 대한 추모비 건립을 통해 여론호도 등 현실의 세계에서도 진행될 법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진실은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믿는 것은 정부에 의해 써진 ‘조작된 역사’로 시민의식을 통제하고 있는 미래 사회다.
셋째, ‘V’는 TV연설을 통해 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국민이 정부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 모든 상황은 국민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공격적으로 자기주장을 펼친다. ‘V’는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권위의 상징인 건물을 폭파시킨다. 이 영화에서 중앙재판소건물과 정의의 여신은 국가권력의 상징이다. 이러한 상징을 과감하게 폭탄으로 폭파시켜서 대중의 각성을 촉구한다. 정상적으로는 위험한 발상이지만, 영화적 상상력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 ‘V’와 이비의 상징 대비
‘V’라는 남성과 ‘이비’라는 여성, ‘불’과 ‘물’, ‘폭력수단’과 ‘각성’, ‘신념’과 ‘실행’등으로 대비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V’는 거대한 음모에 맞서 폭력으로 처단하고, 권력과 권위의 상징인 건물을 폭파하는 테러리스트이지만, ‘이비’는 자신이 믿는 진실을 향해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전진하는 대중의 전형이다. 영화 제목의 "Vendetta"라는 단어는 "피의 복수"라는 뜻으로 과거 Corsica(프랑스 남부의 섬으로 나폴레옹이 태어난 섬이다)나 이탈리아의 섬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V’의 처형은 바로 ‘벤데타’가 된다.
국가 생체실험실에서 연구대상이었다가 폭발사고로 탈출한 불길 속의 ‘V’와 체포되어 죽음의 공포와 극도의 고문의 과정을 통과하고 난 후, 대지에 내리는 생명의 빗줄기 속의 ‘이비’가 영화적 장치에 의해 대비된다. 하늘을 향해 십자가처럼 두 팔을 벌린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 둘은 물리적으로는 둘이지만, 영혼은 하나임을 암시하고 있다.
총알도 곧바로 목숨을 끊지 못하는 특수신체와 혁명의 굳은 신념을 가진 ‘V’도 혁명의 날에는 자신의 세상이 다되었음을 안다. ‘V’의 죽음은 대중의 부활로 상징된다. 또한 국회의사당 폭파라는 임무는 ‘V’가 하지 못하고, 결국 이비가 실행한다. 계몽된 대중을 상징하는 이비가 폭탄을 가득 실은 지하철 레버를 당긴다. 혁명의 주체는 결국 대중이라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국회앞 광장으로 집결하는 포크스의 가면, ‘V’의 가면을 쓴 대중은 군대의 총과 권력을 무력화시키고, 새날을 연다. ‘V’ 포 벤데타라는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 권력에 의한 통제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2.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에 얽힌 이야기
영화진흥공사 이규훈에 의하면, V가 처음 모습을 보인 건 1981년 영국에서 만화로 등장했다. 그 시절 영국은 1979년 총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하면서 수상의 자리에 오른 마거릿 대처가 혹독한 밀어붙이기로 사회 전반을 휘몰아가던 중이었다.
그녀는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엄격한 도덕과 질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누진세를 폐지하여 긴축재정을 편성하면서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하였고 거의 모든 국영기업을 민영화하였다.
이러한 정책 실행에 따른 사회적 반발이 커지자 그녀는 1982년에 느닷없이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을 유발하여 국면 전환용으로 삼기도 하였다. 또한 그녀는 노동조합과 끊임없이 대립하여 무력화 시켜나갔는데, 그녀의 재임기간 중 영국 내 최대 노조였던 석탄노조는 거의 해체에 이를 정도로 무참히 깨졌다.
경제부흥을 기치로 집권 11년 동안 공공분야에 대한 국고지원 대폭 삭감, 복지예산 대폭 축소, 공기업 민영화, 노조 무력화 등을 몰아붙이며 “철의 여인”이라 불렸던 그녀는 1990년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그녀에 대한 보수당 내의 강력한 반발로 물러나게 된다.
V는 대처의 집권 초기에 “대처리즘”의 음산하고 잔인한 냄새를 감지한 Alan Moore와 Dave Lloyd의 만화를 통해 나타났다. 그리고 7년 동안 10권 분량의 작품 속에서 V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이 공포와 증오로 대체된 사회에 대한 복수(Vendetta: 복수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를 감행하였다.
V의 출현 배경에 대해 Alan Moore는 1988년 캐나다 판 “V for Vendetta”의 서문 속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제 1988년입니다. 마거릿 대처는 수상 3선 임기에 들어섰고 깨어지지 않을 보수의 리더십은 다음 세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신념에 차서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막내딸은 일곱 살이 되었고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에이즈 환자 격리 수용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새로 조직된 시위진압 경찰과 그들의 말은 검은 투구를 쓰게 되었고 그들의 차량 꼭대기에는 회전하는 비디오카메라가 달리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비록 추상적 개념이긴 해도 동성애자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며 다음 표적은 아마도 소수민족이 될 듯합니다. 나는 이, 삼 년 내에 우리 가족을 데리고 이 나라를 떠나려 생각 중입니다. 이곳은 춥고 잔인한 기운이 가득하여 더 이상은 있고 싶지 않습니다.”
인터넷신문인 주간 매일에 난 기사에 의하면, 지난 2008년 7월 5일 서울에서 또다시 50만개의 촛불이 모였다. 이 날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거대한 촛불의 움직임도, 정의구현사제단의 참석도 아닌 어느 DVD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 50여명이 펼친 퍼포먼스였다. 1605년 영국 의회의사당을 폭파시키려다 실패한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검은 모자와 검은 망토를 두른 이들은 '결국, 촛불이 승리합니다!' 라는 현수막과 함께 행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낯선 퍼포먼스로 무엇을 말하려는지 물어보는 기자에게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영화 ''V' 포 벤데타(V for Vendetta)'를 보시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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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에서 "V"의 지휘에 맞춰 영국재판소와 Madame Justice(정의의 여신?)가 폭발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거기에 흘러나오는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Overture 1812 op. 49 )은 폭발에 딱 들어맞는다. 1812 서곡 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쳐들어갔다가 격퇴된 것을 기념하여 러시아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가 만든 곡이다. 아마도 독재자 나폴레옹을 격퇴한다는 의미와 V의 저항을 매치시키려 이 음악을 고른 듯하다.
3. 기억할 만한 명대사
하나, “People should not be afraid of their governments, governments should be afraid of their people.” (국민은 정부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둘, “‘V’가 옳았어요. 이 나라에 필요한 건 건물이 아니에요, 희망이죠.”
셋, 이비가 ‘V’에게 죽지 말고 같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하자. “내가 속했고 내가 만든 세상은 오늘 밤으로 끝나 내일은 새로운 세상이지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가야 할 세상 그것은 그들의 몫이야!”
넷, “남자는 신념이 죽지 않는 한, 죽지 않는다. 내 몸에는 살과 뼈만이 아니라 한 인간의 신념이 담겨져 있다. 이 갑옷 아래엔 나의 육신 뿐 만이 아니라 신념이 함께하고 있다. 총알은 신념을 뚫지 못한다. ”
다섯, 핀치경감이 마지막으로 이비에게 ‘V’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이비는 소설 <몬테크리스토백작>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인 ‘애드몬드 단테’라고 하면서 “그는 ‘애드몬드 단테’다. 그는 나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형제였으며, 친구이기도 했어요. 그는 당신이기도 했고 그리나 나였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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