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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래스 호텔 귀신
안정효 원작 영화 '하얀 전쟁' 촬영할 때였다. 영화배우들이 묵었던 ‘롱하이 팔레스’ 호텔에 처녀 귀신이 출몰하여 촬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 어느 스포츠 신문에도 나왔다는 이야기도 풍문으로 들었다. 우리와는 수교전이라서 직항도 아직 개통 전이었고 신문도 오지 않아 기사 내용 진위를 파악할 수 없었지만, 나는 현지에서 촬영을 도왔고 며칠 머물다 귀국한 신문기자는 나에게 인터뷰 요청을 한적 없음을 밝힌다. 내 기록은 논픽션이다.
지금은 백 개가 넘은 한국식당이 있지만, 그때는 단 하나도 없었다. 사이공 탄손녘 국제공항마저 선풍기가 돌아가던 초라한 시절에 사이공도 아니고 지방 '붕따우' 해변도 아닌 롱하이 깡촌에 (주)‘대일필름’ 관계자들과 안성기 씨를 비롯한 영화배우들과 스텝 진 모두를 모셨다.
‘아시아나’ 전세기로 모셔 온 동족들로 말미암아 롱하이 작은 어촌은 개방의 '토네이도'에 지대로 휘말려 버렸다.
처음엔 시장 채소를 모조리 끌어와야 겨우 영화팀들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작은 마을이었는데. 나중엔 강촌에 우리를 겨냥한 마사지 클럽까지 생겨 버렸다. 이것이 '도움모이' 개방 정책의 무서운 결과였다. 위정자들이 도운 답시고 딴지만 걸지 않으면 세상은 알아서 잘 굴러가게 되어있다.
아시아나 전세기 안에는 외국어 대학 베트남어 학과를 수석 졸업 하셨다는 분이 계셨다, 국민배우 안성기님이었다. 베트남에 오셨기로 외대에서 배운 현지어를 한번 사용해 보시라 했다.
“너무 오래 되어서 모두 잊었어요. 깜언(감사합니다)정도” 라며 커피 잔을 들고 광고하듯이 선한 미소를 지었다. 20년 배웠어도 2년만 안 쓰면 잊어버리는 것이 남의 나라 언어다.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맨땅에 머리 박고 귀동냥한 내가 더듬거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촬영 팀 인원이 많아서 ‘팔레스’ 호텔과 그 아래 ‘민 동’ 호텔을 모두 임대하여 사용했다. 언덕 위 전망 좋은 팔레스 호텔은 배우들 차지였고 아래 민동 호텔은 조명·촬영소·품 팀들이 포진했다. 귀신은 전망 좋은 팔라스 호텔에만 등장했다. 우리 잘생긴 배우들을 귀신도 귀신같이 알아본 것이다. 달래 귀신이겠냐 이거지.
그때는 베트남 전력 사정이 하루에 한 번쯤 정전이 될 정도로 좋지 않았다. 건기 고빗사위 4월은 더욱 심했다. 정전만 되었다 하면 팔라스 호텔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조리 밖으로 튀어나온다. ‘공가이’ 귀신 때문이었다. 처음 봤다는 사람에게는 장난을 치지 말라며 오줌보 약한 놈이라고 면박을 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귀신을 못 보았다는 사람 숫자가 점차 줄어들었다.
우리 배우들이 반응이 없자 별 해괴한 장난도 치기 시작했다. 피우다 놓은 담배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자다 이상한 기분에 일어나보니 거실에 물이 가득하다. 수도꼭지는 잠겨있는데. 병원에 입원한 사람까지 나왔으니 이거야. 귀신은 장난으로 연못에 돌을 던질지 모르겠으나 연못 안 개구리는 목숨이 왔다 갔다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촬영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곳곳에서 귀신 소동이 터졌다. 오르내리는 나선형 계단, 특히 전망 좋은 옥상에서 자주 뵈는 것 보면 귀신도 운치 좋은 장소를 찾았다.
'이*왕'이라는 30대 현지인 통역은 내방에서 잠깐 샤워 좀 하겠다고 들어가더니 옷도 안 입고 바짝 졸아버린 몽키 바바나 앞세우고 밖으로 튀어나왔다. 샤워하고 밖으로 나오다가 책상에 앉아 있는 여자 귀신을 본 뒤 취한 행동이었다. 통역 이*왕은 10살 무렵 배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한 선상난민 출신이다. 남 베트남이 북 베트민 족에 점령당하자 부랴부랴 사이공을 탈출 하였다. 도착한 부산에 줄곧 살아 한국어와 베트남어가 능숙했다.
스무 해 가까이 한국에 살았는데도 우리말에 한계가 있었는데 이*왕 우리말 실력을 한번 볼라치면, 모처럼 만난 내가 “야! 이*왕 요즘 너 보기 참 힘들구나.” 라고 말을 걸었더니 녀석이 고개를 쭉 뽑고 나를 보면서 이렇게 대꾸했다. “아니! 저는 형님이 잘 보이는데 형님은 제가 잘 안 보이시나요?”
호텔 옥상은 사방을 유리로 만들어 놓아 전망이 아주 좋았다. 특히 둥근 달이 바다 속에서 솟아올라 그 잔해가 파도에 부서질 때면 압권이었다. 술 한 잔을 손에 들면 푸른 달빛 타고 ‘항아’선녀가 ‘아오자이’차림으로 하늘하늘 내려올 듯 운치가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기다리면 항아 선녀 대신 틀림없이 ‘공가이’ 귀신을 만났다. 처음 연 모 씨가 대면 한 곳도 이곳이었다.
귀신에게 처음 선택된 연** 배우를 보고 이렇게 물어보았다. “그대는 어떤 영화에 나오셨나요?” “네, 저는 애마부인 시리즈에 출연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묻지도 않은 것까지 배우답게 실감 나도록 연기를 펼치는데 기억나는 데로 옮기자면.
/ 넘어져도 깨지지 않고 / 뒤집혀도 전혀 흘리지 않으며 / 데울 필요도 없고 / 휴대가 간편하고 / 유통기간도 없으며 / 특히 용기가 아름답다. / 자식과 아비가 공동으로 사용이 가능한 / 이렇듯 훌륭한 아기 도시락이 팔월 한가위 둥근 달처럼 풍요로운 애마부인/ 그녀는 다섯 쌍둥이도 간식이 전혀 필요 없을 정도. 라고 현란한 언어로 너스레를 떠는바람에 이국땅 외로운 사나이들 침을 삼천 자나 흘리게 했다.
이렇게 사방에서 일어난 귀신소동은 영화 촬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 결국, 오줌보 약한 배우가 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저라이’병원 12층 외국인 전용 병실에 입원을 시키고 묵주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봐라. 잘 생긴 친구야 이 묵주는 한국 신부님께서 축성한 묵주다. 이걸 지니면 다시는 귀신이 안 나타날 것이다. 그라고 마음 독하게 묵거래 이”
이렇게 정성을 들였건만 똥개도 자기 집 앞에서는 절반 접고 들어간다고 했듯이 베트남 귀신 끗발이 더 셌나 보다. 결국은 한국으로 귀국하여 치료받고 건강해진 다음에 돌아와서 촬영했다.
다음은 귀국하여 치료받고 온 녀석과 정지영 감독의 대화다.
“정 감독님 저 오늘 멋있게 죽여주세 용”
(멋있게 죽여 줘? 이건 또 뭔 소리람? 오늘 저놈 싣고 또 ‘저라’ 병원 가게 되나? 썩을 놈 축성받은 묵주까지 손목에 끼어주며 돌보아 주었더니 흔한 고국 담배 한 갑 안 사온 놈)
“야! 인마 네가 죽는 연기를 사실적으로 해야 쥐. 내가 아니고 늬가 죽는 거야 야” 정지영감독 대꾸에 상황을 짐작했다.
‘아하! 오늘 저 녀석 드라마에서 죽는 장면 촬영하자는 것이구나’ 그러니까 이 녀석이 언제 또 귀신에 씌어서 귀국할지 모르므로 녀석이 맡은 역. 즉 죽는 장면부터 촬영해 버리자는 것이었다.
우리 옛말에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고 귀신은 경으로 다스린다고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통해야 경이 아니면 몽둥이라도 들것이 아닌가. 현지인에게 물어보았다. 아래 ‘민동’호텔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위에 팔레스 호텔에서는 처녀 귀신이 나오느냐? 매 알 매 알 웃기만 하는 놈 끌고 나가서 술까지 사주며 들은 귀신 나오게 된 사연은 이러했다.
-2-
언제이었는지….
사이공에 엄청난 갑부가 살았다. 이 갑부에게는 무남독녀 귀여운 외동딸이 있었는데 몹쓸 병이 들어서 백약이 무효라. 오호통재라. 어쩔 수 없이 인적 드문 바닷가에 멋있게 건물을 짓고 거기에 살도록 했더란다. 그 건물이 지금의 팔라스 호텔이란 것이다. 점점 딸의 증세가 심해지므로 사람들이 딸을 보지 못하도록 지하실에 옮겨 놓았단다. 매일 밥을 주러 지하실로 들어가는 사람은 환자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뒷걸음으로 들어가서 밥을 주고 -나와서 지하실 문을 잠그고 했더란다. 하루는 밥을 넣어주던 사람이 문 잠그는 열쇠를 깜박 지하실 안에 놓고 나왔기로 열쇠를 찾으러 들어갔단다. 열쇠를 찾을러니 자연 뒤로 들어갈 수 없었기에 이번에는 앞으로 들어가서 열쇠를 찾았는데. 그만 거기 있는 험한 얼굴의 그녀 <현지인 얘기대로라면> 를 보고야 말았더란다. '으악!' 비명을 지르고 밖으로 나온 사람은 밖에서 문을 잠근 다음 두 번 다시 밥을 가지고 지하실로 들어가지 않았더란다.
이리하여 몹쓸 병에 든 이 가련한 처녀는 지하실에서 굶어 죽고 말았더란다. 이 한이 쌓여서 저승으로 못 떠나고 호텔 주위를 맴도는 것이란다. 결국, 잘생긴 우리나라 남자 배우들에게 뭔가 호소하려고 했는지. 주위를 맴돌아 촬영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것이다. 그래서 정전이 되면 모조리 밖으로 튀어나왔고 또 잠들 때도 방마다 불을 밝히고 잤다. 나하고? 한 방을 쓴 '도수' 아우도 자다가 정전이 될 것에 대비해서 손전등을 천장으로 켜놓고 잔다. 도수아우는 무술에 아주 능했는데도….
여기저기서 귀신 소동으로 스산하던 어느 날 도수 아우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아우야 남들은 귀신 얘기로 난리인데 아우는 왜 귀신 얘기가 없지? 나야 사이공 왔다 갔다 하기에 한 방에서 많이 자지를 않아서인지, 아니면 귀신이 중늙은이 취급을 하는지 내 앞에서는 안나 타 나더라고 그리고 옆방 성기 형 독고형도 늙은이 취급해서 안나 타 나는 건가 봐 아직 못 봤다 잖어? 하긴 독고 형 정심이 워낙에 세놔서 웬만한 귀신은 어림없지, 그런데 아우는 아직 점잖아 그런데 아직 안 찾아온 거야? 좀 창피하지 않아? 이렇게 물었다. '형님 나까지 나서서 귀신 얘기를 하게 되면 여기서 촬영 못 하고 필리핀으로 촬영하러 가버릴 것 아녀라. 그럼 돈벌이는 어떻게 한대요? '덜렁거리지만 의리 있고 심지 깊은 아우다.
이렇게 귀신소동으로 어수선한 호텔에서 촬영 중 배우 하나가 현지 토속주 마시고 칼 들고 호텔 기물 모조리 때려 부수며 깐죽거리다가 도수 아우에게 걸려서 늘씬하게 맞은 적이 있다. 호텔 측의 신고를 받고 와 총을 겨눈 경찰과 민병대들 참으로 위기의 순간이었다. 사고가 난 그날은 야외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어렵게 구한 미군 헬기와 소련제 헬기로 촬영 중이었다. 소련 헬기는 힘은 좋은데 고물이라서 술잔에 앉았다 날아오른 잠자리처럼 비틀비틀 날아다녀서 누구도 타지 않으려 했다. 이렇게 안 좋은 조건으로 촬영 중이었다. 또 40도 육박하는 무더위와도 싸워야 하니 그야말로 모두가 녹초가 될 지경인데 한 친구가 계속 엔지를 냈다. 속상한 정 감독이 한마디 했는데 이게 사고의 발단이 된 것이다. 그때 정 감독이 무슨 말을 했느냐. '그냥 찍으라고 그 장면 잘라버리기로 하자.' 그러고 영화는 계속 이어졌다.
엔지를 계속 낸 그 친구는 하얀 전쟁 영화 속에서 딱 그 한 장면에서 딱 한마디 하는 역인데 그걸 잘라버린다고 했으니 속된말로 머리가 돌아버린 것이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민가를 을 찾아가 어떻게 구했는지 독한 토속주를 구해 들이키고 취한 것이다. 베트남어는 한마디 못한 사람이 술을 달래서 마시고 취했으니 참 재주는 좋다고 했다. 그래서 영화배운가 보다고 뒷소리들도 있었다.
이렇게 취한 친구가 촬영장에서 몽니를 부려 촬영이 어렵게 되자 어쩔 수 없이 묵어서 호텔에 보내버리고 촬영을 했는데, 이 술 취한 친구가 호텔 종업원들에게 풀어 달라 사정을 하니 마음 약한 누군가가 풀어준 것이 화근이 되었다. 칼을 들고 팔라스 호텔 부수고 부족해서인지 아래 만 동 호텔까지 내려가 때려 부수었으니 신고를 받은 경찰과 민병대가 호텔 밖에서 AK47 총을 겨눈 것이다.
이때 식구들 저녁을 지으려고 시장을 봐온 도수 아우가 도착했고 이 난장판을 본 것이다. 아래 만 동 호텔 부수고 나오는 술이 만취해 이성을 잃은 친구를 외상 하나 없이, 밖에 총을 겨누던 경찰과 민병대가 그리고 구름 같은 구경꾼들이 박수를 칠 정도로 손을 봐주었다. 늦게 사이공 다녀온 내가 물었다.
'왜 그렇게 혼을 내주었어. 그래도 배운 데 얼굴에 상처 나면 어쩌려고?' 수도 아우 얘기가 재미있었다. '시장 다녀오니 내 주방 살림살이를 모조리 박살을 내놓았더라고요. 그리고 그곳 분위기가 너무 살벌해 총이라도 쏠 분위기였어요. 그렇게 표 나게(?)후닥거리지 않으면 촬영도 못 하고 감방을 가던가. 쫓겨날 것 같은 분위기라서 그랬다니까요. 그리고 얼굴 상처는 하나도 없고 소리만 요란했지 아픈 데는 없을 터이니 걱정 마서요.'
그래서 진짜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한다. 하여튼, 도수 아우의 멋있는 연기 덕에 그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간 것이다. 잘라 버리자는 놈이나, 묶어서 보낸 놈이나, 팬 놈이나, 맞은 놈이나, 모두가 돌아온 저녁이다. 그런데 사 고친 놈이 파김치가 되어서 돌아온 촬영 팀을 보더니 또 술을 먹고 몽니를 부리니 누가 좋아하나. 누군가 또 손이 올라가려 하는데 안성기 씨가 안고 때리지 말라고 말려서 온전했다. 온화하고 몸가짐 참 좋은 안성기 씨 정말 스타 맞다. 이렇게 큰 사고를 친 친구가 그 다음날 도수 아우보고 하는 말에 모두가 웃었다.
'야 이 친구야, 어제 나를 참 시원하게 패버리더라. 이' 독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전혀 기억이 없는데. 도수 아우에게 한방 엎어 터지고 메다 꽂히고 나니 그때야 정신이 돌아오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전 것은 하나도 기억에 없는데 엔지 낸 것하고 맞은 장면만 머리에 계속 잘 찍히더라는…….그렇게 찍었으면 엔지 안났을 텐데. ㅎ
-3-
하루는 참호를 파고 촬영을 하는데 전갈이 몸에 달라붙어 소동이 나고. 또 한 번은 폭약 ‘클레이모어’가 잘못 터지는 통에 촬영하는 배우 한쪽 눈을 다쳤는데 그 배우는 한쪽 눈을 실명한 것으로 안다. 고물 소련 헬기가 비틀거리면서 학교 지붕 위를 낮게 날아서 허술한 낡은 스레드 지붕이 내려앉아. 구경하던 학교 아이들이 많이 다치는 등 하여튼, 촬영 한번 어렵고 뻐적지근하게 했다.
이렇게 힘든 촬영을 했으니 그때 베트남에 온 모든 이들 추억에 남을 것이다. 옆방에 묶었던 멋쟁이 안성기 씨와 귀신이 무서워한 독고영재씨 이제는 중견배우가 된 허 준 호 씨 애마부인 시리즈에 등장했다는 연 모 씨 또 처음부터 선발대로 오셔서 한 호텔에서 개다니 삶고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인물 좋고 사람 호인인 대일 필름에 김 **실장님 모두 건강하시길 바란다.
그렇게 어렵던 촬영이 끝나고 모두가 귀국 준비를 하는데 도수 아우에게 맞은 친구는 형편이 어려워서 귀국선물 쇼핑을 못하는걸 보고 도수 아우가 얼마간의 돈을 주며 '집에 가족들 작은 선물이라도 사시라.' 하더라. 때리고 맞은 앙금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참으로 의리 있는 아우였는데 나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갔다. 삼가 도수아우 명복을 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대통령이 깜냥에 생색을 내겠다고 기업인들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검은 선글라스는 당연하고 뒷목이 뻐근하도록 힘을 주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전각위에서 내려다보듯이 기업인들을 건너다보았다. 그런데 “고맙습니다. 성군 나셨네요,” 라고 주변 세력들처럼 아양을 떨 줄 알았던 기업인들이 김새게 이렇게 말해 해버렸다. “각카~ 그냥 놔두는 것이 도와주는 것입네다.”