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12월8일 화요일
원래는 9시에 출발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전날 밤에 자전거여행 하루밤을 앞두고 잠을 설치는 바람에
잠이 늦게 들어서 9시에 일어나게 됐고 결국 근호씨가 해준 아침밥을 맛있게 11시에 출발했다.

제 자전거다. 사진만 봐도 싸구려 자전거인지 다 안다. 새 자전거 사서 출발하고 싶지만 처음에
경비 지출을 절약하기 위해 올해 봄에 사서 타던걸 타고 다니다가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고장나면
여행도중에 새것을 살 계획이다. 서호를 지나 서부터미널 방향으로 갈때 어떤 사람이 뒤에서 따라
오더니 장비를 많이 챙긴 것 같은데 어디 가냐고 묻는 것이다. 황산에 갔다가 장가계까지 간다고
하니까 이 자전거로 가능할까 하는 표정이길래 갈 수 있는데까지 가서 버린다고 말해줬다.

오후 1시까지는 흐렸지만 비 내리지는 않았는데 1시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출발하는 날 비가 온다는걸 뻔히 알면서 도중에 사려고 우비를 챙기지 않았는데 시내에서
빠져나서 겨우 우비 파는데를 찾았다. 35원짜리 좋은거와 20원짜리 보통 우비가 있었는데
경비를 줄이기 위해 20원짜리 샀는데 품질은 그런대로 괜찮다. 근데 뒤에 오토바이매장 광고가
있어서 여행하는 동안 무료로 광고를 해주게 됐다. 다른 지역을 가면 효과가 없겠지만....
저녁이 되도록 비는 그치지 않았고 바퀴에서 튄 흙물이 흰 운동화를 까만 운동화로 검은
바지를 누런 바지로 만들어 놓았다. 여행 첫날부터 이게 무슨 꼴인가....
오늘의 목적지는 항주에서 황산 방향으로 약 80km 떨어진 於潛(위첸)이라는 마을이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라서 힘들었지만 첫날이라서 최대한 목적지에 도착하려고 했는데
늦게 출발한데다가 비까지 와서 많이 지체됐다. 오후 5시쯤 74km를 달려서 化龍(화룽)이란
마을에 도착해서 이제 6km만 더 가면 될거라 생각면서 슈퍼에서 음료수 사면서 위첸까지
얼마나 더 가야 되나 물어봤더니 20km 남았다길래 날도 어두워져서 이 마을에서 자기로 했다.
텐트 치고 자고 싶었지만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이 이 동네에 유일한 여관에서 40원 주고
잤는데 히터도 없고 온수도 없어서 씻지도 못하고 그냥 뻗어버렸다.
12월18일 총 이동거리 74km
지출:
자전거튜브 2개 22원,
점심식사 7원,
우비 20원,
음료수 3.5원
숙박비 40원
총 92.5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